두집 살림
한참 울고 싶었는데 한대 맞았다.
물론 전혀 원한 상황은 아니였지만
한편 기회다 싶어 침소봉대하여 엄청 울면서
완전 뻗어있다.
집이다.
집.
이런 마음으로 방바닥에 얼굴을 묻고 있자니
누가 가둔것 같다.
사회생활이 원래 이런거였나...돈 벌어 먹고살기가 이렇게 힘든 거였나...
내 손으로 이력서쓰고, 내 발로 찾아가 면접을 보고
합격자 발표 보고 씨익 웃으며 선택한
내 직장이다.
직장은 또 다른 집인데
이 집, 저 집.
두 집 살림이 서럽다.
애 있는 사람들.
자기 자식사진 바탕화면에 깔곤한다.
나는 아직 그렇게 못한다.
그렇게 모니터에 방긋 웃는 내 자식얼굴을 보면
냅다 달려나가고 싶을까봐
아직도 나에겐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월차나 반차를 낸 날이면 대부분 민우회에 가 앉아있는다.
민우회는 나에게 찜질방, 황토방...뭐 그런 곳 같다.
그냥 그 안에 앉아있는것 만으로도 기운이 솟는다.
그래...아직 내 심장은 여기서 뛰고 있구나...
내 심장이 여기에 있었어....그러면서 괜히 혼자 울컥
이런 날. 내 표정이 환할 턱이 없다.
눈치 채고 슬금 다가온 남편
- 희도리! 힘들면 그만 둬. 내가 너랑 연서 못먹여 살리겠냐! 나만 믿어!
이런 말,
절대 안 한다.
- 부인! 너는 더 강해져야 한다. 나는 너를 강하게 키우고 싶다.
앞으로 딱! 30년만 더 다녀라. 그 다음에 푹 쉬든지..그때가서 얘기하자.
혼잣말처럼 ... 직장을 뭐 재미로 다니는 사람이 몇 명이냐 있겟냐는...는
본인의 심경고백겸 충고도 잊지 않는다.
왠수! 나만 믿으라고 한번 호탕하게 말해주면 어디 덧나냐!
이래저래 나 혼자 딛고 일어설 수 밖에 없구나!
그래! 더 강해지긴 할꺼다.
내 뜻한 바 있어 지금 이런 두집 살람을 하긴 한다만은 (두 주먹 불끈!)
내가 꿈꾸는 두집 살림!
언젠가 꼭 해보일 꺼다. (부들부들)
아직은 두루뭉술한 꿈이지만
오늘 같은 날
정수기 물 한잔 받아놓고
정신을 모으고, 하늘의 기운을 받아
생각 좀 해볼란다.
한복도 입으면 더 그럴듯해 보일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