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조합

생활클럽 생협운동의 주체성(1)=많은 사람들 속의 나(I Among Others)

'녹색당' 2007. 9. 28. 15:38
* 이 글은 2004년 10월14일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에 게시된 나일경 박사의 시리즈 글 중 2회째 글을 옮긴 것입니다.


생활클럽 생협운동의 주체성(1)=많은 사람들 속의 나(I Among Others)

나일경

‘많은 사람들 속의 나’라고 하는 말은 생활클럽운동의 체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참가형 시스템의 주체(시민주권을 발휘하는 사회적 개인)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생활클럽생협이 반별예약공동구입을 통해 개인의 구매력을 결집함으로써 개인의 힘만으로는 움직이기 힘든 생산자와 생산의 방법에 영향력을 미쳐서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공통의 체험을 표현하기 위한 만들어진 개념이다. 또한 이 개념은 생활클럽 생협을 모체로 한 가나가와 네트워크 운동(지역정당)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한 사람으로는 커다란 힘이 되지 않는 선거권이지만 사람들의 투표행동을 조직화시키면 자신들이 바라는 사람을 당선시켜 시민들의 정치권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쓰여지고 있다. 즉 이 개념은 개개인의 힘을 집합적으로 조직하는 각 개인의 자율적인 의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 속의 우리들’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 속의 나’라는 표현을 쓰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가나가와 네트워크 운동에서는 많은 사람들 속의 우리들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 속의 ‘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는 경우, 사람들은 개인의지를 조직화해 사회적 권력을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조직을 만들게 된다. 예를 들자면, 생협, 노동조합, 자치회 등이 그렇다. 그리고 각 조직은 과제에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나 권리를 정리해 조직의 의지를 표현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는 조직 멤버들의 합의를 필요로 하게 된다. 이 합의에 대해서 개인이 단지 조직의 결정이기에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권력으로서 활용하    기 위해 합의사항에 대해 동의하고 복종할 것인가 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과 ‘나’의 차이이다. 즉 ‘많은 사람들 속의 나’는 조직으로서 개인의 힘을 결집할 때의 개인의 합의방식 및 동의방식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의를 높여서 사회적 권력을 형성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 속의 나’에 의한 조직이론이다. 이러한 이론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점이 바로 ‘가나가와 네트워크 운동’(지역정당)이 ‘미래를 예시하는 정치모델’로서 불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 속의 나를 자인하는 여성과 시민이 그 동의를 기초로 선출한 ‘대리인’을 사회적 권력 형성을 위한 ‘생활용구’로 삼아, 자신들이 살고 생활하는 지역에서 정치를 개혁해 새로운 정치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가나가와 네트워크 운동이 지향하는 생활자 정치인 것이다.

(가나가와 네트워크 운동,『네트 ‘98』1998년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