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윤희진(조합원활동 실장)
당분간 지운운동사례는 지역의 주민자치운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주민자치를 위한 현장의 문제의식들을 담아보고 싶어서다. 그 첫 번째로 한살림을 찾았다.
한살림은 지역자치운동에 있어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단지 7만6천의 회원이 버티고 있어서가 아니다. 지역자치운동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7만6천의 회원을 정확히 표현하면 7만6천 가구를 말한다. 이 중 한살림 운동의 적극성을 보이는 이들은 단연 주부들이다. 전일시민으로서의 주부, 생활자로서의 주부, 지역자치운동 주체로서의 주부들은 한살림의 튼튼한 버팀목이다. 그 동안 한살림은 유기농산물 직거래 조직으로서 농업을 지키는 일에 큰 역할을 해왔고, 이를 계기로 지역 안에서 다른 영역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를 누구보다 잘 터득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농업 생산방식을 바꿔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삶의 방식, 생활의 방식을 바꿔내고 있는 것이다. 삶의 방식이란 무엇인가?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소한 물음일지 모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삶의 문제의식은 없을 것이다. 한살림 18년 역사 속에 싹튼 이런 문제의식은 조합원들의 사회의식과 지부들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금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지부들의 주체적인 역량을 지니고 있다. 이제 문제는, 이런 에너지를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로 집약되고 있다.
이렇게 한살림의 역사성과 문제의식은 앞으로 한살림 활동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를 해주었던 윤희진 조합원활동 실장도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갈지가 고민이다. 이미 지역에 따라 한살림의 저력이 발휘되고 있다는 윤희진 실장. 녹취록 전문을 살리면서 윤실장이 생각하는 한살림의 자치운동을 들어보자.
먼저 언제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는지, 조합원활동은 어떤 일을 하는지 물었다.
“저는 들어오기는 86년 12월부터 들어왔고요, 그리고 중간에 91년부터 95년까지 잠깐 쉬었어요. 한 1년 정도 일본에 가 있었어요. 96년부터 다시 들어왔죠. 일본에서는 큐슈에 있는 그린주부생협에 있었어요. 생활클럽 생협 다음에 지방에서는 가장 잘 하고 있는 곳이죠. 현재 제가 하는 일은 조합원 활동 전체를 포괄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부활동이나 각 위원회 활동을 총괄하는, 활동은 직원이 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이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있어서 조합원 입장에서 조합원 활동가들 참여를 만들어가는 제도예요. 제가 하는 일을 각 지부나 각 위원회에서 상근 활동을 하는 분들을 아우르는 이런 일을 하고요, 구체적으로는 1년 동안 활동가들 연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교육소위원회가 있는데, 여기서 나온 것을 도와주고 하는 간사 역할을 합니다. 일종의 한살림 조직활동이라고 보시면 되요.”
윤희진 실장은 한살림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살림 홈페이지를 보면 한살림의 출발이 1986년으로 제시되고 있다. 윤희진 실장과 해를 같이 한다. 한살림 조합원 수를 물었더니 2003년 12월 31일 통계자료를 보여준다. 이 자료에 의하면 서울만 4만9천명, 전국적으로 7만6천6백 명이다. 웬만한 시민단체의 회원 수를 능가하고 있다. 이런 조합원이 지금도 하루에 1,000명 씩 늘고 있단다. 주부들의 활동이 왕성할 수밖에 없을 텐데, 주민자치운동의 가능성이라고 할까,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저의 고민도 언제가 주민자치운동의 기점이 될까 하는 점인데요, 그 동안 한살림의 역할은 직거래 조직으로서 우리나라의 농업을 지키는 역할에 강조점이 찍혔었죠. 어떤 부분운동으로서, 유기농업을 활성화시키는 그런 것을 통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창조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그런 운동으로, 농산물이 핵심에 있었죠. 이렇게 초기의 운동을 풀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들이 직거래 사업으로 집중돼 있었죠. 그래서 이만큼 물질적, 조직적 기반을 만들었다고 봐야겠죠. 또 한살림의 생협운동이라든가 직거래운동이 더 지향하는 것은 결국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지역의 순환적인 삶의 모습, 또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창조해 내는 것을 궁극적인 지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생명운동의 관점에서 앞으로 이런 운동을 어떻게 더 활성화시켜 낼 것인가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유기농산물의 유통을 계기로 해서 지역 안에서 다른 영역과 어떻게 연대해 나갈 것인가 하는 주체성이 생기는 것이죠. 우리가 다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연대해 낼 수 있는 주체성이 생긴 거죠.......엊그제 생명학교를 진행했던 홍성 영동 같은 경우, 지역에서 군부대가 전차 도로를 확장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여기 계신 생산자 분들이 반대운동을 주도해서 그런 지역의 여러 가지 사안들을 앞장서서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를 보이는 곳도 있어요....... 저희 회원들은 그냥 평범한 주부들이에요. 대부분. 우리 아이들의 건강, 가족의 건강, 행복을 추구하는 아주 기본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사회의식이 있어서 왔다기보다도 들어와서 조금씩 변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죠. 지금 각 지부라는 조직이 처음으로 한살림 내에서 자주적으로 활동하는 실험을 했던 곳이에요. 그래서 지역 회원들에게 모든 활동들을 위임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조합원들, 또는 주부 사이에서 처음으로 자발적인 운영, 자주적인 운영, 자주적인 경영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리더십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지금 상당히 오랜 시간을 거쳐서 조합원들의 주체성이 결국 지역에서 리더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게 됩니다. 지금은 막 그런 지부에서 배출된 지부장들이 지역의 활동가로 막 팽창하는 그런 시기에요. 그러면서 그 지부장들의 주체적인 역량만큼 우리가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내부의 논리들에 의해 만나지는 것 같아요. 우리들이 얼마만큼 조직 내에서 조합원들의 주체성을 살리려고 했던가, 그것을 잘 키워왔던가, 이런 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조합원들이 원하는 활동들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역량도 생기고, 그리고 권한도 위임이 되고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지부장과 지부 회원들의 역량이 지역 활동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고요, 내부적으로의 논리에 의해서 온 것을 지금은 지역 안에서 다시 주체적으로 연계하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 또 하나의 운동이 창조될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시기에요. 작년부터 더 활발하게 지역 안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 지역을 다시 보기 시작한 거죠.”
한살림 활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장 생산자와의 교감은 주민자치운동에 깊은 영감을 주었던 것 같다. 그것으로 인해 다시금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윤실장의 이야기다. 5만여 명의 수도권 회원 중, 고양시만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고양시의 회원은 3,700여 가구. 첫 출발지로서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았다.
“고양시의 경우 조금 있으면 임원연수회가 있는데,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다만 임원연수를 하고 나면, 각 지부의 독립성들에 대해 더 폭넓게 얘기가 나오겠죠. 방향성은 그것으로 잡고 있어요. 서울 지역은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 자립을 할 수 있는 그런 평가들을 할 겁니다.”
심도 있는 평가가 뒤따라야겠지만, 일단 고양의 독립채산제는 성공적이라고 말한다. 활동의 방향은 역시 지역에서 자치운동을 일궈내는 것이다. 고양시의 사례가 서울의 다른 곳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자립적인 지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부들의 지역 활동에 있어서 어려운 점을 물었다.
“굳이 어떤 당면과제나 당위성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결국 시민운동이나 새로운 운동을 찾아내야 한다는 가치 중에 하나는 개인의 자발성, 자주성, 독립성, 자율 이런 것들이 완성되어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을 진행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성 주부들인 경우에 자기 삶이 어떤 자치성을 어떻게 회복해야 할 것인가가 더 선결해야 할 문제라고 저는 보고 있어요. 거기서 진정한 자신감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개개인의 자신감,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것과 사회적 가치 지향성이, 특히 여성인 경우는 동시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늘 여성에게 좌절할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들도 서로 털어가면서 가는 것이 운동의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한살림인 경우에 생명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영성적인 삶이라든가, 평화라든가, 고요라든가 하는 생활 자체를 중요시 여기거든요. 또 한 줄기로는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관계라는 것 자체가 생산자는 자연을 대표하는 관계거든요. 우리가 굳이 환경이라고 얘기하지 않고, 이미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라고 하는 것 안에는 농촌이라는 것 자체보다 광범위한 환경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또 한 줄기가 있고, 또 하나는 지역에서 조합원과 조합원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화시키는 것이 우리 운동에 어떻게 담아갈까 이런 것들이 고민이고, 올해 프로그램 중에 그런 것들을 넣어보려 하고 있어요. 자신의 본성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 주요 사업에 대한 이해, 지역 안에서의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 이런 것들을 다 같이 해야 되지, 하나만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목적의식적 만남보다는 여성들의 자발성과 성취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큰 담론보다는 작은 담론, 나의 일, 나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에게 자신감, 성취감을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 사회에서 주부로 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잖아요. 그런 부정적인 감각들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필요하고, 개인으로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그룹으로 하는데, 저희는 ‘창조력 키우기 워크숍’이라고 해서 글쓰기, 자기 글쓰기 작업을 그룹으로 같이 하죠. 물론 개인이 다 하는 거지만. 여성들의 글쓰기는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자기가 수련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가도록 하죠. 그걸 많이 인정해주는 편이죠.”
정당으로 비유하면, 한살림의 진성당원(딱히 기준은 없지만, 적극적인 회원 정도)은 대략 10% 정도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10% 정도는 지부에 자주 들락거리며 흐름을 간파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어떤 교육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었다.
“보통 지부별로 하는데, 활동연수프로그램이 있고 각 파트별로, 부문별로 하죠. 한꺼번에 집체교육과 같은 집단교육은 선호하지 않아요. 지부에서는 지부 단위로 스스로 1년 동안의 교육 일정을 잡고, 각 위원회 별로 하죠. 가능하면 자주 조금 자기들에 맞게 하고 있어요. 좋은 점고 있고 한계도 있는데, 아직은 교류가 많지 않아요. 대신 파견연수를 올해 많이 보내려고 하고 있어요. 개인의 성장을 위한 파견일 수도 있고, 경영자로서의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더십교육이라든가, 사전 교육을 하고 있어요. 또 여기 ‘모심과 살림 연구소’가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다 도움을 주죠. 올해는 좀 많이 하려고 할 계획이에요.”
‘모심과 살림 연구소’는 일종의 한살림 전략연구소와 비슷하다. 조합원활동실 바로 위층에 자리하고 있다. ‘모심과 살림 연구소’가 많은 힘이 되겠다고 물었더니,
“물론이죠. 올해부터 사회운동 전략화 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각 지역에 중심적인 활동가들과 연수를 작년부터 시작했어요. 3년 프로젝트로 올해에 저도 가려고 하는데, 한살림 다운 지역자치운동, 생명자치운동 등을 구상하고 있어요.”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정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몇 몇 지역에서 한살림의 지역정치활동도 있었으니까.
“반드시 의원을 배출하지 않더라도 지역정치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다는 취지에는 합의를 했어요. 지역운동의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후보를 내는 방법도 있고, 이것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방법으로 인정을 하고 있죠. 물론, 우리가 다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 그런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 학교급식 서명하면서 한살림이 많이 받았거든요. 지역에서 그런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라는 것을 회원들이 배우는 거죠. 참여하면서. 아 이런 것들은 우리가 할 수 있구나, 먼 것이 아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어떤 특정 후보를 생각하기 보다는 지부가 알아서 자연스럽게 연결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2006년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꼭 의원을 배출하지 않더라도.......라며 말을 흐리긴 했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 한살림 여성들의 지역정치 개혁 바람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윤실장의 어조도 매우 자신감에 넘쳤다. 따뜻한 훈풍처럼 느껴진 건 왜일까? 또 지방선거에 대해 넌지시 물었다.
“저는 후보를 내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조직 기반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이렇게 서명 받을 때마다 많이 받거든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조직적 기반을 평가한다면 자신 있죠. 그렇지만 개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죠. 왜냐하면 지부장님들도 대리인이잖아요. 한살림 순환도 빠르죠. 지금 지부장들이 올해부터 2년 임기거든요. 내년까지 하고 그 분들이 나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을 같이 논의도 해주고, 조직 내 역할도 해주고, 일정도 딱 맞고, 그렇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판단도 있어서.......지부장님들은 어느 정도 훈련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사업을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경영평가를 항상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낯설지 않고, 예산을 보거나 하는 과정에 다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많이 지역 현안들을 잘 알고 있고, 그렇죠.”
딱히 결정된 바는 없지만, 현재의 지부장들이 지역정치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점친다. 덧붙여 윤실장은 어떤 원칙과 의제를 잡아야 하느냐, 어떤 상을 그려야하느냐를 두고 논의할 시기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런 것은 저 개인의 수준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저희 내부의 정책 토론회를 거쳐야 하는 내용이라서 아마 올해 정도에는 논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 염두에 두고 있어요.......어찌됐던 저희 조직으로도 책임을 져야 하고, 어설프거나 헐렁헐렁 진행하는 것은 반대하기 때문에 일단 이렇게 시작하면 하나의 운동으로 자리 잡도록 에너지를 모아야 되고, 성공해야 되는 거죠.”
그것이 큰 부담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적요인이든, 외적요인이든, 자연스럽게 한살림에게 던져진 지역정치개혁이라는 사회적 책임으로 인해 과부하가 안 걸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윤실장도 지역자치운동의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지부로서는 급한 것이 지부의 발전이니까, 여성들에게 지역의 경영 리더십이 필요하고, 저희도 그런 경제적 자립이나 총체적 자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경영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내부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뭐, 지부에서는 자연스럽게 지역 연결성을 고려하면서 잘 하시더라고요.......특히 도봉 같은 경우는 생태공원 만들기도 했었고,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어요. 도봉사랑시민회와 관련된 일도 하고, 북한산 살리기운동도 했었고요. 지부장은 그 지역을 굉장히 잘 알아요. 복지활동을 쭉 했었으니까요. 지역에서 아이들 모아서 같이 진행하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지역에서 우리 방식으로 해보면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 거부감을 없애는 것도 참 힘든 과정이었어요. 우리끼리 하다가 지역으로 방향전환을 한 것은 한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우선은 조합원들을 많이 가입을 시켜서 조합원들이 주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 삶의 진정성이라든가 주체성 찾기와 같이 가는 거기 때문에, 막연히 무엇인가 하자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윤희진 실장은 이 일이 재미있고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억지로 무슨 일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지역의 목소리에 맞춰 일을 진행하다 보면, 조직도 발전하지만 자기 자신도 성큼 성장하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치운동은 자원을 효율화시키는 것만큼, 자치운동 그 자체를 경험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경험의 진리를 이야기하는 것을 끝으로 그와의 인터뷰를 마쳤다. 지역에서의 한살림 여성들의 활동이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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