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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7 앉으면, 모두가 행복하다!! 1
언제였는지 기억은 없다. 5년 이내의 일일 것이다. 난 다만, 화장실 청소가 너무 힘들었을 뿐이다. 가사일 중, 화장실 청소 담당은 나였다. 잠깐 게으름 피우면, 찌든 때가 사방에 퍼져 있곤 한다. 날파리가 꼬이는 건 자연적인 수순이다. 특히 여름에 그렇다. 찌른내가 솔솔 나기도 한다.

그래서 과감히 앉기로 했다. 서서 소변보는 것을 멈추었단 얘기다. 생각해보면 정말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라면, 한 여름 반바지 입고 소변보는 느낌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소변줄기에 튄 물이, 그것이 그냥 물인지 오줌물인지 모르겠지만, 다리를 적신다는 그 느낌. 무릎을 거쳐 가지 않은 튄 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찌른내의 요인 중에 하나가 그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화장실 청소가 한결 수월해진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그보다 평화로운 것은 ‘변기 뚜껑 좀 내렷!!’이라고 외치는 아내의 잔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항상 내려져 있으니, 올릴 일이 없다. 청소할 때만 빼고 말이다. 가끔씩 서서 누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를 때도 있었지만, 이젠 평정심을 잃지 않는 자연스런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청소하는 자에게 있어, 서서 용무를 보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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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주변 동료들에게 강하게 권할 생각은 없다. 서서 쉬하는 남자들의 역사가 얼마나 유구할 것인가? 아마도 인간의 직립보행과 함께 시작되지 않았을까? 350만 년 전?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기원이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서서 오줌 누기’에 익숙한 남자들에게 ‘앉으시오’라고 말한 들, 먹힐 리 없다. 오히려 마초적 성향을 띤 남자들에게 역풍을 당할 수도 있다. 각자가 일보고 청소만 잘 하면, 서서 한들, 앉아서 한들 상관없지 않는가. 그냥 각자의 방식대로 살면 된다.

그러나 공동생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겐 진솔하게 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언젠가, 소변이 급할 때였다. 바지를 벗고 앉았는데, 엉덩이가 변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처음 느끼는 아주 묘한 감정이었다. 찝찝하다고 할까, 더럽다고 할까, 불쾌하다고 할까, 아무튼 자동적으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때부터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왜 남자들은 변기 뚜껑을 안 내릴까?”

장담하건대, 몇 번 해보면 앉아서 소변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잠자기 전에 양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 일이다. 우리는 늘 사회적 약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공중화장실에 줄 서서 기다리는 여자들은 서서 오줌 누는 남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의 피해자들일 수 있다. 분명 사회적 약자다. 모두가 앉았다면, 화장실을 불평등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 남자아이가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으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의 교육이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지 않았는가.

물론, 이것이 번거롭다면, 두 가지만 잘 하면 된다. 튄 물을 잘 닦고, 뚜껑을 잘 내리면 모두가 행복하다. 그러나 실수로 뚜껑을 올릴 때도 있고, 튄 물을 다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앉으면, 모두가 행복하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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