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단체의 부족한 2%를 채워드립니다!!"
- "풀뿌리희망재단"을 찾아

인터뷰 : 박성호(풀뿌리희망재단 상임이사)

작  성 : 김현(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2005년 막사이사이상 ‘떠오르는 지도자’ 부분의 수상자는 우리들 옆에서 풀뿌리운동을 실천해 온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의 윤혜란 전 사무국장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상금을 종자돈으로 해서 지난 8월 말 “풀뿌리희망재단”이라는 것을 창립했다. 지역운동을 발판으로 재단이라는 것을 처음 시도한 것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3억 5천여만 원을 모금했다는 사실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5만 달러가 종자돈이라고 하지만, 지역 차원에서 상당한 재원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풀뿌리운동이 시민운동 사이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때, 천안이라고 하는 지역에서 왜 ‘재단’의 형태로 전개되었는지가 궁금했다. 복지운동의 메카라고 할 만큼 새로운 모델케이스를 제시해왔던 천안 지역의 경험이 “풀뿌리희망재단”을 잉태한 기반이라는 사실엔 이견이 없을 것이나, 그것이 ‘재단’의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엔 나름의 시대적 또는 지역적 요청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궁금증들을 가지고 기차에 올랐다. ‘천안행’ 지하철이 기차 옆을 나란히 달리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충남 어딘가로 내려간다는 생각이었지만, 나란히 달리는 지하철을 보면서 천안이 지근지처의 도시가 됐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동수단의 발달은 행정구역의 개념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아무튼, “풀뿌리희망재단”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사무실 한 쪽 면을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박성호 상임이사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처음부터 어떤 배경이었는지 물었다.


“윤혜란 전 국장의 기탁이 직접적인 배경이었고, 그 외의 배경은 특별히 없었어요. 지역 차원에서 관심들은 있었죠. 지역에 재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식의 희망이죠. 여러 활동가들이 외국에 견학 갔을 때, 지역운동을 지원하는 재단들을 보게 되잖아요? 그런 마음들은 있었지만, 돈 모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뭐, 생각이야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준비한 것은 없었어요. 윤혜란 국장의 기탁금을 어떻게 사용할까? 얘기하다가 결정하게 된 거죠.......그래서 처음엔 ‘풀뿌리인큐베이팅센터(가)’라는 이름으로 작년 말부터 간단하게 프로그램들을 진행했어요. ‘재단’이란 이름으로 구체화한 것은 금년 3월부터예요. 재단으로 아예 명칭을 변경하고 설립을 준비하자고 결정한 거죠. 4월부터 발기인 대회를 했고, 발기인들이 100만 원 이상으로 해서 7월 3일 날 발기인 총회를 하게 된 겁니다.”


‘재단’에 대한 지역사회의 바람은 있었지만, 5만 달러를 기탁한 때만해도 구체화되진 않았다는 것이 박성호 상임이사의 얘기다. 2006년 3월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해서 8월 31일 창립했으니, 약 6개 월 간의 준비 과정이 있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재단’으로 본격화될 때까지도,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재단’으로 만들어지는 긴 여정을 염두하고 있었는데, 창립 일정을 조금 앞당겼다는 것이 상임이사의 설명이다.


현재 “풀뿌리희망재단”은 박성호 상임이사를 포함해 1명의 상근 간사가 일하는 구조다. 12명의 이사진과 2명의 감사가 “풀뿌리희망재단”의 임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얘기했듯, 지금까지 3억 5천 만 원을 모금했고, 그 중에서 5천 만 원은 준비 과정에서 사용했다. 3억이 기본 재산이다.


“준비단계에서 일부 사용했습니다.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임원들이나 회원들을 위한 특강 프로그램 등을 몇 차례 진행했습니다. 공식적인 첫 번째 사업은 ‘풀뿌리활동가 해외연수 지원사업’입니다. 2인 이상 4인 이하로 팀을 구성해서 사업을 받았어요.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신청을 해서 일본에 1주일 방문을 했죠. 1인당 150만원을 지원해서 전체 600만원 지원을 했어요. 자기계획서의 내용은 일본의 아동복지시설기관 방문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아직은 초기라서 그런지, 1팀만 제출을 했어요. 심사는 참여할 사람 참여해서 계획서에 대한 살을 붙여주는 작업들을 했어요.”


아직 설립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99℃의 불씨, 1℃를 찾아서!”라는 풀뿌리활동가 해외연수 지원 사업을 통해 4명의 활동가에게 총 6백만 원의 해외 연수비를 지원했다. 특이한 것은 지원비에 대한 정산 서류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획서에 대략적인 예산 사용처만 포함된다면 씀씀이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터치를 하지 않는다. 다만 연수보고서만 받고 있었다. 이런 방법은 가히 획기적이다. ‘신뢰에 기반 한 지원’이라는 것이 이런 형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역에서 가능한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는 천안 지역의 운동단체만 적용하지만, 최종적 사업의 범위는 충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설립허가 과정이 좀 까다롭더라고요. 저희는 재단법인으로 할 계획인데, 최근에 재단법인 설립 작업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처음에 어려웠던 점은 뭐냐면, 소관부서 정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이것을 담당할 부서가 없는 거죠. 몇 개 과를 돌면서 활동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어요. 저희는 지방자치단체 별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 하는 부서가 소관부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과에서는 비영리민단단체의 등록업무만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복지과’라든지 ‘자치행정과’ 등을 섭외하다가 결국 비영리민간단체 지원하는 그 과로 결정하기로 했어요. 그 과와 두 차례 정도 미팅을 했고요, 계속 서류를 보완하고 있는 중입니다.”


공직사회는 새로운 업무에 대한 포용력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은 새로운 일이 생기면 행정부의 업무분장도 새롭게 업무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기존 업무분장 체계에서 새로운 일을 부과하려다보니, 딱히 맞는 부서가 없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풀뿌리희망재단”의 경우도 소관부서를 찾는 절차가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다행히 지금은 담당 부서를 찾았고, 미비한 서류를 보완해서 올해 안에 설립하가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가장 궁금한 것을 물었다. 왜 천안이라는 지역에서 풀뿌리운동을 지원하는 ‘재단’을 처음으로 만들 수 있었는가?


“글쎄요........활동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재단에 대한 고민과 바람들을 가지고 있었을 거예요.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재단의 종류나 수가 많을뿐더러 비영리민간단체를 지원하는 사례들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거든요. 단체들이 가능하면 재정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기 목표에 의거한 독창적이고 전문적인 사업개발과 이슈개발에 실행하는데 더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희망하는 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모금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들이 전문적으로 모금을 모으고, 또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단체들이 전문적으로 하면서 모금단체들이 지원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겠죠. 사실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도 단체들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재단과 같은 모금단체를 통해서 지원하면, 그 동안 논의된 자율성 훼손 문제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도 앞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 이런 고민은 천안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이나 갖고 있는 문제의식일 겁니다. 천안이 조금 다르다면,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을 통해 인큐베이팅된 사회복지기관들이 하나의 유형무형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것을 네트워크 하는 작업들의 결과가 ‘풀뿌리희망재단’이라고 할까요? 다른 곳들도 재단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겠지만, 부딪히는 문제는 돈을 모으는 일에 대한 자신감인 것 같아요. 단체 하나도 운영하기 벅찬 것이 우리의 경험이었기 때문에, 돈을 모은다는 것이 선뜻 착수하기가 엄두가 안 나는 일이겠죠.”


크게 두 가지 동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는 시민운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창구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지역사회의 욕구와 복지운동을 통해 기반을 닦은 유형무형의 자산들을 네트워크 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전자의 의지와 후자의 조건이 잘 결합된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외부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역의 특수한 상황, 즉 천안 시민사회가 닦아 놓은 운동의 축적된 신뢰가 “풀뿌리희망재단”을 꽃피웠을 것이란 추측을 해본다. 이러한 근거는 기금을 모으는 과정을 보더라고 알 수 있었다.


“좀, 막무가내였다고 볼 수 있죠.(웃음) 시작을 하면서 아는 사람을 중심으로 모았어요. 그런 신뢰가 기본적으로 있었던 거죠. 그 동안에 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한 2,000여명에게 발기인 참여에 대한 요청을 했어요. 놀라운 것은 팜플랫과 전화 한 통화만으로 1백만 원을 기부한 분도 있거든요. 잘 모르는 사람인데도 말이죠. 내용만 보고 선뜻 기부한 분들이에요. 쉽지 않은 부분이라서 저희도 놀랐죠. 잘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는 전화만으로 얘기해서 내는 분들도 계시지만, 액수가 좀 커서 만나서 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분들을 만나는 작업이 아무래도 많았죠. 4, 5, 6월에 집중해서 만났고, 7월 초에 발기인 대회를 했지만, 그 이후에도 만나는 작업이 대부분이었죠. 10만원 이런 것은 전화로 해도 되겠지만, 1백만 원 정도가 되니까, 만나서 설명하는 게 어려웠죠.”


발기인 요청 이외에 지역신문 하단에 광고가 나간 것 말고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한 것은 없다고 한다. 다만 준비과정에서 몇 차례 실시한 “풀뿌리운동 희망 찾기”라는 특강 프로그램에 적게는 100명, 많게는 200명 정도가 모여 홍보 효과를 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팜플랫만 보고 거액의 기부금을 건네준 시민이 있었다는 것은 “풀뿌리희망재단”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모금문화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올해까지는 설립허가를 받고 세부적인 계획들을 세워나가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일 테고, 적극적인 모금 마케팅의 시작은 내년부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성호 상임이사는 1년 정도의 사업비 규모를 1억 2-3천만 원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행정비가 5천만 원 정도, 사업비는 7-8천만 원 정도로 시작하고, 해마다 조금씩 늘릴 예정이다. 사무실의 경우도 ‘복지세상’과 함께 쓰는 것에 큰 불편은 없지만, 창립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소규모 회의실이나 100명 단위의 세미나실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냐는 입장이 많다.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박성호 상임이사는 사무공간의 이전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 했다. 왜냐하면, 다른 지역보다 사회복지 당사자운동(특히 장애인운동)이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공간은 필수적이다. 지역사회에 활용할 공간이 많다 하더라도 이들이 이용할 편의시설을 갖춘 공간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휠체어 전동차는 물론이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최근 시민사회연대회의를 축으로 논의되고 있는 ‘시민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물었다.


“말씀하신 대로 ‘시민센터’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천안 지역에도 그런 욕구가 있거든요. 지방정부의 재원과 민간의 재원이 필요하겠죠.......천안시도 관심을 보이긴 해요. 그러나 공간까지의 생각은 아직은 안 하는 것 같고요, 협력은 할 생각은 있는 것 같아요. 단체들은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더라도, 아마 천안시에 공간까지도 제공했으면 하는 제안을 시민단체협의회에서 하는 것 같아요. 결국 문제는 콘텐츠겠죠.”


자연스럽게 ‘시민센터’가 주제로 떠올랐고, 최근 아름다운재단이나 시민사회연대회의의 시민센터 설립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역재단’에 대해 물었다. 지역 차원에서 “풀뿌리희망재단”이 거의 유일한 모델케이스이기 때문에, 당사자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시민센터의 경우, 지역재단을 만드는 것보다 시민센터를 만드는 것이 먼저 시작될 것 같아요. 그것을 만들어야 재단의 필요성이 있는 거니까. 우리와는 출발경로가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죠. 우리는 수상금이 있으니까 바로 착수가 된 경우죠.........그쪽에서 말하는 지역재단와 우리는 특별히 차별성이 있는 것 같진 않아요. 모금방식은 조금 차이가 있겠죠. 서울은 물적, 인적 자원이 있으니까 조건이 좋고, 지역은 아무래도 모금시장이 작죠. 그 다음에 우리는 초기 단계니까 불특정다수의 모금보다는 인맥 중심의 모금, 즉 이사를 중심으로 모금을 하는 방식을 생각한 거죠. 이사들이 자기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모금과 자기 기부를 더해서 1년 동안 목표량을 정해서 기부한 거죠. 그리고 저희 재단의 공신력은 활동하면서 만들어가겠지만, 어쨌든 큰 규모를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대개 지역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기부를 주요모금대상으로 삼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 소액 기부는 어차피 단체들과 겹치니까, 저희가 주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물론 기부하는 분들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모금대상으로 삼진 않습니다. 개인 기부들이 1년에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의 단위들이라면, 저희가 상정하는 모금 부분은 개인이든 자영업체든 중소업체든 1년에 300에서 1,000단위를 한 기업이 내는 이런 규모를 생각하면서 모금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사구성 방식에서도 비슷하죠. 대게 NGO 활동했던 사람 일부, 그리고 뜻을 가진 기업들, 이렇게 섞어서 하는 방법이고요, 그리고 지원방법은 저희가 자체 사업을 하는 것은 최소화할 예정이고, 풀뿌리단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역할에 충실한 재단이 되겠죠. 그래서 사무국의 인원과 운영에 들어가는 기금은 최소화하고 지원하는 것에 역점을 많이 두려고 하는 거죠. 꼭 필요하면 연계사업을 할 수밖에 없겠죠. 단체지원에서도 지원방식은 조금 다를 수 있는데, 규모는 다르겠지만, 방향에 있어서 조금 다를 수 있는 것은 사업지원은 현재로서 안 하려고 해요. 그러니까 프로젝트 지원을 안 하려고 하는 거죠. 프로젝트 지원을 하더라도 크게 이후 결과로서 만들어지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단체의 성장이 활동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지만, 그러나 활동가들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그 동안의 경험적 판단이라고 보고, 활동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또 목표의식을 계속 유지해가고 비전을 계속 창출해갈 수 있는 것이 제일 큰 저희들의 바람이고 또 거기에 가장 많은 사업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의 교육훈련과 재충전과 복지에 가장 큰 비중을 두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연대회의나 아름다운재단에서 제시한 지역재단의 상이 없기 때문에 박성호 상임이사는 “풀뿌리희망재단”의 계획으로 차별성을 대신했다. 그것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모금방식

 - 초기 : 아사회와 같은 인맥 중심

 - 목표 : 중소기업체나 자영업자.

 - 소액기부자 : 지역운동단체와 겹치기 때문에 가능하면 배제

재단 사업 방식

 - 사무국 규모 최소

 - 자체 사업 최소

지원방식

 - 사업 지원 배제

 - 활동가 성장에 최대한 지원

지원비 정산

 - 정산 서류는 받지 않음(자율적 사용)

 - 보고서만 제출


서울과 같이 규모가 큰 지역과는 조금 다른 모금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재단 자체 사업을 최소화하면서 활동가 성장에 초점을 둔 지원방식이 주 내용이다. 그러나 재단의 고유역할인 ‘기부문화 확산’에 대한 고민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래도 저희도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관점을 지울 수가 없겠죠.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재단이나 단체 모두에 도움이 되는 거니까. 그래서 노력을 해야 하는 거죠. 그러나 상대적으로 서울은 익명성이 강한 곳에서의 개인 소액 기부는 그렇게 중복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작은 중소도시 같은 경우는 중복되는 점이 강할 수 있죠. 그러나 현재 단체에 기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재단에 기부하는 것을 권장하는 정도라고 할까요.........아무튼 저희도 기부문화 확산과 풀뿌리단체 지원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다 가지고 있는 거죠. 기본적으로는 풀뿌리단체에 대한 지원이 한 축이 있고, 또 하나는 재단이라고 하는 고유목적성의 기부와 기부자의 원하는 곳에 대한 배분을 가지고 있는 거죠. 상대적으로 전자에 아무래도 무게 중심이 있는 거죠. 논란은 있었어요. 크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풀뿌리희망재단’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재단의 이름으로서 갖기는 조금 협소한 개념이라는 점, ‘운동권’적이라고 하는.(웃음) 풀뿌리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긴 하지만 아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풀뿌리희망재단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운동의 개념에 더욱 가 있는 거죠. 명칭을 두고 내부에서 약간의 논쟁은 있었죠........아무래도 콘텐츠가 문제인데, 연구를 지금부터 해야 하는 입장이에요. 최근에 여러 가지 기부와 모금마케팅이나 비영리 조직마케팅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교육이나 강연 또는 워크숍 등이 있긴 한데, 아직까지는 구체화되지는 못 한 것 같고요, 일반론에 아직 머물러 있죠. 현장이라고 할 때, 아무래도 지역이라고 하는 작은 규모에서의 모금시장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저희들이 해야겠죠. 그래서 일반적인 모금기술에다가 지역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을 확대해나가는 방식을 만들어야겠죠. 그런 판단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하지 않아요.”


‘기부문화 확산’과 ‘풀뿌리단체 지원’은 “풀뿌리희망재단”의 두 가지 기능 축이다. 그러나 ‘풀뿌리단체 지원’에 대한 상은 어느 정도 잡혀 있는 듯 했지만, ‘기부문화 확산’은 어떤 면에서 지역운동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 상이 미약하다. 지금이 바로 그런 구상을 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모금활동’이라는 재단의 고유 업무를 제외하고 “풀뿌리희망재단”의 주요 사업은 크게 네 가지이다.


① 풀뿌리단체의 부족한 2%를 채워드립니다!

 - 풀뿌리 시민단체 운영 교육 및 컨설팅

 - 자원개발 및 연계

② “희망의 씨앗”을 인큐베이팅합니다!

 - 풀뿌리 시민단체의 창립 지원

 - 신규 공익사업 개발

③ “희망을 만드는 사람”을 키웁니다!

 - 풀뿌리 시민단체 활동가 교육 훈련 지원

 - 풀뿌리 시민단체 활동가 지원

④ 아시아와 세계를 만나는 새로운 창이 되겠습니다!

 -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NGO Network, 정보교류

 - 활동가 교환 연수


“‘풀뿌리단체의 부족한 2%를 채워드린다’는 잘 하고 있는 곳이나 좋은 일을 하고 있는 단체가 조금 더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방학 동안에 자녀 있는 활동가의 가족문화체험 같은 것을 지원하는 것도 내용 중에 하나입니다........‘희망의 씨앗’을 인큐베이팅한다는 것은, 그 동안의 결과로서 상도 받았고, 재단을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그것을 찾아서 재단이 지원할 텐데, 3-4년 동안 중기사업이 될 것 같아요. 인건비가 무엇보다 많이 들어가겠죠. 다른 것은 사업비니까, 활동가를 지원하더라도, 인건비 고정비용이니까 많이 들어가겠죠. 그것은 섣불리 작업하는 것보다 논의들을 잘 모아서 중기사업으로 정해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꺼번에 많이는 못하겠죠. 한 사업에 3-4년 정도 걸리겠죠. 재원이나 인력풀이 넉넉한 편이 아니니까........활동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앞서서 말씀드렸고........아시아와의 연대 같은 경우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는데, 이를 테면 필리핀 같은 경우, 활동가 중에 한국 지역운동에 관심이 있는 운동가가 1년 정도, 2년 정도든지 할 생각이 있다면 여기서 근무하게 하고 여기서 월급을 주고, 활동가들의 영어사용 능력을 높이도록 그룹으로 영어도 가르치고, 교류업무나 작업이나, 영문 뉴스레터나 그런 생각은 하고 있어요. 그리고 혼자 사는 직원과 공동생활을 해도 되고, 아니면 저희가 전세로 얻어도 되는 거니까. 그렇게 하고 어쨌든 활동가들이 영어사용 능력을 높여야 되는 부분은 있으니까. 그런 것이 되어야 사람들이 나가려고 하죠.(웃음) 거꾸로 필리핀의 솔리만 여사 같은 경우는 복지부 장관도 했지만, 필리핀 지역에서 운동을 해왔던 분이니까, 우리나라와의 신뢰관계도 있고, 저희가 가서 공부할 수 있는 곳도 만들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네 가지 주요 사업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앞서 이야기했듯, “풀뿌리희망재단”은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 설립허가 작업, 모금에 대한 연구, 지원사업의 체계화, 지역사회 홍보 등 무르익은 논의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남았다. 내년 초부터가 구상을 실현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풀뿌리희망재단”은 그야말로 풀뿌리운동에 희망을 주고 있다. 종자돈이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촉발된 지역사회의 힘은 “풀뿌리희망재단”이라는 것을 잉태했고, 아무도 가지 않는 척박한 땅을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풀뿌리운동의 활성화를 열망하는 많은 지역과 활동가들이 그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역을 돌면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좋은 사례는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으로도 “풀뿌리희망재단”이 뿌리고 가꿀 희망의 씨앗이 천안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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