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초록’을 ‘상상’하는 아줌마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과 같이 한 사람을 인터뷰하여 한 조직을 소개/분석하는 글들은 자칫 한 조직의 성공과 실패의 과정과 원인을 한 두사람의 활동가에게 귀착시키는 듯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곤 한다. 그런 점에서 이 글 역시 그와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실상, <초록상상>의 오늘이 장이정수 국장 개인의 능력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아래의 본문이 그러한 느낌을 강하게 갖도록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 글이 지니는 한계일 수 있겠다. 즉, 이 글은 <초록상상>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조사/분석했다기보다는, 장이정수라는 사람을 통해, <초록상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읽어주시길...

 

만남


얼마 전 <초록상상>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장이정수씨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새로운 운영위원으로 추천되었다. 그래서 직접 전화를 걸어 이러한 추천이 있었으니 승낙해 달라는 청을 하였다. 솔직히 <초록상상> 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본 것 같았지만 ‘장이정수’라는 이름은 낯설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청을 하였다. 그와 더불어 “우리 운영위원회는 단순히 의결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기능까지 합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냥 이름만 빌려달라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반응은 간단했다. “제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음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으니 참여해야 겠지요”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안다고 했다. 이럴 때 제일 난감하다. 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전화를 하기 전에 초록상상 홈페이지를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봤다. 그런데, 홈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고 달랑 네이버에 까페 하나를 개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 올라와 있는 초록상상 회원들의 글들을 읽고 있자니, 그 정감어린 마음들이 느껴졌고 덩달아 내 마음에도 훈훈한 바람이 느껴졌다. 사실, 나는 지역의 풀뿌리조직 중에서 특별히 편애하는 형태가 있는데, 그것은 <초록상상>과 같은 형태의 자발적 아줌마 모임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장이정수 국장과 전화통화를 한 이후 우연찮게 풀뿌리운동을 하는 활동가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 이름을 자주 듣게 되었다. 이상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었다. 그것은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풀뿌리운동을 하는 사람들이고, 또 사람들과 자주 하는 이야기의 주제 역시 풀뿌리운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전에도 이 이름을 자주 들었겠지만, 구체적으로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았다가, 우리 운영위원으로 영입되면서 그 이름이 각인되어 새삼스럽게 그 이름이 자주 거론되었다고 느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꼭 한번 <초록상상>을 방문하고 싶었고, 거기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 소상히 듣고 싶었다. 그래서 약속을 잡고 머나먼(?) 중랑구 상봉동까지 장이정수 국장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사무실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장이정수 국장이 이메일로 알려준 대로 길을 걸으니 눈 앞에 커다랗게 <초록상상>이라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사무실은 그리 넓지 않았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조그만 원룸에 들어선 듯했다. 하지만, 사무실 군데군데에 <초록상상>에 참여하시는 동네 아줌마들과 그 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흔적들이 진하게 남아있었고, 그 흔적들이 무척 정겨웠다. 특히, 환히 웃으며 편하게 맞이해주는 장이정수 국장(이하부터는 ‘장이 국장’으로 표기)의 매력이 처음 방문했음에도 매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장이 국장의 개인 이력 - 중랑구에 흘러들기까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장이 국장의 에너지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금방 지치게 되고, 그러면 금방 나가자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누누이 확인했던 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이 국장에게서는 아직 그러한 피로감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의 성격이 매우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장이 국장에 대해 “네가 이야기 하면 심각한 것도 희화화 된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내가 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무척 낙천적인 것 같다.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민하게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는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물론, 그럼에도 이러한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겠는가...) 그리고 자신은 자녀들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는 대신 그 돈으로 1년에 두 번 자녀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온다고 한다. 실행을 못해서 그렇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휴식 방법이다.

그런데 이 아줌마가 어떻게 지금 이 곳까지 흘러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었다. 듣다보니 나름대로는 열혈 사회운동가의 길을 걸어왔다. 학생운동의 과정도 거치고 공장에 위장취업(?) 준비도 했고, 실제 공장에서 일을 하기도 하다가 함께 공장취업을 준비했던 선배와 만나 결혼을 했다고 한다. ‘운동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고 했던가... 결혼을 하면서 한 10년 정도 전업주부로 살았고, 선배의 권유로 <여성환경연대>에 취직(?)해 시민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때가 2001년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생태적 관점과 여성주의적 관점을 통합하기 위해 여성환경운동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로 출범하였다. 그러던 중 사무국이 확대되면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활동이 저조하게 되는 아주 일반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이에 <여성환경연대> 내부에서는 조직전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가 스스로를 대중조직으로 전환해 보자는 것이었다. 즉, 기존에는 주로 활동가들이 결합한 형태였으나, 이제는 일반 여성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조직으로 전환하고자 한 것이었다.

장이 국장의 경우에는 <여성환경연대>에서 주로 생태안내자 교육을 담당하였는데, 주 대상자들은 기존의 지역조직 회원들이었다. 그 후 풀뿌리 담당을 맡았고, 마침 대중조직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여성환경연대>의 방향과 맞물려 직접 지역에서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한 일환으로 2회 생태안내자 교육부터는 일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지역의 다른 조직들과 연대하여 마을만들기 사업을 실천하기도 하였다. 강동구에서는 <서울 한 살림 강동지부>, 도봉구에서는 도봉지역의 시민단체들과, 그리고 영등포에서는 의료생협과 연대하여 사업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강동구와 도봉구에서의 사업은 현지에 있는 시민단체들이 사업의 주체로 참여했으므로, <여성환경연대> 차원의 지역모임이 될 수는 없었다. 대신 영등포구에서의 사업은 나름대로 소모임(유쾌한 여자들의 모임)이 구성되어 <여성환경연대>와 관계를 맺고 모임이 운영되었다.

이 사업을 하면서 장이 국장은 하나라도 제대로 된 지역주민조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소모임 자체가 갖는 한계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중앙의 사무실에 앉아서 지역주민들의 모임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장이 국장의 집은 중랑구에 있다. 당연히 중랑구가 장이 국장이 선택한 지역이 되었다.




아줌마들의 모임, 시작되다


장이 국장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강좌사업이었다. 지역조사결과 당시 도서관이 하나 밖에 없었다. 이에 서울 한살림 중랑 지부장과 동화읽는 어른모임의 대표에게 지역여성들을 위한 교육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여 함께 일을 벌이기로 하였다. 그리고 일단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주로 유명한 강사들을 초청하여 도서관에서 강좌를 실시하였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아이, 마을에서 행복한 아이’라는 주제로 진행하였고,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약 100여명의 주민들이 이 강좌에 참석하였다. 이에 한살림과 장이 국장은 후속모임으로 이들을 조직하기로 하고 각자 역할분담을 하였다. 한살림에서는 교과모임에 관심이 있는 참여자들을 조직하여 그 모임을 지속하기로 하였고, 장이 국장은 생태(生態) 모임에 관심이 있는 참여자들을 조직하였다. 그 결과 교과모임에는 50여명이 참여하였고, 생태모임에는 20여명이 참여하였다.

2005년의 이 강좌를 통해 조직된 생태모임 구성원들이 현재 <초록상상>의 모태가 되었다. 이 소모임은 2006년도부터 시작되어 근 1년 간 주1회 모임을 갖았다. 한 달 중 한 번은 책읽기, 한 번은 봉화산 산책하기, 한 번은 대안생활용품 만들어 보기 등으로 진행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임이 잘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세 명이 올 때도 있고, 두 명 또는 한 명이 올 때도 있었다. 당연히 힘이 빠질 만도 하지만, 이 씩씩한 아줌마(장이 국장)는 그렇게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주부들의 소모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운동 경험 속에서 이 정도는 어려움이라 볼 수도 없다고 받아들였다.

이는 장이 국장의 낙천적인 성격에 힘입은 바도 크겠지만, 무엇보다도 주부들의 특성과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개 활동가들은 사람들이 잘 안 모이는 것에 대해 ‘책임감이 없다’는 등으로 참여대상자들의 탓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주부들과 일을 하다보면, 아이를 봐주거나 그 때문에 쉬어야 할 때가 있고, 부부간의 갈등으로 한 동안 활동을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용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모임이 잘 되는 것이 좋겠지만,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그 개인의 사정 등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장이 국장은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과 즐겁게 지내는 것이 자신에게도 즐겁다고 한다.

실제, <초록상상>의 멤버 중 한 사람이 암에 걸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의 심정은 “가뜩이나 참여하는 사람도 적은데, 그나마 암까지 걸려...”하는 원망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암과 관련된 책을 선물하고, 회원들과 병문안도 가고, 퇴원했을 때에는 축하 파티도 해주었다고 한다. 또 한 사례를 들자면, 회원 중의 한 분이 돈을 벌기 위해 ○○카드 외판을 하게 되었다. 이럴 때는 그 사람이 모임에 나와 카드 가입을 권유하면 모임의 분위기가 착 가라앉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장이 국장은 매우 자연스럽게 용인하였다고 한다. 자신이 먼저 카드 신청서에 서명을 하면서,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카드 하나 더 만들어!”를 외치면서 카드 영업을 하는 참여자에게도 “돈 잘 벌면 회비 많이 내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참여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했다. 그리고 그런 사회생활도 이 분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핵심적으로 활동하던 회원 한 명이 전화홍보하는 곳에 취직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다. 장이 국장에게는 직접 이야기하기가 미안해서 그런 듯했다. 회사에 나가기 시작하니 이 분 역시 당연히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게다가 핵심적 회원이었으니, 장이 국장의 속이 편할 리가 없을 터였다. 하지만 장이 국장은 거금(?)을 들여 2만원짜리 케익을 사서 보냈다고 한다. 보내면서 “이건 뇌물이라고 전해줘”라고 하니까, 전화가 와서 고맙다고 하며 회원들 식사에 초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 못하지만 필요할 때 함께 하겠다고 했단다.

사실, 지역에서는 한 번 발을 빼면 길거리에서도 다시 마주치기가 편치 않다. 하지만, 장이 국장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비록 지금은 같이 활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주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여성의 관점에서, 그 사람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그 사람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조그만 동네의 조그만 조직의 잣대로 우리와 우리가 아닌 것으로 구분하는 것은 동네 안에서 여성들을 더욱 몰아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며, 이래서는 여성들과 함께 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한 편, 한살림에서 책임졌던 교과모임도 마찬가지로 악천고투하고 있었다. 한 1년 간의 교과모임이 끝난 후 한살림에서는 더 이상 이 모임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참여자들 중 몇 명이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 하였다. 이에 장이 국장은 자신들이 마련한 사무실 공간을 이들에게 제공하며, 모임장소로 활용하도록 제안하였다.

<초록상상>이 사무실을 마련한 것은 2007년도 3월 경이었다. 사무실을 마련하고자 결심하게 된 배경은 소모임의 한계인 임의성을 보다 공식적으로 것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소모임만으로 유지하다 보면, 서로 의가 상하거나 참여자가 취직을 하는 등의 변화가 생기는 사적인 문제가 소모임 자체의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곤 한다. 또한 소모임 그 자체만으로는 마치 폐쇄적인 계모임과 같아,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힘들기도 하다. 이에 장이 국장은 2006년 연말부터 참여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사무실을 마련하자고 설득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 다른 참여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회의적이었다. 사람들의 첫 번째 걱정은 그 운영비를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이 국장의 설명은 명쾌했다. 우리가 만드는 천연생활용품을 팔아서 돈을 벌 수도 있고, 그것이 안 되면 자신의 사비라도 털어서 운영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집요한 설득에 핵심적인 참여자들이 동의를 하게 되었다. 현재의 사무실은 보증금 1,000만원에 매달 50만원의 월세를 내는 곳이다. 이 중 500만원의 보증금은 <여성환경연대>에서 빌려오고, 나머지 500만원은 10사람의 핵심 회원들이 50만원씩 출자하여 충당하였다. 물론, 그냥 출자를 받은게 아니라, 우리가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 갚아주겠다는 약속을 하였다.(물론, 믿거나 말거나~)  그 이후 <여성환경연대>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초록상상>으로 가져오고,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회원이 늘어나, 월세를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



<초록상상>이 현재 하고 있는 일


초록상상은 모임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다. 전체 회원은 80여명 정도 되는데, 이 수가 모두 후원회원이 아닌 활동회원이라고 한다면 지역사회에서는 매우 큰 조직이라 볼 수 있다. <초록상상> 활동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6개의 팀 또는 모임이다. 6개의 팀은 각각 독특한 일상활동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생태팀과 건강팀, 문화팀, 청소년팀, 역사공부모임, 직장인 모임이 그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팀과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즉, 주부들의 처지와 욕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 주제에 따른 모임을 할 경우에는 선택의 제한으로 인해 참여도 제한된다는 것이 장이 국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장이 국장은 “힘닿는 대로” 다양한 모임을 꾸리고 운영하고자 한다.

먼저, 생태팀은 생태안내자 교육과 공부를 해서 한 달에 2회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 건강팀은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 등을 만드는 연습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활동을 한다. 문화팀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철학공부를 한다. 청소년팀은 청소년 문제에 관심 있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주로 청소년 문제에 대한 공부를 하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주재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역사공부모임은 여성강좌 후 한살림을 중심으로 조직된 후속모임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모임을 유지・발전시켜 온 것으로, 방학 때 이외에는 주 1회 이웃의 역사전공자를 모시고 역사공부를 한다. 그 동안 한국사와 동아시아사를 공부했고, 올해는 일본사를 공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장인 모임이 있는데, 참여자들은 대부분 지역내 복지기관의 복지사들이다. 이 모임에서는 지역사회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다.

이 중 역사공부모임은 처음에 장소만 사용하도록 권했을 뿐 <초록상상> 내부의 모임은 아니었다. 장이 국장의 활동 스타일상 이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싶은 욕구가 컸을 것이나, 먼저 그러한 제안을 하거나 권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초록상상>의 사무실에서 자체적으로 모임을 진행하면서 현재는 모든 참여자가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그로 인해 이제는 <초록상상> 회원들의 모임으로 자리잡았다.

직장인 모임의 경우, 그 참여자가 주로 중랑구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들을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통해서이다. 중랑구의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CI(Community impact)사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이 지역에서 유일한 시민단체로 인정받는 <초록상상>도 이에 참여하면서 참여한 복지사들에게 적극적으로 회원가입을 권유하였다. 이들의 경우 지역사회의 유일한 시민사회운동단체에 대한 호감을 보였고, 이에 20명이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그 외에도 지역의 환경교육 전문단체로서 다양한 환경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중랑지역이 교육복지우선투자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초록상상>의 활발한 환경교육 활동의 계기가 되었다. 지역 내에서 환경교육을 담당할 단체가 <초록상상>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외적 조건만이 활발한 환경교육 활동의 요인이라 볼 수 없다. <초록상상>에서도 주어진 기회에 대해 매우 헌신적인 응답을 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이 국장의 표현에 의하면, “작년 1년간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했다” 예를 들면, 학교나 청소년 수련관에서의 요청에 대해 강사료 이상의 재료와 준비를 해서 성실히 교육을 함으로써, 주최 측으로부터 감사의 마음과 신뢰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각 팀들은 자체모임과 외부활동을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초록상상>의 주체라 할 수 있다. 모임에서는 각자 공부와 실습 등을 하고, 그 내용을 외부활동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올 해에는 또 하나의 모임이 새로 생길 것 같다. 그것은 의정 모니터링 모임이다. 중랑구에 있는 <중랑신문사>가 작년에 주부기자단을 모아서 중랑구 의회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신문사 역량으로는 운영이 힘들지만 작년 한 해 동안 회기 중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러나 신문사에서 계속 의정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편집장이 <초록상상>에서 함께 운영해주기를 부탁하였다. 그래서 장이 국장이 이 모니터링 모임에 참여하며 또 하나의 모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내년에 <의정지기단> 등의 이름으로 독립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운영과 사무국장의 역할


각 모임에는 팀장이 있다. 자체 모임은 1주에 1회 하고 있으며, 그 팀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한다. 예를 들면, 생태팀의 경우 한 달에 1회 어린이 교육을 했고 올 해에는 2회 하기로 하였다.

팀은 팀장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전체적인 연락체계는, 상근자인 사무국장이 팀장에게 연락하면, 팀장이 팀원에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정기적 모임은 <초록상상>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므로, 사무국장은 전체 팀과 모임의 진행을 잘 파악하고 있는 편이다.

월1회 각 팀 및 모임의 팀장들이 모여서 운영위원회를 개최한다. 실질적인 최고의사결정기관이다.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특별히 어떤 안건을 결정하는 것보다, 팀 간의 긴밀한 소통을 더욱 중요시 한다. 만약, 참여자들이 자신들이 참여하는 모임에 대해서만 잘 알고 관심을 기울이면, 참여자들이 전체의 한 부분으로서만 자신을 인식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지역사회운동의 전반적 흐름에 동참한다는 인식을 갖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그러다보면, 상근자 중심의 운영과 운동이 될 수밖에 없다. 장이 국장은 그러한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운영위원회에서 가능한 <초록상상>의 정보들이 상호 활발히 교류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이런 목적으로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에 팀장이 아닌 일반 회원들의 참여도 자유로운 편이고, 무엇보다도 이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팀장이나 사무국장이 운영위원회에 나오다가 회원을 만나면 손을 잡고 운영위원회에 같이 오는 식이다.

어떤 경우에는 한 팀의 팀원들이 모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운영위원회가 딱딱한 형식을 갖고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부들의 유쾌한 수다와 함께 서로의 생각과 활동을 나누는 즐거운 만남의 장이 바로 운영위원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회원들에게는 자신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차원의 소모임 참여를 넘어 <초록상상>과 지역사회를 인지하는 매우 중요한 만남의 자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초록상상>은 사무국장 1인 상근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장이 국장은 아주 바쁘다. 혼자서 단체 운영에 필요한 사무국 업무를 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개인적으로 거의 모든 소모임에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모임이 사무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정식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기에, 사무국장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모든 팀의 팀원으로서의 역할도 그 안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무국장의 업무 중에는 각 팀의 사업에 필요한 강사 및 장소 섭외 등의 실무적인 일도 수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 해 장이 국장은 역사모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생태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담당자를 두었다. 일반 주부들의 경우 시간적 제한으로 인해 수많은 생태교육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장이 국장에게 주어지는 교육의 하중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상근자와 일반 참여자 사이의 갈등


풀뿌리운동도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활동이다보니, 참여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초록상상>이라는 이름으로 체계를 잡고 모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한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상근자인 장이 국장의 소탈・화끈한 성격이 이러한 갈등관계가 심각하게 발전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작용을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상근자와 일반 회원들과의 관계는 이와는 다르다. 특히, 상근자가 갈등의 한 주체가 되면, 장이 국장의 소탈・화끈한 성격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상근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일반 회원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 참여를 배려한다고 해도 자신이 활동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다른 참여자들이 자원봉사인데 반해 상근자는 많든 적든 간에 활동비를 지급받고 있으니, 이 또한 갈등의 소지가 되기 쉽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근자와 일반 회원 간의 갈등이 불거진 적은 없다고 한다. 이는 정식 상근체계 등이 마련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보다는 상호간 적절한 처신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 한 예로, 장이 국장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풀뿌리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월급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결심한 것 중의 하나는 상근자로서 월급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만약 내가 상근자로 월급을 받으며 활동하고 다른 회원들은 자원봉사자로 일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모든 일을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할거 아니겠어요? 만약 상근자와 비상근자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사실, 비상근자 중에도 핵심적 회원들은 일주일에 3-4일 정도 일을 해요. 나는 그러한 구분, 즉 상근자와 비상근자의 구분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초록상상>에서도 유급 상근자 쓰자고 이야기가 나오기도 해요. 하지만, 그러면 그 때부터 사무실 일은 상근자가 도맡아 해야 해요. 그러다가 참여자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요? 그러면 일을 함께 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마주치는 것도 괴로울 거예요. 그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젊은 사람을 공채할 수도 있지만, 글쎄요... 아줌마들하고 잘 어울리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나는 상근자 중심의 운동은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오히려 팀장들이 일을 많이 하니 10만원씩 나누어 줄까? 하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그렇다고 장이 국장이 아무런 활동비도 없이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장이 국장은 매달 60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하지만 이 돈은 <초록상상>이 아니라 <여성환경연대>를 통해 받는다. 그리고 회원들은 장이 국장이 그 활동에 비해 받는 돈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과 관계들로 인해 아직은 상근자와 비상근자와의 갈등이 크게 불거진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리 장이 국장이 <여성환경연대>의 지역총괄 책임자로서 활동비를 받는다고 하나, <초록상상>의 입장에서는 외부 또는 상급 조직으로부터 활동비를 받는 것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참여자들의 변화와 역량강화(임파워먼트)


아무리 활동을 잘하고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받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활동이 구체적인 참여자 개인의 변화와 역량강화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조직적 기반의 허약함을 극복할 수 없다. 즉,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이는 여러 사회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다. 그런 점에서 참여자들의 역량이 강화되는 변화는 풀뿌리운동의 과정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역량이 개개인별로 파편화된 방향으로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모이고 발휘되는 과정이 진정한 역량강화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초록상상>에서도 그 동안의 여러 사업을 통해 현재 회장으로 활동하시는 분을 비롯하여 몇몇 핵심적인 회원들이 생겨났다. 그 과정에 장이 국장은 공적인 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 그리고 함께 하는 일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교육에도 열심히 신경을 썼으며, 사람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일 등을 하였다. 이러한 개인적인 접촉 이외에도 참여자들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작년의 경우에는 매달 1회씩 여성리더십 특강을 진행했다. 이 특강에서는 단순히 강의를 듣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여성조직들을 방문하는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 이러한 탐방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에게 효과가 아주 좋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깨달은 점은,  “중산층 전업주부들을 밖에 나오도록 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참여를 통해 자녀들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체득하게 해주고 그와 비슷한 조건의 주부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을 탐방을 다님으로써 이를 입증해 주니, 참여자들의 참여와 지도력이 성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상호 신뢰관계도 형성할 수 있었다”  개인의 리더십이 집단화 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장이 국장도 일상적으로 운영위원회의 등을 통해 <여성환경연대>나 ‘공정무역’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많이 했다.

장이 국장은 기본적으로 전업주부들이 이기적이라는 데에 대해,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세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시민사회가 어떤지 알면 알수록 주부들은 참여의 의지를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활동가들은 그러한 변화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실상, 전업주부들의 경우에는,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울증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장이 국장의 경우에는 10여년 간의 전업주부 생활을 통해 이들의 처지와 심정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한 일체감이 다른 참여자들의 공감을 만들어 내고, 이들의 참여와 변화를 조직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장이 국장은 이러한 변화의 사례로 작년 연말 모임에서 참여자들이 했던 이야기들을 소개하였다. 그것은 많은 참여자들이 ‘내가 <초록상상>에 참여하면서 이 지역에 사는 게 너무나 행복해 졌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 배우는게 많다’는 이야기들이었다.



행정과의 관계


장이 국장을 방문하기 전 <초록상상> 까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바는 행정과의 관계가 상당히 원만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장이 국장이 처음 지역에서 주민모임을 조직하는 데에 있어 주로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소개한 3개 지역의 마을만들기 사업에 있어 시민단체의 기반이 취약한 영등포 지역에서도 처음에는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주민들을 만났었다. 즉, 해당 주민자치센터에 찾아가서 우리가 프로그램과 강사, 그에 필요한 재정을 모두 부담하겠으니, 장소만 빌려달라는 식으로 접근을 했다.

현재의 활동근거지인 중랑지역에 와서도 장이 국장은 주민자치센터를 주목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활동근거로 활용하였다. 장이 국장 생각에는 시민단체가 사무실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공간을 넓히기보다 필요한 공간을 찾아서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여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과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가능하며, 가능하면 모든 주민자치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주민자치센터의 욕구와도 일치한다.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빈곤으로 항상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이 국장은 먼저 지역 여성들에게 여성・환경강좌의 내용으로 어떤 것이 좋은 지 설문조사를 하였다. 이 근거를 갖고 주민자치센터 담당자에게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물론, 그래도 이러한 개입을 귀찮아하는 담당자도 있지만, 반가워하는 담당자도 물론 만날 수 있다. 장이 국장은 이 중 2개 동 주민자치센터를 선정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주민자치센터 담당자와 겪게 되는 예민한(?) 문제는 그 프로그램의 주체를 어떻게 표기하느냐이다. 담당자들은 조심스럽게 자기네 주민자치위원회를 앞에 두면 안 되겠느냐는 의사를 타진해 왔고, 장이 국장은 우리 이름을 빼도 된다고 응수하였다. 그 이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장소를 빌려주고, 모임 때 담당자가 커피를 타다 주는 등으로 매우 협조적인 관계로 바뀌었다. 그리고 주민자치센터에서 강좌를 진행하면서, <초록상상> 홍보를 하여 회원들도 하나 둘 생기고 또한 후속모임을 제안하고 조직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 외에도 면목1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상봉1동에서는 외부의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옥상녹화와 교육강좌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즉, 처음 주민자치센터에 접근할 때는 담당 실무자 일을 도와준다는 자세로 접근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했다. 일단 조사를 통해 지역여성들이 참여하고 싶은 교육내용을 추출할 수 있었고, 거기에 교육에 대한 적극적 홍보도 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담당 공무원들에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실례로, 최초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중랑구청 여성정책과에도 가져다주었다. 그 이후 중랑구의 여성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초록상상>은 항상 초대되었다.

“저는 공무원들도 잠재적 회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저희를 최초의 지역 시민단체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성정책과에서 파악한 여성단체가 스무개 가량 있고, 공무원들도 나름대로는 주민들을 위해 일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고 봐요. 따라서 그에 필요한 일을 제시하고, 또 그에 필요한 일을 해주겠다고 하면 그 쪽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죠.” 그렇지만, 이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도 나름대로 성의를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처음에는 모든 주민자치센터에 팩스를 보냈어요.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구요. 담당자들도 나름대로 팩스 공해, 격무 등으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직접 전화를 걸어 필요한 프로그램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니 고맙다면서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반응을 보이는 곳이 생겼어요.”

결국, 행정과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일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가장 큰 요인은, <초록상상>이 행정에 무엇을 요구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이 아니라, 행정이 아쉬워하는 부분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행정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결국, 주체적 역량에 의해 행정을 견인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파악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전망


“중랑구는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꼴찌에서 2등이고, 사람들도 집값이 싸서 이사 오지만 돈을 좀 벌면 노원구 등으로 이사 가려고 하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지역에서 여성들이 조금만 노력을 하면 건강한 교육도 시킬 수 있고, 그래서 이 지역에서 사는 것을 좋아하도록 만들고 싶다.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이 지역의 2-3세대를 키워내고 싶다. 그래서 청소년팀도 꾸리고 그랬다.”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역을 만드는 데에 <초록상상>이 일정 정도 기여를 하고자 하는 것이 장이 국장이 밝힌 앞으로의 전망이다. 장 국장과 함께 하는 아줌마 회원들에게 있어, 행복한 삶이란 아이들을 잘 키우는 재미있는 동네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장이 국장은 이를 위해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대안적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인재들을 키워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핵심 활동가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여성들이 세력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회원들 중에 구의원도 배출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일이라 여기고 있다.

둘째는 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주부들의 경우, 우리 가정을 파괴하지 않고 아이들 잘 돌보며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즉, 지역사회의 교사가 되거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참여자들을 강사로 참여시키려고 하고 있고 성미산에서와 같은 유기농 반찬가게를 만들어 주부들에게 부업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셋째는 다양한 여성모임과 조직을 인큐베이팅 하는 것이다. 올 해부터 참여하기 시작한 의정 모니터링단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부들이 유기농 반찬가게와 같은 대안적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사점


① 자원의 발굴과 활용

<초록상상>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지역에 이같은 대중조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잘 활용한 것이 큰 기여를 하였다. 초기에 아무런 기반도 없는 중랑지역에서 장이 국장이 <한살림>과 <동화읽는 어른모임>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것이나, 주민자치센터라는 공간을 활용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라 볼 수 있겠다.


② 욕구와 명분의 결합

장이 국장은 <여성환경연대> 활동을 통해 여성과 환경을 결합시킨 에코 페미니즘(Eco-Feminism)의 세례를 받은 활동가이다. 따라서 여성문제와 환경문제를 통해 지역주민을 만나려는 의도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명분만으로는 주민들을 만나는 데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초록상상>은 이 둘을 절묘하게 결합시킴으로써 오늘 날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 활동의 시작은 주민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이는 설문조사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지만, 그 조사방법의 객관성과 적합성에 대한 시비를 가리는 것은 불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여성과 환경이라는 주제를 주민들에게 쉽게, 그리고 주민들의 욕구를 통해 녹여내려는 노력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③ 수혜형 참여가 아닌 제공형 참여

<초록상상>의 일상활동은 각 팀과 모임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 모임이 단순한 소모임의 형태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팀과 모임은 모임 구성원들만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향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생태팀은 자신들이 공부한 내용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생태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건강팀은 자신들이 배운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전달해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직장인 모임 외에는 모든 팀의 공통적 활동내용으로 잡혀있다. 직장인 모임의 경우에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복지사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소모임과 차별성이 있다. 즉, 각 팀의 활동내용은 참여자들이 그 모임을 통해 특정한 내용을 공급받는 대상자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른 누군가에게 뭔가를 공급해 주는 활동내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참여자들로 하여금 지역사회 활동의 재미를 ‘맛’ 보게 할 뿐 아니라, 참여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참여자들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


④ 대안과 성실함을 통한 행정과의 관계설정

시민사회단체는 일반적으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집단으로 인식되어지곤 한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이러한 인식은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행정의 입장에서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에 망설이곤 한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로 그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나 주민자치위원회 참여, 각종 위원회 참여 등을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방식은 썩 좋은 성과들을 내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초록상상>의 접근법은 달랐다. 대안적 프로그램, 매우 구체화된 대안적 프로그램과 그 실행력을 갖고 행정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조그만 역할이라 하더라도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으로 다가섬으로써 행정과의 관계를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성공적인 지역사회 여성조직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내용이 지역사회 활동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단지 행정과의 긴밀한 관계를 설정하였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활동 자체가 지역주민조직화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⑤ 상급단체와 지부조직의 관계가 미치는 영향

개인적으로, 상급단체의 지부 형태로 존재하는 지역 풀뿌리조직이 지역사회 내에서 성공을 거두는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비록 드물기는 하지만, 몇 개의 풀뿌리운동 조직들에서는 그러한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관계가 결국 해당 조직이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는 내리는 것을 방해하는 모습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그 차이점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상급조직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지부 격의 조직에 어떠한 식으로 개입하는 지에 따라 갈라진다. 상급조직이 지부조직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거나 아니면 최소한 상급조직에서 설정한 의제를 지부조직에 강요하지 않는 경우는 성공한 사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상급조직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의제를 지역사회에 내려 보내는 경우에는 지역사회의 지부조직이 건강한 풀뿌리운동 조직으로 정착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되곤 한다.

<초록상상>은 <여성환경연대>의 지부조직이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그 활동의 핵심인 장이 국장은 <여성환경연대>에서 중랑구에 파견한 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러한 정체성 자체가 그리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장이 국장이 <여성환경연대> 내에서도 여러 활동의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초록상상>의 풀뿌리적 발전에 있어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장이 국장은 작년에도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한 운영위원으로부터 운영위원으로 추천하고자 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 때는 거절을 했단다. 그 이유가 인상 깊어, 그 이유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끝마치고자 한다.


“내가 작년에 이음에 결합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부한 것은, 일단 남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에요.(하하) 두 번째는 모든 네트워크들이, 사무국 사람들이 사무실 있는 시간을 줄여서 생활인을 만나야 하는데, 연차가 높아질수록 회의가 많아지고 자기들끼리의 만남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신들이 의식 못하겠지만,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것이죠. 그러면 위로가 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만남들 속에서 삶의 희망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저는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음에 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끼리 만나는 것보다는 생활인을 더 많이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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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금천구 지역사회네트워크 대표자들의 워크숍에서 발제한 내용이며, 이 글의 1절과 2절은 [현장에서 배우는 주민조직방법론]의 내용 중 한 개 장 내용을 발췌한 것임.

 

지역사회 네트워크 원리와 활성화를 위한 제언


이  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


1. 연대와 네트워크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단체 및 기관들에게는 항상 이웃한 단체 및 기관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고민이 존재한다. 즉, 당장의 필요와 상관 없이 당위적으로 이들 단체 및 기관과의 연대가 제기되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은 지역이라는 것이 세계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여러 가지 다양한 사안과 이슈들이 존재하는 곳임에도, 개별 단체 및 기관이 그러한 것들을 모두 감당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슷한 지향을 갖고 있는 단체 및 기관들 간에, 또는 비슷한 활동내용을 갖고 있는 곳들끼리 고립된 채 활동하는 것이 유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역의 자원들과 효과적인 관계설정을 통해 효율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도 상호간의 연대라고 하는 문제는 적극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연대,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연대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는 ‘조직간 연대체를 결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자원을 교환하는 ‘네트워킹’이다. 이 두 개념은 흔히 혼재되어 사용되곤 한다. 그러나 조직간 연대체를 결성하는 것과 네트워크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고, 나름대로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각 단체들이나 개인들 간의 관계맺는 방식에 따라 어떤 것은 ‘연대’, 혹은 어떤 것은 ‘네트워크’라고 굳이 엄밀하게 구분지어 지칭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연대’와 ‘네트워크’는 각각의 특징에 따라 각 주체들이 점검해야 할 내용과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차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결하고자 하는 여러 사회 문제들 중에는 조직간 연대, 즉 각 조직의 힘을 결집하여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고 그 세력을 기반으로 하나의 힘, 권력을 가짐으로써 문제를 발생시킨 세력에 대해 권력 통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 필요한 것이 이 ‘연대’이다. 즉, ‘연대’가 추구하는 근본 목적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직간 힘의 결집(세력화)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연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만나는 조직들은 공동의 목적에 합의하고 이념과 사상적 기반이 유사한 단체나 기관 등이다.

반면, 네트워크는 인간의 욕구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을 다른 욕구와 자원간의 교환을 통해서 이루려는 것이다. 즉, 우리 단체 및 기관이 독자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어떤 기관이나 단체가 더 잘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자원의 교환이 가능한 시장에서 서로의 자원을 교환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할 때 만나는 각 주체들은 서로의 목적을 공유하고 그 공유한 목적을 위해서 상이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기관 및 단체들이다.

인간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자원을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 교환함으로써 보다 높은 만족을 추구하려는 욕구와 바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교환은 단순한 맞교환의 의미를 넘어서서 나와 우리 조직이나 단체의 욕구와 문제해결이 다른 개인과 조직의 자원과 교환했을 때 더 많은 효과와 성과물을 낳을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

네트워킹(networking)은 네트워크가 가능하도록 개인들 사이(interpersonal), 또는 개인과 조직 사이, 조직과 조직 사이(interorganization)에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상호작용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네트워킹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목적의식적인 하나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합동재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지역에서의 조직활동 사례를 놓고 연대와 네트워크의 개념 차이를 설명해 보자. 합동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난한 세입자의 문제는 다종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임시거주 시설과 안정적인 주거마련 등 자신들의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활동과 함께 철거과정에서 심리․정서적인 불안과 스트레스, 정신적․신체적 질병, 탁아를 포함한 자녀 양육에서 오는 문제, 아동들에게 가해지는 정서적 학대와 가족기능 저하의 문제 등 여러 차원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해결에서 연대라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주로 주거관련 단체나 주민조직, 시민사회단체, 지역사회 대학생 및 언론이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여 정부에 대해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실천 노력들은 가능하면 지역사회에서 힘과 권한이 있는 단위들의 참여가 보장된다면 더욱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즉, 연대에서는 문제제공자에 대한 권한 통제와 협상능력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네트워크의 형성이라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지만, 주로 연대형성을 통하여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반면 위의 사례에서 사회적인 서비스 영역이 필요한 가족과 자녀 그리고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심리․정서적 문제는 네트워크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보다 유용하다. 즉, 위의 각 문제들을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할 수 있는 전문적 자원들을 동원하여 각각의 문제해결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내에 아이들의 건전한 교육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 및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정 상태를 치유할 수 있는 전문적 자원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함으로써 문제의 해결 및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몇 년 전 서울시 관악구에서는 지역의 풀뿌리운동 단체들이 네트워크를 결성하여 빈곤 가구에 대해 가구 단위의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가 있었다. 즉, 빈민가구를 대상으로 자활후견기관에서는 일자리와 소득보존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영리 공부방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단체들은 자녀들의 보육 및 학습을 지원하며,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와 연계하여 가정 주치의 연결 사업을 벌인 것이다. 비록, 이러한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각 단체의 사정으로 오래 유지되지는 못했지만, 지역사회 복지네트워크의 모범적 사례 중 하나로 거론할 수 있겠다.



2. 네트워크 형성의 형태 및 원칙

 1) 네트워크의 층위(level)

지역사회에서 형성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아래의 <그림 1>과 같이 3가지 층위(level)로 설명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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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세 가지 네트워크의 층위


흔히 네트워크라 함은 단체나 조직간 네트워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층위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다. 네트워크는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크게 3가지의 층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층위를 지역사회에 적용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제 1 층위라 할 수 있는 법률․제도의 네트워크는 지역사회의 여러 이슈 및 사안 등에 관련된 정책 및 행정간 또는 그 행정과 관련된 지역사회 단체 등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즉,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행정부처 간, 그리고 그에 관련된 민간단체들과의 공동대응을 통해 가능하고 효율적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실업자들의 자활을 위한 지역사회의 활동에는 보건복지와 노동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관파트너쉽을 통한 활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층위를 일컬어 법률․제도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제 2 층위라 할 수 있는 조직 및 단체, 인적자원 등의 네트워크는 흔히 생각하는 지역사회의 각 조직 및 단체들 간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전문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제 3 층위는 특정한 활동을 하는 조직 및 단체와 그 활동에 참여하는, 문제해결 욕구를 지닌 주민들과 형성하는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특히 제 3 층위의 경우, 주민조직의 활동대상으로 주민들을 설정하지 않고, 이들을 대등한 네트워크의 동반자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층위는 각각이 나름대로의 의의를 지니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이슈에 따라 적절한 층위를 선택하여야 하는 것이지, 결코 그 우열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즉, 문제해결에 가장 도움이 되는 층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가 일차적인 층위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 네트워크 형태의 결정

네트워크(network)의 형태는 크게 협력(cooperation), 조정(coordination) 그리고 합작(collaboration)으로 나뉜다. 그 각각을 비교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협력(cooperation)

서로 독자적으로 분리된 조직이 독립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고자 할 때 형성되는 형태이다.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협력을 통해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중복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 협력의 목적이다. 이 형태에서 각자 활동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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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협력(cooperation)
(2) 조정(coordination)

분리된 조직이 불필요한 중복을 피하는 것은 물론 상호 긴밀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조직간 갈등과 낭비를 피하고자 하는 형태이다. 조정의 형태에서는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부드럽게 상호작용 하는 상태를 말한다. 조직간 조정의 목적은 전문적인 부문의 결합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활동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사업을 실행함에 있어 정기적인 만남은 필수적이다. 조정의 형태가 앞의 협력과 다른 것은 서로 다른 전문성으로 연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같은 지역 내에서 사회교육을 담당하는 단체와 자원봉사를 담당하는 단체간에 서로 독자적으로 활동을 수행하며, 사회교육을 통해 배출된 주민이 자원봉사를 담당하는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연결시키는 것과 같은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회교육을 담당하는 단체에서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손쉽게 유도할 수 있고, 자원봉사활동을 담당하는 단체는 사회교육 단체를 통해 자원봉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한 이들을 사회교육의 강사 등으로 지원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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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합작(collaboration)

분리된 각 조직이 단일한 활동에 대해 각자의 자원을 내어놓아 공동의 활동을 수행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조직이나 단체들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활동내용을 보다 전문적이고 풍부한 자원을 동원하여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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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트워크 형성시 고려할 사항(check list)

▶ 네트워크의 수준을 결정하자

네트워크를 구성함에 있어 흔히 빠지기 쉬운 위험 역시 결합도가 높은 것이 무조건 바람직하다는 경향이다. 하지만 협력과 조정과 합작, 이 세 가지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나 달성하고자 하는 조직의 목적에 따라 그 형태가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력의 형태가 바람직할 수도 있고, 다른 경우에는 합작의 형태가 보다 바람직할 수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구성할 각 단체 등의 역량에 따라서도 그 형태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즉, 네트워크를 통해 각 단체 등에 요구하는 책임과 과제의 수준이 자신의 단체에서 수행할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 각 조직간 을 조정․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체크하자

지역사회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경쟁적이고 정치적인 힘으로 움직여지는 곳이다. 네트워크는 유사한 조직일 수도 있지만 상이한 조직들 간의 연계가 기본적이기 때문에 이들 조직 간의 경쟁과 정치적 역관계에 대한 사전 예상 없이는 사실상 원만한 공동작업이 힘들다. 형성하고자 하는 네트워크 영역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확립하고 이를 어떻게 유지하며, 각종 자원을 제공하는 이들 및 조직들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 하는 것은 조직의 능력에 달려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각 조직들은 정치적 경쟁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네트워크 영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네트워크 참여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즉, 기능별로 연계되어 있으면서 각기 다른 성향과 목적을 지닌 단체 및 조직들 간에 적절한 역할분담과 불필요한 경쟁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네트워크 형성이나 참여 이전에 반드시 자신의 조직 내에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체크해야 한다.


▶ 초기에는 서로의 긴밀한 관계형성이 중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고려할 사항들 때문에 네트워크의 형성에 있어서는 초기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조직들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려고 할 때, 보통 ‘공동의 행사’를 진행하곤 한다. 서로에 대해서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회적인 공동의 행사를 추진하는 방법은 각 참여 조직이 과도한 하중을 받게 될 위험이 있다. 또한 결과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조직간 경쟁과 어느 한 조직 중심의 독주가 발생할 우려 역시 있다. 따라서 네트워크 형성의 초기에는 일회적인 공동행사를 추진하는 것보다, 먼저 각 조직 구성원들 간의 개별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조직이 하중을 덜 받을 수 있는, 어느 특수한 영역의 상호작용을 위한 가벼운 정보교류 모임 정도를 형성하면서 대면적(對面的)적인 상황을 많이 만들어 참여 구성원간의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모임을 갖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이러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는 한 번 실패한 네트워크 경험이 다시 복구되기 위해서는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 네트워크 영역 : 공유하여야 할 부분을 체크하자.

보통 네크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각 구성원(단체)들이 공유하여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①공동의 문제인식, ②그러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는 지역주민(대중), ③문제 해결을 위한 조직기술, ④문제가 공유되는 지리적 범위(catchment area), ⑤재정적․비재정적 자원.

이러한 공유부분을 체크하기 위해 먼저 지역에 있는 다른 조직 및 자원들에 대한 현황파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즉, 각 조직 및 행정기관, 복지시설, 자생적 주민조직(관변단체 포함, 아파트 부녀회 등)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 및 보유하고 있는 전문적 기술 및 자원, 그리고 활동의 특징 등에 대해서 사전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각 자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기능적 자원, 그리고 주요 관심사 및 활동의 특징․영역 등에 대해 서로 교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각자는 필요한 때에 꼭 필요한 네트워크 구성을 제안할 수 있으며, 서로서로 보완적인 활동들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과업환경(task environment)을 체크하자

과업환경은 조직과 단체 등이 놓여 있는 경제적․정치적․인구통계학적․사회적 조건을 말한다. 이러한 과업환경은 조직이나 단체 등의 정책과 실천의 양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네트워크에 참여시키려는 각 조직이나 단체 등의 과업환경을 체크하는 것은 적절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과업환경을 체크함에 있어 제일 먼저 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조직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비롯한 조직구성원들이 네트워크를 과업으로 설정하였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네트워크 형성 업무를 맡은 실무자가 실제적인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만나고자 하는 조직의 과업환경을 체크하는 것이다. 흔히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실제 많은 조직들은 그 합의에 대해 각기 다른 나름대로의 과업환경 속에서 사고하고 실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조직이 네트워크 형성을 과업환경으로 설정하지 않았다면, 의사결정의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그 조직 내에서 필요한 기능 및 자원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 설득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 사회적 교환(social exchange)을 합의하자

사회적 교환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며 보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역사회에서 자원의 교환은 경제적 교환에서처럼 동일한 단위로 측정할 수 없다. 그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단체 등에 대해 자원의 교환을 통해 각자가 충분히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자원의 교환에 투여되는 자원은 단순히 경제적으로 지출된 비용뿐만이 아니라, 각 단체 등이 지출하는 인력 및 각종 자원, 그로 인한 사회적 위험 등을 포함한다.

또한 자원을 교환하고자 할 때 공동활동의 성과물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의 활동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활동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미리 합의함으로써, 공동노력 이후 상호간의 긴장과 갈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평등한 관계를 구축하자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각자의 자원을 교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중의 한 가지는 특정한 단체의 독주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특정 단체가 타단체에 비해 보다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즉, 비대칭적인 자원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교환할 자원의 차이가 발생하여 일방의 주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성과의 공유에 대해서도 차별적일 것이라는 불안이 자연히 생겨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상호간에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단체들이 교환용으로 내놓는 자원들에 대한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각자는 네트워크를 통한 과제 수행에 꼭 필요한 자원들을 내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느냐의 여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재정과 실무의 제공 정도라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재정을 지불하고 네트워크를 유지․운영하기 위한 실무역할을 주로 하는 단체가 네트워크 내에서 주도적인 위상을 차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실무 역할을 맡을 각 단체의 네트워크 파견자가 파견 받은 단체의 대표성을 갖고 실무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이들 간에 명확한 역할분담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재정도 가능하면 공평하게 분담하는 것이 좋으나, 각 단체의 재정사정에 따라 다르므로, 재정을 각 단체가 투입하는 하나의 자원으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따라서 각 단체가 분담하는 재정, 실무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 기술 등에 대해 질적 우열을 두지 않고, 각자의 장점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것으로 합의해야 한다. 이러한 합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 단체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네트워크 내에서 역할을 수행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상호작용의 원칙 등에 대한 합의

특정 단체 또는 기관이 지역의 타단체 등과 네트워크 형성을 시도할 때, 일차적으로는 자발적이며 비공식적인 형태로 진행하곤 한다. 초기에는 이렇듯 네트워크에의 참여와 진행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나, 네트워크의 상호작용이 고도화되고 단체 간의 상호협조와 상호작용이 좀 더 밀접해짐에 따라서 더욱 공식적인 형태로 네트워크가 발전되기도 한다. 이런 때에 대비하기 위하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단체 등은 규약이나 규칙들, 그리고 상호작용의 절차들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를 문서로 규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서로 규정하는 것은 서로를 불신하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서로에게 보다 명확한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필요성

현실적으로 지역사회 네트워크는 크게 세 가지 필요에 의해 제기된다. 한 가지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특정한 단체나 기관이 모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자원들 모아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특정 단체나 기관이 가진 자원만으로는 효율적 해결이 쉽지 않거나, 다양한 자원들의 네트워킹을 통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 문제해결의 방안이라 여겨지는 경우이다. 마지막 한 가지는 지역주민들의 역량강화(empowerment)와 관련된 것이다. 즉,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 임파워먼트 된 주민들에게 그에 걸맞는 지역사회 차원의 활동 공간을 만들어줄 필요에 의해 인적인 네트워크를 결성하는 경우이다. 즉, 주민지도자의 역량을 단체에 묶어두기보다는 지역사회에 개방함으로써 정작 주민지도자 자신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발전 모두에 기여하려는 필요가 이러한 네트워킹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첫 번째 필요에 의한 네트워크는 지역사회 발전(Community Development)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필요이다. 지역사회가 발전한다 함은 물리적이고 양적인 발전보다는 그 구성원인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이 고양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삶의 질을 고양시키기 위한 요소들은 매우 복합적이므로, 그 복합적 요소들을 네트워킹을 통한 역할분담과 이의 총합 등을 지역사회 내의 자원 간 네트워킹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의 네트워킹은 지역사회의 질적 발전이라는 큰 목적에 동의하는 각 자원들이 각자의 필요와 효율적 활동을 위해 필요에 따라 협력・조정・합작의 다양한 네트워크 형태를 취사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다양한 네트워크 참여 주체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관점을 공유할 때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네트워크는 그 활동의 성과를 개별 단체에 귀속시키기보다는 지역사회 자체에 축적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발전의 바람직한 전략으로 여길 수 있다.

두 번째로 언급한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네트워킹은 해당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따라서 특정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의하는 자원들이 그 문제 해결에 투여할 자원을 상호 공유하는 방식의 네트워킹을 통해 특정 문제에 대응한다. 그런 점에서 앞서 소개한 네트워크의 형태 중 합작의 형태가 가장 적절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인적자원 간의 네트워크는 지역사회의 발전이 지역사회 구성원의 임파워먼트를 통해 근본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네트워크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각 단체 및 기관들의 활동이 지역주민들의 임파워먼트라는 성과를 낼 수 있을 때에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세 가지 필요성은 각각 분리된 것이라 볼 수 없다. 어차피 지역사회에서의 네트워크라 함은 개별 단체가 자신들의 활성화와 그 성과의 향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는 그 자체로서 지역의 발전에 귀속되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것이 네트워크가 지역사회의 변화・발전에 있어 강력한 전략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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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필요와 의의


하지만, 이러한 네트워크의 필요성은 무엇보다도 이에 참여하는 각 기관 및 단체들이 절실한 자신의 문제로 느낄 때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당위적인 참여는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실천의 도구가 되는 데에 항상 걸림돌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트워크를 결성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또는 참여대상이 되는 각 단체 및 기관들이 진정으로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역사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문제가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장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세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천의 장이기도 하다. 인도의 성자 간디는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가 이웃에 대한 의무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 누구도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웃을 도우면서 결국 세계를 돕게 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1992년 브라질의 리우에 모인 세계 정상들과 민간단체들은 ‘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세계에 전파하였다. 당시 이에 참여한 이들의 관심사를 고려해 본다면, 이는 ‘생각은 전 지구적으로, 실천은 지역적으로’가 아닌,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선 지역에서 먼저 실천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렇듯 지역사회는 세상의 복잡다단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변화시킬 가장 구체적인 실천의 장이다. 하지만, 지역사회 내에는 그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실천을 추동할 자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네트워크는 지역사회가 자신들의 문제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자신들의 존재 의의를 보다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강력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의 네트워크는 당위라기보다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각 단체 및 기관 등의 고유한 미션, 즉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실천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4.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앞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성하였거나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 네트워크가 잘 작동되고 활성화되는 사례는 찾아보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그 이유를 다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보면, 첫째는 네트워크 내부의 작동과정이 네트워크의 본래 목적 또는 원칙에 충실치 않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 구체적 역할이 제대로 공유・합의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 볼 수 없고, 한 가지 이유가 다른 이유의 원인으로 작동하는 등으로 매우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1) 네트워크 작동 과정의 문제 해결

네트워크 내부의 작동과정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원인 몇 가지를 살펴보면, 대표기관의 독점적 지위와 그로 인한 다른 참여 주체들의 소외, 각 자원들의 폐쇄성을 상쇄시킬 만한 긴밀한 신뢰관계 부족, 공유 자원의 부등가(不等價), 구체적 합의의 미흡 등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러한 현상들은 네트워크를 제안하고 이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기관의 문제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여타 주체들의 문제 모두에서 파생하나, 결국 그 문제해결의 일차적 주도권은 대표기관에게 주어져 있다. 특히, 대표기관이 공동모금회로부터 재원을 지원받아 이루어지는 네트워크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대표기관이 아닌 곳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대표기관이 주도하는 네트워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즉, 돈은 자신들이 받고 일은 공동으로 하자는 것이나, 활동의 성과가 대표기관으로 집중된다고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애초에 이러한 프로젝트가 민주적인 공동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 대표기관 역시 그러한 공동의 합의에 기초해 선정된 것이라면 문제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경우라며, 대표기관이 이 네트워크를 통한 성과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 및 단체들에게 골고루 분배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첫 번째로 합의하고 공유하여야 할 내용은 각 기관 및 단체들이 내어놓는 자원들을 등가(等價)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합의가 잘 지켜지기 위해서 네트워크 활동가는 각 주체들이 공유하기 위해 내어 놓는 자원의 가치를 등가로 인정하고 성과의 배분을 균등하게 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를 일상적으로 하여야 한다.

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을 받은 도봉 복지네트워크의 경우에도 이 문제는 항상 긴장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대표기관의 입장에서야 네트워크 활동의 성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유혹이 왜 없겠는가? 사무실을 제공하고 인건비 중 일부까지 지원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센터 사무국 직원들은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민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즉, 센터 사무국은 대표기관과 독립된 기구로서의 자기 위상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대표기관 역시 그러한 지위를 보장해 주려는 노력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주의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관 및 단체에서는 네트워크 센터를 대표기관의 부설기관 쯤으로 여기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어, 한 때 센터 사무실을 대표기관인 복지관 건물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고 한다. 네트워크가 지역사회에서 그 미션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이러한 배려와 주의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대표기관의 노력만으로 네트워크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음은 당연하다. 대표기관 이외의 네트워크 참여 기관 및 단체들은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미션,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 동기 등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역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기관 및 단체들의 경우 자신들의 사업성과를 자신들이 독점하기보다는 지역사회에 내어 놓음으로써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결국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위상 및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지름길이다.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경험들을 종합해 보자면, 지역사회의 발전과 개별 기관 및 단체의 발전과는 항상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개별 단체 및 기관의 발전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질적인 발전을 이루도록 하기 위한 고유의 미션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 네트워크는 자신들 고유의 미션을 실천하는 중요한 한 방법임을 실천적으로 인지하여야 한다. 그러할 때,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 구체적인 실천 ‘꺼리’와 가시적 성과의 배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앞서 누누이 강조한 대로 당위적인 명분으로 모여서는 안 된다. 네트워크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때에만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실천 전략이다. 따라서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할배분이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한 성과는 그 참여한 기관 및 단체들에게 평등하게 배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일차적으로는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 ‘꺼리’를 합의 하에 도출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중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활성화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천안의 지역복지 네트워크 이다. 이 네트워크는 천안지역의 다양한 복지 기관 및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네트워크가 다년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활성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구체적인 일거리가 있었고 이를 통해 참여 기관 및 단체들이 가시적 성과를 향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네트워크의 대표기관이라 할 수 있는 단체는 <복지세상을 만들어 가는 시민모임>이다. 이 단체는 지역복지를 주요한 활동의 주제로 삼는 시민운동단체임에도 천안지역의 복지기관 및 단체들의 긴밀한 네트워킹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천안지역에서  사회복지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형성과 그 구체적 활동은 2002년 지방선거 국면을 맞으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복지기관 및 단체들은 복지문제가 지역사회의 주요한 이슈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 가장 대표적인 현상은 지방선거에서 구체적인 복지정책이 각 후보들의 공약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복지세상을 만들어 가는 시민모임>은 2002년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여러 복지기관 및 단체들에게 함께 정책 제안집을 만들고자 제안하였다. 정책 제안집은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것이 아니라, 각 복지기관 및 단체들이 자신들의 복지영역에 필요한 정책들을 만들고 이것을 전체가 모여 다시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천안을 복지세상으로 만드는 33가지 방법’이란 정책제안집을 발간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네트워크에 참여한 제 복지기관 및 단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차기 시장에게 관철하기 위하여 가능한 많은 주민들을 이 토론회에 동원하였고, 결국 사회복지라는 단일 주제에 따른 토론회에 1,000여명이라는 유례없는 주민들의 참여를 조직하였다. 이에 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장은 이들의 주장 대부분을 정책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이는 이 네트워크가 이후에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이후로 보다 많은 사회복지 기관 및 단체가 참여하는 네트워크가 구성되었으며, 다음 선거인 2006년 선거를 대비하여 <531지방선거 복지천안을 위한 네트워크>가 결성되었다. 지난 번 선거에서 이 네트워크의 위력을 실감한 참여 주체들은 이  때에도 사회복지 예산, 지역복지인프라, 아동보육 등 모두 9개 영역 23개 의제를 확정하여 900여명이 참여하는 시장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이 두 번의 성공적 사례는 천안시로 하여금 이 네트워크에서 제안하는 내용에 무게를 싣도록 하였으며, 현재에는 사회복지 관련 예산을 주도적으로 제안하는 활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천안지역 사회복지 네트워크의 정책제안과 수용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수행되었다고 한다면, 네트워크 자체의 활성화와 사회복지 정책의 변화가 가능하였을까 하는 것을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의해 수행된 정책제안은 전문가의 전문성으로만 시정부에 정책적 압력을 가하는 효과를 발생시켰을 것이고, 이는 지역사회 주민들의 정치력에 기반하지 않음으로 해서 그 성과를 장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되는 지역사회 활동은 정작 그 성과가 전문가들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1). 또한 그러한 경우에 네트워크에 참여한 각 주체들의 자발적 참여가 활성화되기보다는 전문가들에 대한 의존성만 강화될 뿐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지역사회의 발전 주체가 일부 엘리트로 한정됨으로써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지역사회를 지속적이고 근본적으로 발전시키는 가장 유력한 경로는 그 지역사회의 자원들, 특히 지역사회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사례와 역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이를 위해 천안지역의 복지네트워크는 참여주체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체적 역할을 서로 분담하였으며, 이는 그 성과가 참여 각 주체들에게 골고루 배분되는 효과를 발생시켰다.



5. 글을 마치며

지역사회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시민들의 입장에서 시민들이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 변화・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생활공간이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와 발전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와 자원들이 상호 긴밀한 연계를 맺을 때 보다 효율적일 수 있고 또한 실제로도 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지역사회의 네트워킹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는 사회복지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직접적으로는 지역사회 내에 중복 서비스와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등의 문제에 대한 지적에서부터, 보다 총체적인 서비스의 결핍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다. 또한 지역사회복지가 단순히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은 지역사회복지의 원래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비판 역시 광범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복지전달체계의 구축과 총체적 서비스 전달체계를 통한 사람 중심의 복지서비스 창출2)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지역사회복지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복지가 추구하는 주민조직화를 통한 주민 주체적 복지서비스의 창출 역시 지역사회의 복지기관 및 단체들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지역사회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복지자원들이 상호 네트워킹을 통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실천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네트워크는 당위적인 명분만으로는 활성화될 수 없다. 이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네트워킹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대표기관의 세심한 활동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주체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미션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 또한 네트워킹이 발휘하는 위력과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성과를 직접 ‘맛’ 볼 수 있도록 비교적 쉽게 합의하고 쉽게 그 성과를 내서 향유할 수 있는 낮은 단계의 실천사업부터 공동으로 실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네트워킨도 주민조직화와 마찬가지로 그 효과를 직접 ‘맛’ 볼 수 있을 때 실제적인 필요를 느끼게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상호간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필요성은 어떤 거창한 구호나 슬로건에 의해 합의될 수 없다. 그보다는 자신들의 지역사회에서 어떤 위상과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각 단체들 간의 실질적 신뢰관계 회복이 보다 성공적 합의의 기반이 될 것이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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