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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5 격이 다른 지역신문 - "과천마을신문" 3

아래는 제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여기에 올려도 될 것 같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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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둘러보면 듣도 보도 못한 지역신문이 의외로 많다.
주로 동네 이런 저런 소식들, 대게는 지방정부와 관련된 소식들이 지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게 관보인지 언론인지 잘 분간이 안 될 때도 있다.
지역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사람들이나 동네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역신문을 집중해서 읽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여론을 좌우하는 중앙 일간지는 물론이고,
서울 수도권의 경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곳에 무료 일간지를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만 키면 넘쳐나는 미디어로 인해
지역신문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그런데 내게는 손꼽아 기다려지는 지역신문이 있다.
‘과천마을신문’이 그것인데, 동네 이곳저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돈을 모으고
다리품을 팔아서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하는 월간지다.
심지어 회원들이 집집마다 손수 배달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원봉사 시스템이다.
7만 과천 인구에 1만3천부를 발생한다니, 적지 않은 수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문의 배경이야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기사의 질적 내용은 어떤가?
자신 있게 힘주어 얘기하자면,
한겨레, 경향, 조선, 중앙, 동아 못지않은 격조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이들 신문보다 더 깊은 기자정신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번 달 신문을 보자.
최근 지역사회에 이슈가 된 문원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기사가 1면을 차지했다.
이 기사는 최근 여러 차례 기사화되었는데,
우리나라 그 어떤 언론보다 인조잔디구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조잔디 운동장을 둘러싼 거의 모든 이야기꺼리들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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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과천만을신문. 인조잔디 온도가 60도를 가르키고 있다. 엄훠나~~

그 기사 옆에는 재건축 아파트의 전실확장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역의 예민한 문제를 이 정도의 균형감을 갖고 다루긴 쉽지 않다. 한 번 읽어보시길......
과천한마당축제에 맞춰 프랑스의 ‘오리악축제’를 기사화하기도 했다. 3만 규모의 작은 도시 축제가 어떻게 세계적인 축제가 되었는지 필자는 섬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동식당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격이 3,000원 대로 저렴하다. 좋은 정보다.
기타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은 물론이고 동네 주민을 만나 인터뷰 기사를 따기도 한다. 삶의 모습이 그대로 녹아 있다.

“동네의 발견 부엌의 사색”

‘과천마을신문’이 내건 슬로건이다. 신문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멋진 카피가 아닐 수 없다.
아마추어리즘으로 출발한 지역신문이 이제는 동네 주민들도 인정할 만큼 지역 정론지로 연착륙한 느낌이다.
이 신문과 관계된 선배에게, 원고료도 주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훌륭한 기사가 나올 수 있냐고 물었더니, “기사화 되면 영광이지!”한다. 우문현답이다.

‘과천마을신문’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일종의 자부심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그 자부심은 누군가에게 우쭐대는 완장이 아니라
그 무엇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바른 언론’을 소유하고 있다는 자신감과도 같은 것이다.

‘과천마을신문’은 회원들의 회비와 적은 광고수입만으로 지금까지 35호를 발행해왔다.
재정에 허덕이면서도 자원봉사의 힘만으로 끌고 온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이런 근성이 50호, 100호까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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