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활동가와의 만남 ②
부천 YMCA 김동해 간사와의 만남
이 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
1.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활동가들과의 만남을 위해 주위에 적절한 활동가를 소개시켜 달라는 요청을 하다 소개받은 이 중 한 명이 부천 YMCA 에서 활동하는 김동해 간사다. 두 사람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는데,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럼 인터뷰 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추천한 이들의 의견을 듣고나서 꼭 만나보고 싶었다. 만나보니, 아니나 다를까 자기 이야기를 쉽게 풀어놓는 사람은 아니었다.
김동해 간사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원래는 사회복지를 전공하려 했으나 학부 과정에서 우연히 사회학 관련 학회를 접하며 사회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재학 당시만 해도 사회운동을 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학을 공부하다보니 사회 현상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집회에도 여러 번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졸업할 때가 다가오면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다 현재 일하고 있는 부천 YMCA를 찾아갔다.
김동해 간사가 대학 4학년 들어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면서 부천 YMCA를 자신의 사회생활 터로 삼게 된 데에는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두 가지가 크게 작용했다. 첫째는, 비록 열심히 다닌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사회인식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김동해 간사로 하여금 기독교 계통의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했다.
기독교 계통 시민운동단 체도 그 종류가 많다. 김동해 간사는 이 두 가지 조건에 맞는 시민단체를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부천 YMCA를 알게 되었다. 일단 자기가 사는 집과 학교와도 가까웠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여성, 환경, 노동 등 단일한 관심보다는 사회운동 전반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에 4학년 여름방학 때 학교에 직장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해 부천 YMCA에서 일종의 인턴 과정을 밟게 된다. 이 때 김동해 간사가 일한 부서가 시민사업부이다. 현재는 회원운동팀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이 부서 또는 팀의 주요한 역할은 부천 YMCA의 다양한 활동 중 시민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것이다. 방학 동안의 인턴 과정이 끝난 후 부천 YMCA 총무 등과 상의하여 학기 중에도 자주 만남을 갖다가 졸업 후에 정식으로 상근하게 되었다.
2.
부천 YMCA에서 일하면 다른 직장에 비해 월급이 적은 문제 등으로 갈등을 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았다. 이에 대해, 자기가 스스로 찾아가 얻은 일터이기 때문에 별 갈등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여자친구가 반대를 했다고 한다. 부천 YMCA에서 일하는 것과 관련된 연애의 굴곡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여자친구와 잠시 헤어지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다시 만나고 있지만, 여자친구는 지금도 다른 직장을 얻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단다. 김동해 간사 스스로도 결혼한 이후에는 이 곳 월급만으로는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결혼과 관련해서는 현재도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 일하는 곳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자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YMCA 자체를 더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종교적 영향 등으로 인해 YMCA에서 일하는 것이 자기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자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의 월급을 받고 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부천 YMCA 내 젊은 간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도 이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천 YMCA가 김동해 간사에게 직장으로서의 의미와 사회운동을 하는 곳으로서의 의미 중 어느 것이 더욱 강한 편인지 확인해 보았다. 그러자 전통적인 Y-man 들에게서 흔히 듣는 대답이 나왔다. YMCA를 직장으로 인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사회운동을 하기 위한 수단쯤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런 개념보다는 ‘함께 한다’, ‘YMCA 활동을 통해 내가 성장한다’는 등의 개념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YMCA에서의 활동을 자기의 사명으로 생각하니 당연한 대답일 수 있다. 그렇지만, YMCA에서 오래 활동한 전형적인 Y-man들에게서나 듣는 대답을 이제 3년차 활동가에게 듣자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 “선배들로부터 세뇌를 당한 건 아닐까?” 이러한 투의 질문에 대해서는 약간 빈정이 상한 듯했다. “나는 누가 한 이야기를 할 때는 꼭 ‘누가 그랬다’고 대답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3.
아무리 사회운동에 대한 대의에 충실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 때문에 중간에 자기의 길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런 갈등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특히 부천 YMCA는 위탁기관까지 합하면 직원이 50여명에 달하고, 김동해 간사가 일하는 본관에만 30명 정도의 실무자가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특히, 다른 부서의 부장 중에 상담을 전공한 사람이 있고 이 분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 해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술을 좋아해 사람들과 잘 지내는 편이다. 그리고 자신은 말이 별로 없어서 잘 나서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과 갈등관계를 잘 형성하는 편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무난한 편이라고 한다.
선배들과의 관계에서도 일을 내려 주면, 그것을 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좋은 관계라 볼 수 없다. 그리고 3년쯤 되면 이러한 방식에 분명 불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기 때문에’ ‘아직은 많이 배워야 하기 때문에’ 시키는 일을 충실히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란다. 그래도 사람이란게 그렇게 수동적으로만 있으면 스트레스가 분명 쌓일 것이라고 반론을 하자,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자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단다. 그리고 자기가 워낙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아기 스포츠단’에 가서 아이들과 정신없이 놀다보면 그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자 좀 심심해지기 시작했다. 조사자로서 뭔가 갈등관계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과정이 있어야 재미있는 이야기꺼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뭐, 함께 일하는 사람과 갈등도 없고, 선배와의 관계에서도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등은 이야기는 먼 길을 찾아간 나로서는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기성에 대한 도전이야말로 후배의 특권이자 의무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후배들과의 만남은 관성에 대한 도전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후배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좀 돌려, 부천 YMCA 내부 또는 부천 지역 시민운동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를 끌어내오기 위해 이리저리 질문을 돌려가며 이야기를 걸어보았다. 그러니 조금 기대하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YMCA 라는 조직은 그 활동 전통이 깊다보니 나름대로 활동체계가 잘 잡혀있는 편이다. 게다가 부천 YMCA는 YMCA 내에서도 활동의 전통이 꽤 깊은 곳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황주석 선생은 지금도 풀뿌리운동을 열심히 일구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분이다. 부천 YMCA는 바로 이 황주석 선생이 생협을 중심으로 풀뿌리운동의 선구적 기반을 닦은 곳이다. 그리고 지금도 풀뿌리운동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담배자판기 설치 금지조례’가 부천 YMCA에서 태동했다. 이 사례는 빈민지역운동 이외에는 한국사회에서 풀뿌리운동의 성과를 확인하기 힘든 시절 지역사회운동의 가시적 모습과 성과를 보여준 그런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부천 YMCA는 지역사회운동, 풀뿌리운동에 있어서 역사가 매우 깊은 곳이다.
전통적으로 정착된 활동체계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단점은 조직이 항상 새로운 모습을 취하는 데에 약하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의 유연성이 약하고 탄력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김동해 간사가 바라보는 부천 YMCA는 탄력성이 부족한 듯이 느껴진다. 그것은 효율적이지 못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고 한다. 즉, 무엇 하나 결정하는 데에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답답했던 듯하다. 그래서 사회운동 조직으로서 이런 점을 고쳤으면 한다는 문제제기를 선배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격적인 변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금씩 바꾸어보자는 선배들의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동해 간사는 YMCA가 전반적으로 빠른 변화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물론, 대중조직으로서 의사결정 과정이 간략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중조직은 그에 참여하는 시민 대중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다소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새로이 결합한 후배 활동가의 문제제기는 그래도 기성 멤버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또한 그러한 문제 제기를 ‘잘 모르고 하는 것’ 등으로 치부하지 않은 선배들의 태도도 존경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부천 YMCA의 선배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짐작되기 때문이다.
김동해 간사가 또 한 가지 지적한 문제는 등대모임의 방식에 관한 것이다. 등대모임의 방식도 실상 부천 YMCA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대로, 황주석 선생이 부천 YMCA 총무시절부터 등대모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등대모임의 방식은 지금까지 여러 노력들을 통해 개발되고 다듬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도 12-3년 전에 YMCA 활동가들과 함께 「생활공동체 지침서」라는 자료집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자료집은 등대모임을 위한 지침서이다. 당시에도 나름 잘 개발된 모임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탄을 한 적이 있었다.
김동해 간사의 문제제기는 이 정형화된 모임 방식이 20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로서야 이 모임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또 그 과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20년 전 등대모임에 나오던 촛불(생협 조합원을 지칭)들과 지금의 신세대 촛불들의 성향 등이 한결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20여년 동안 바뀌지 않는 모임의 방식은 일단 문제제기 꺼리로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김동해 간사도 전면적 변화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 이념성과 지향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큰 틀 안에서도 조금씩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선배들로부터 변화의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변화가 필요한지 그렇지 않은지 나로서는 평가 또는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다. 하지만, 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20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 조금은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4.
부천 YMCA는 그 역사성 등을 감안해 보더라도 부천 지역 시민운동에서 중요한 위상과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이 된다. 따라서 기존의 시민사업부서인 회원활동팀에 소속된 김동해 간사도 부천 지역의 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연대사업의 주축은 아직 총무가 주로 맡고 있다. 하지만 연대사업에도 참여하니, 부천 지역 시민운동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있을 터,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김동해 간사가 이에 대해 첫 번째로 지적한 것은 시민단체들의 역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또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현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김동해 간사가 역량부족의 가장 큰 이유로 지적한 것은 재정적 열악함이다. 그러다보니 상근자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고, 또 그러하다보니 재정 지원이 가능한 프로젝트 사업에 그 나마의 역량도 집중되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지역에서 함께 추진하고자 하는 일들에 실제 많은 역량이 집중되지 못해 생각이나 말만큼 일이 추진력을 갖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부천시 시민사회단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단체 상근자 중심의 활동방식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고, 그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빠져나올 수 없다. 어렵더라도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활동양식을 통해 극복할 수밖에 없다. 김동해 간사의 지적은 이처럼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역 연대사업에 참여하면서 다른 단체의 선배 활동가들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궁금했다. “워낙 다른 분들과 나이 차이가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배라는 생각보다 ‘어른’이라는 생각이 더 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곳이 노동운동의 전통이 강한 부천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나이나 사회운동경력이 오래 된 분들이 많겠다는 생각에 이해가 간다. 그리고 자신은 낯선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들에게 자기 주장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란다. 특히, 어른들에게는 더욱 그렇단다. 이 대답에선 참 외롭고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듣고 나니 젊은 활동가들의 활발함이 부천에서 잘 발현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혹시 또래의 활동가들과는 자주 어울리는지 물었다.
주변에 터놓고 시민운동 관련 고민을 나눌 만한 또래들은 별로 없단다. YMCA 내 다른 부서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이들과 하는 일이 다르다보니 사회운동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지는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외롭다거나 하지는 않단다. 워낙에 활동력 있는 유치원 교사들과 함께 어울리기 때문에 재미있는 편이고, 자기도 몸으로 함께 어울리는 일을 좋아한단다. 그리고 워낙 바쁘기 때문에 그런 외로움을 느낄 겨를도 별로 없다고... 현재 회원활동팀은 자기 혼자이기 때문에 소식지 만들랴, 총무님이 외부 연대사업에서 가져온 일 하랴, 아기 스포츠단 선생님들이 모두 여자라 남자가 필요한 일 도와주랴.... 정말 바쁘단다. 사람을 더 뽑지 않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런 데서 일하려 하나요? 지난 번에 대학 Y 출신을 잘 꼬셔서(?) 데리고 왔는데, 오래 못 버티고 그만뒀어요.”
5.
김동해 간사를 만나러 간다는 말에 함께 일하는 동료가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꼭 물어봐달라는 부탁을 했다. 전에 한 워크숍에서 만나 저녁에 함께 술 한 잔 한 적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것이 궁금했단다. 처음으로 내게 김동해 간사를 추천한 사람이고 또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도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어릴 적 꿈이 교사였단다. 그리고 자기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또 활동적인 걸 좋아하기 때문에 아기 스포츠단 교사도 해보고 싶단다. 말하자면 유치원 교사를 하고 싶다는 셈이다. 그래서 자주 그 곳 교사 및 아이들과 어울리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는 있다. 하지만, 도와주는 것 이상을 할 수는 없단다.
그리고 몸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다보니, 자신과 관련한 사업 중에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관련한 운동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부천 YMCA 내에서 “대학 Y 관련 업무를 맡았으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게 청소년 관련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라면 아쉬워 하는 내색을 보였다. 그럼 그 곳으로 가게 해달라고 요청하라고 이야기 하니,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대신 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단다. “(맘 약하기는...) 네가 없어도 부천 Y 회원 운동팀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가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건 처음 만난 그리고 외부 사람인 내가 할 말이 아닌 듯 하여 입맛만 다셨다.
6.
마지막으로 이음에 대한 홍보 겸 해서, 이음을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지난 해 제주에서 다음세대재단과 함께 한 IT 교육에 대해서 안다고 했다. 참여 신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교육의 목적 중 활동가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목적을 보고 정말 인상이 깊었단다. 자기도 그런 식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며 휴식도 취하는 그런 워크숍에 참여하고 싶단다. 그런 워크숍이 가끔 열렸는데, 참여신청을 하라는 정보를 몰랐느냐 라고 묻자, 아직 풀뿌리운동이나 시민운동 내에서 자신에게 직접 전달되는 정보는 거의 없단다. 주로 이 계통에서 오래 일한 총무님에게로 정보가 들어가고, 자신은 그 분이 필요하다고 자기에게 전달해 주는 정보만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편이란다.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활동 경력이 적은 젊은 활동가들은 그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보니 다양한 정보들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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