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가을부터 대구의 우리복지시민연합 홈페이지에 네번 정도 칼럼을 쓰기로 약속했었습니다. 이번에 마지막 칼럼을 썼었습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비정규직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는 이랜드라는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비정규직의 숫자는 엄청나게 늘었다. 주위의 형제, 친척, 친구, 이웃들이 가지고 있는 일자리 중에도 비정규직이 많다. 전체 노동자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노동계의 주장대로라면 60%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기준으로도 전체 노동자의 36%가 비정규직인 실정이다.
많은 경우에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같은 현장에서 노동을 하지만,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신분제’사회로 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그만큼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그 지위와 임금, 근로조건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런 와중에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만들어진 법률이 비정규직의 고용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많은 시민들이 남의 일로만 여기지 않고,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한편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는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명목하에 여러 대기업들이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부를 해 왔다. 그리고 그런 행위들은 언론을 통해 크게 홍보되어 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이윤만 많이 올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 소비자, 지역사회 나아가 일반 공중의 이익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하며, 축적된 부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참 좋은 말이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곧 기부문화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곧 기부를 의미하는 것처럼 이야기되기도 한다. 하나의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이 그 이윤을 사회 공익을 위해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비정규직을 늘려서 인건비를 줄이고 그렇게 해서 이윤을 많이 남긴 후에 그 이윤 중 일부를 복지재단 같은 곳에 기부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런 기업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때 이랜드 그룹의 박성수 회장이 ‘1년에 130억원을 십일조로 낸다’는 설이 나돌아 파문이 일었었다. 나중에 확인된 바로는 130억원까지는 아니지만, 이랜드 그룹의 계열사들은 이랜드 재단과 이랜드 복지재단, 아시아 미션 등에 대해 1년에 50억원~100억이 넘는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기부도 좋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고용보장을 해 주고, 최소한의 생존과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근로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사실 기업의 기부행위는 그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경우에 높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정당하지 못한 일을 했다면, 또는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면, 그런 기업이 이윤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은 면죄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기업의 기부행위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기부’ 이전에 근로자와 소비자,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부터 성실하게 이행하는 기업이 진정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 것이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비정규직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는 이랜드라는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비정규직의 숫자는 엄청나게 늘었다. 주위의 형제, 친척, 친구, 이웃들이 가지고 있는 일자리 중에도 비정규직이 많다. 전체 노동자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노동계의 주장대로라면 60%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기준으로도 전체 노동자의 36%가 비정규직인 실정이다.
많은 경우에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같은 현장에서 노동을 하지만,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신분제’사회로 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그만큼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그 지위와 임금, 근로조건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런 와중에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만들어진 법률이 비정규직의 고용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많은 시민들이 남의 일로만 여기지 않고,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한편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는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명목하에 여러 대기업들이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부를 해 왔다. 그리고 그런 행위들은 언론을 통해 크게 홍보되어 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이윤만 많이 올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 소비자, 지역사회 나아가 일반 공중의 이익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하며, 축적된 부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참 좋은 말이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곧 기부문화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곧 기부를 의미하는 것처럼 이야기되기도 한다. 하나의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이 그 이윤을 사회 공익을 위해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비정규직을 늘려서 인건비를 줄이고 그렇게 해서 이윤을 많이 남긴 후에 그 이윤 중 일부를 복지재단 같은 곳에 기부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런 기업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때 이랜드 그룹의 박성수 회장이 ‘1년에 130억원을 십일조로 낸다’는 설이 나돌아 파문이 일었었다. 나중에 확인된 바로는 130억원까지는 아니지만, 이랜드 그룹의 계열사들은 이랜드 재단과 이랜드 복지재단, 아시아 미션 등에 대해 1년에 50억원~100억이 넘는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기부도 좋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최소한의 고용보장을 해 주고, 최소한의 생존과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근로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사실 기업의 기부행위는 그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경우에 높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정당하지 못한 일을 했다면, 또는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면, 그런 기업이 이윤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은 면죄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기업의 기부행위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기부’ 이전에 근로자와 소비자,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부터 성실하게 이행하는 기업이 진정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 것이다.
'풀내음 팀블로그 > 하승수의 "두서없는삶과자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의 계절이네요. (0) | 2007.09.11 |
---|---|
주민소환제를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0) | 2007.08.24 |
<제주의 소리 연재> 강정 갈등해법은 마을자치 존중에 있다 (0) | 2007.08.14 |
화려한 휴가와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0) | 2007.08.12 |
부패는 복지.인권을 잡아 먹는다(인도의 풀뿌리 정보공개운동) (1) | 2007.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