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안 하나하나를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큰 흐름을
보고 잘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87년 이후에 흘러온 과정들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정치의 변화없이는 바람직한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지금의 상황이 보여주는 것같습니다.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정당 독점의 정치구조'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
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50%에 미달하는 투표율이 보여주는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
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그 통로는 바로 '정당
독점의 정치구조 타파'에 있다고 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여기저기서
문제의식이 확산되어 나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겁니다. 서울신문에 한달에
한번 쓰는 칼럼에 '정당의 특권부터 해체하라'는 제목으로 쓴 글입니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는 자료실에 있는 한국사회포럼 발제문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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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정당의 특권부터 해체하라/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 |||
어떤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의 특징은 ‘눈먼 돈’으로 조직을 유지하면서 목에 힘주고 행세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해야 하는 일은 오로지 스스로의 파워를 유지·강화하는 일 뿐이다. 때로는 조직원 중에 나쁜 일을 하다가 적발되는 자가 있어도,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해 준다. 조직의 파워가 강할 때에는 조직원들에게 ‘낙하산’으로 돈 많이 받는 자리도 마련해 준다. 경쟁하는 조직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 조직의 중요 과제이다. 그래서 비슷한 조직이 함부로 만들어지지 않도록 진입장벽을 튼튼하게 쳐 둔다.
‘이렇게 많은 국민의 세금을 받고 있는 정당들이 정치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이미 내려졌다.50%를 밑도는 총선 투표율은 정당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벌여온 정당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임을 의미한다. 사실 정당은 자발적인 정치결사체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보조금을 줄 명분은 희박하다. 미국, 영국은 정당운영비를 보조해 주지 않는다. 독일처럼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인정하는 나라도 절대적·상대적 상한제를 두고 있다. 우리처럼 국고보조금을 마구 퍼주지는 않는다.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근절하기 위해 국고보조금을 준다지만, 음성적인 정치자금이 국고보조금을 준다고 해서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국고보조금을 받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받아 문제된 경우가 한두 번인가. 게다가 우리나라의 정당들은 온갖 종류의 혜택을 받고 있다. 정당에 내는 소액의 이처럼 우리나라 정당들은 누릴 수 있는 특권은 모두 누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당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직·간접적인 혜택을 누리면서 선거 때에만 국민들에게 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 |||
2008-09-01 30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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