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지역비전만들기 기획위원회는 지방자치 10년간 어려운 조건에서도 끈질긴 노력들로 맺은 열매들을 9차례 워크샵을 통해 모아 보았습니다. 그 마지막으로 ‘대안적 비젼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지역의 비전을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요소와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역의 사례를 공유하고 가상이나마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대안적 비젼을 활동가들 스스로 만들어보는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지역비전 만들기①-더불어 살아가는 지역복지공동체

지역의 시급한 현안과제를 짚어 주민의 참여로 만드는 새로운 풀뿌리자치의 길을 찾는 지역비전만들기 추진위원회의 첫 번째 논의과제는 '지역복지'다. 더불어 살아가는 복지공동체 만들기란 부제가 붙었다. 주민자치=공동체란 관점에서 볼 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변을 살피는 일이야말로 지역자치의 선결 과제일 것이다. /편집자


'지역복지공동체 건설 현황과 사례·과제'란 제목으로 발제를 맡은 이인재 한신대 교수(경기복지시민연대 운영위원장)는 지역복지 서비스의 주요쟁점으로 우선 관의 행정체계 미흡을 들었다.

기초자치단체는 중앙의 복지정책을 단순히 전달하는 역할에 국한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종합적인 복지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읍·면·동에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1∼2명이 기초생활·아동·노인·장애인 등 모든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비효율적 구조로 전문적인 복지행정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간 사회복지부문 인프라 확대·활용과 민·관 연계체제의 열악함도 도마위에 올랐다. 현재 지역사회에서 민간사회복지기관과 복지관련 시민단체의 분포가 기본적으로 부족하고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이용시설의 경우 시·군·구단위의 지역사회에 일정 수 이상 시설이 기본적으로 분포돼야 함에도 특히 군의 경우 시설이 하나로 없는 지역이 절반에 이르고 있는 현실이다.

●엉성한 관의 복지체계= 여기에 지역사회 민간복지기관의 민주적이며 수평적 민간·공공 관계형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이 지적됐다. 기초자치단체 수준에서 사회복지위원회가 가동되지만 구성된 지역도 많지 않고, 구성된 지역도 원활한 운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법에 의해 지방정부에 각종 위원회 및 협의체가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복되거나 공공·민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오는 7월부터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시·군·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구성되지만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추진력과 운영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지역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복지정책의 난맥상도 중요한 해결과제로 내놓았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빈곤해결 정책으로 생활지원, 정서적 지원, 문화활동, 보육·복지지원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교육지원은 저소득층 청소년 빈곤탈출의 절대적 조건이다. 이에 못지않게 자활지원 프로그램 육성도 중요과제다. 복지 및 문화지원은 경제난에 따라 급속히 확산되는 가족해체를 막을 실질적 지원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이 요구됐다.

이 교수는 또 '복지+고용'의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 근로능력이 있는 빈곤계층이 자활할 수 있는 핵심이라며 중앙자활지원센터 설치와 지역 자활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복지운동 연대 시급= 지역복지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한 이 교수는 70년대 도시빈민운동에서 시작해 90년대 본격적인 복지운동단체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주민들의 실질적 참여를 상시적으로 보장하는 주민조직화 운동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복지활동가는 사회복지학의 오랜 전통인 '환경속의 개인'의 관점이 아니라 '개인이 활동하는 환경으로서의 지역사회' 관점에서 지역사회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복지 공동의제 개발과 활동 영역의 확대, 복지활동가 조직화와 연대활동의 강화, 집중적인 교육훈련과 연구활동 등 시민사회 운동영역에서 아직 인지도와 전문성이 낮은 복지운동의 발전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환 기자 y2kljh@ngotimes.net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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