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의 즐거운 수다를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꿈꾸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 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


갈등의 발생과 극복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일반 시민운동단체와는 좀 다르다. 조직적 체계를 갖추고 활동을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한 주민들이 그 활동의 범위를 조금씩 확장해가는 과정에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반 시민단체와 같은 조직적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 유급 상근자나 사무실을 갖추고 있지도 않고, 그나마 운영위원회나 대표와 같은 최소한의 조직체계 조차 최근에 갖추었다. 이는 이 모임의 갈등이 주로 어디에서 오는가, 또는 이 모임의 활동 지향, 그리고 이 모임이 지역사회에서 마주치는 대상과 종류 등에 대한 것들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이 모임의 이러한 성격은 갈등에 있어서도 사회적 갈등보다는 회원 개인의 갈등이 주요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 갈등은 회원들 간의 갈등일 수도 있고, 회원들과 이 모임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단비와의 갈등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은 지난 몇 년 동안 심심찮게 나타났다. 하지만, 사회적 갈등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이 모임의 주요한 주제인 자녀 교육문제에 있어서도 기존의 경쟁적 교육과는 다른 대안적 교육을 고민하다보니, 이에 대한 내부의 고민과 회의가 충분히 예견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개인 간 갈등 사례를 소개하면, 그것은 역시나 매우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실제, 크고 중요한 문제에 따른 갈등은 나름대로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있고, 또 해소 방법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들은 오히려 해결이 더욱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오해가 오해를 낳는 등의 문제 때문이다.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느 녹색마당이 개최되는 날 몇 명의 회원이 보이지 않았다. 이 행사에 참여한 회원들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잘 가지 못하면서 매우 바쁘게 고생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저녁에 콘서트를 가기로 한 것과 연동되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사실, 콘서트 시간과 녹색마당 시간이 겹치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이 두 가지가 밀접한 연관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친한 회원들 몇 명이 녹색마당 행사에 빠졌고, 이들이 저녁에 콘서트에 가기로 한 것이 바쁘게 일한 회원들에게는 약간 오해를 살 만한 일일 수 있었다. 정작 단비도 행사 와중에 얘기를 전해 듣고 서운한 감정이 있었고 뒷풀이 때 얘기를 하다가 ‘울컥’ 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것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왔다.

사실 단비가 ‘울컥’한 것은 녹색마당에 빠지고 콘서트에 갔다는 것 때문이 아니었다. 콘서트에 가기로 한 회원들은 오랫동안 단비와 함께 일한 멤버들이었다. 이들이 단비에게 귀뜸만 해주었더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동네 친구로 생각한 오래된 회원들이 자신을 시어머니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서운한 것이었다.

녹색마당에 불참한 회원들이 저녁에 콘서트에 가기로 했다는 것은 당연히 다른 회원들도 알게 되었다. 그러자 한 회원이 불만에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소리쳤다. “아니, 녹색마당에는 빠지고 콘서트를 보러 간단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행사에 불참한 세 명의 회원에게 전달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작 문제의식을 갖게 된 사람은 오히려 녹색마당 행사에 불참한 사람들로 바뀌었다.

물론, 불참자 세 명 중 한 명과는 전화로 “어떻게 알았냐며” 통화를 했고, 단비도 “세상에 비밀이 있냐고” 가볍게 넘어갔다. 또 다른 회원은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고 “내가 이 일을 두고두고 써먹을 거야”라고 문자를 보내며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모임에 오랫동안 참여했고 또 녹색마당에 자기 대신 남편과 아이들을 보냈던 회원은 단비와의 술자리에서 “나는 왜 우리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표가 나왔고, 모두 다 갈 수 없었다. 행사 날과 겹쳐 조금 미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게 큰 잘못을 한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 이렇게 부담을 주느냐”고 했다. 그리고 다른 회원은 책 읽고 토론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일을 많이 벌이는 것은 부담스럽다면서 모임의 지향과 맞지 않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진정으로 이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단비도 자신이 즐겁게 해야 하는 거지 의무감이나 오래된 의리 때문에 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나 때문에 이 모임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하자, “그러면 나 이제 안 할께”라고 하며 결국 탈퇴하고 말았다. 그래도 5월 있었던 녹색마당 행사에 그 회원이 찾아와서 오랜만에 얼굴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은 지금도 회원들 사이에 조금은 남아있다. 그 갈등의 당사자는 정작 단비와 다른 회원들 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회원들 중 일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모임에 참여했는데, 단비는 이 모임에서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고 하는 것이 자기들에게 무언가를 계속해서 요구하는 듯하여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또, 작은 모임이다보니 회원들 간의 오해와 갈등이 모임의 운영에 영향을 많이 주기도 한다. 회원들 간에 서운한 일이 있거나 관계가 불편해지면 모임에 나오지 않게 되기가 싶기 때문이다. 회원들 간의 이러한 소소한 갈등은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단비의 대처는 역시 전통적인 것이다. 오해가 쌓인 이해당사자들을 각각 방문하여 장시간 이야기를 하면서 오해를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주요한 대처방법인 것이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오해가 풀리면 다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럼에도 그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해 당사자 중 한 쪽이 모임에 소원해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모임 전체의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회원들 간에 심각하게 발생했던 집단적 갈등은 새로운 회원과 오래된 회원 간의 소통을 둘러싼 갈등이다.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모임이 처음 시작된 곳은 조그만 아파트 단지였다. 이 곳에서 처음 모임을 가진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간에 매우 긴밀한 관계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러나 모임이 재편되면서, 그리고 단비도 이후 인근의 다른 아파트로 이주하였고, 새로운 회원들이 결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 회원들의 ‘끈끈한’ 관계는 오히려 새로운 회원들에게는 폐쇄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기존 회원들과 새내기 회원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입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모임이 낯선데, 모임에 가면 자기들끼리만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좋아 보일 리 없었다. 게다가 기존 회원들은 모임 이외에도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일상적으로 자주 만남을 갖고 있었으므로, 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이는 신입 회원들에게 다양한 정보에서 소외되는 것과 같은 불만을 가져다주었다. 이에 신입 회원들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에 단비는 이런 문제에 대해 사람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였다.

성과도 있었지만, 실패도 있었다. 실제, 이 문제로 신입 회원 중에도 불만을 갖고 모임에 나오지 않은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과도 있었는데, 그것은 이러한 소외의 문제에 대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모임을 이끄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노력들과 모임 내부의 인적 구성의 변화 등으로 자연스럽게 갈등이 해소되었다.

사회적 갈등은 개인 간 갈등에 비해 그리 큰 편은 아니나, 그렇다고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어떤 회원이 공동 학습을 위해 대안교육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발견한 남편이, “아이 교육은 그냥 한 방향으로 쭉~ 이루어져야 효과가 있는 것이야”라며, 자신의 아내가 이 모임에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인근의 복지시설과의 갈등을 들 수 있다.

인근 모 사회복지관과는 모임 초기부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모임이 지역사회로 관심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에서 하천생태학교에 참여한 것이었다. 이 하천생태학교에서 새로이 만난 동네사람들은 바로 인근의 모 사회복지관에서 조직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창립 후 책읽는 모임은 주로 이 복지관 공간을 빌려 진행하였다. 이에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문화강좌 등에 참여하는 다른 주민들도 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부탁하였다. 그런데, 복지관 내에 홍보물이 붙었는데, 연락처가 담당 사회복지사로 되어 있었다. 복지사에게 처음 홍보 부탁을 할 때에는 아주머니들의 자발적 모임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였으나,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이에 대해 항의를 하였다. 이로 인해 담당 복지사와는 미묘한 갈등관계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갈등은 하천생태학교 이후 하천 모니터링을 할 때에도 표출되었다. 복지관에서 참여한 이들은 복지관에서 여러 가지 도움도 주고 하였으니, 모니터링을 복지관 이름으로 수행하자고 하였다. 하지만 하천모니터링은 복지관과 무관한 일이니 자체 이름으로 하자는 측도 있었다. 그리고 그 중간에서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가진 회원 역시 있었다. 하지만, 단비는 어떤 활동들을 자기 조직의 성과로 만들려는 시도들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따라서 단비는 독자적으로 수행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해당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도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결국, 모니터링은 별개로 진행되었고, 회원들은 각자의 판단대로 참여하기로 했다. 물론, 이중 멤버십은 허용되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되자, 이 복지관의 공간에서 진행되던 모임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단비는 복지관 공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하였고, 모임은 다시 주로 단비의 집에서 진행되었다. 기존에 집에서 모임을 유지하던 회원들에게는 이러한 회귀가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그러나 복지관이라는 공공 공간에서 모임을 하던 회원들은 개인 집에서 모임을 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었다. 이 문제로 복지관에서 모임을 하면서 결합했던 회원 한 명이 공식적으로 모임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문제로 인해 공식적 공간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회원들의 변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 참여하는 주부들은 그냥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업주부들이다. 그리고 이 모임은 기본적으로 책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그리고 가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정기적 비정기적 행사나 사업을 전개한다. 사업의 내용은 주로 아이들 교육 및 환경 관련된 녹색마당, 하천 모니터링, 안전한 먹거리 관련 교육 등이다. 따지고 보면, 매우 간단한 모임과 활동내용들이다. 하지만, 사회운동을 경험한 적이 없는 평범한 주부들은 이 모임을 통해 사회와 자신들의 생활을 연결시키고 있다. 즉, 이 모임은 회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장 기본적으로는 회원들이 자기 자녀들 교육에 대한 기존의 생각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경과 관련한 의식변화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부분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어떤 회원은 “라면을 끓이는 데 물을 많이 넣어서 국물이 많이 남았는데, 안 버리고 내가 다 먹었어”라는 글을 까페에 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회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생리대를 사서 쓰지 않고, 면 생리대를 사용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제는 환경과 자기 몸을 위해 면 생리대가 얼마나 좋은지 절감하면서 주위에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이는 환경이라고 하는 문제가 자기의 일상생활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일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인식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그만 변화들은 때로는 극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 회원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녹색연합>에 회원으로 가입하는가 하면, 그와 관련한 전문가 교육을 받기도 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그런 식으로 또 다른 회원의 경우에는 먹거리 쪽에 관심이 생겨나고 있는데, 생협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정치의식도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크게 권리의식과 참여의식이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성장에 있어서는 학교 급식조례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큰 기여를 했다. 이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자체도 정치의식이 성장한 증거이지만, 이 활동이 성과를 거두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또한 정치의식은 참여의식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데, 최근에는 인천지역 시민운동 단체들이 전개하는 ‘계양산 골프장 반대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농성장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단비가 하루 그 곳에서 단식을 할 때도 이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표하는 회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회원들의 이러한 변화가 오랫동안 사회운동을 했던 이들에게는 매우 소소한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은 사회운동과 전혀 무관하게 살아왔던 이들이다. 이들이 이제 지역사회의 교육 및 환경 등의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변화라 할 수 있다. 특히, 모임을 오래 한 사람들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공감대가 깊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정치의식의 변화는 정당에 대한 지지와는 상관없다. 단비는 2004년까지 민주노동당 당원활동에 매우 열심히 참여하였다. 그리고 이를 다른 회원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회원들이 그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단비도 다름 참여자들이 선거에서 어느 당을 찍느냐 하는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에게 선거 때 지지하는 정당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직접적으로는 참여주체인 회원들에게 일어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양육하는 아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충분히 예견된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아주머니들의 참여를 통해 아직은 소수지만 남자들의 참여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도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아내들의 활동을 도와주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녹색마당 때 짐들을 옮기기 위해 남편들이 하나 둘 나서기 시작한 것이나 텃밭 가꾸기에 아빠들이 참여한 것 등은 희망적 메시지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도 어떤 남편들은 모임을 통해 아내들이 밤마실도 다니는 등의 변화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이 모임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나 텃밭 일구기 등과 같이 함께 참여하는 모임을 통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체감은 현재 단비가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품앗이에 대한 기대로 나타나고 있다. 단비는 이제 뭔가 중요하고 큰 일에 자신을 목적의식적으로 다그치지 않으려 한다. 품앗이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이다. 단비는 품앗이를 통해 동네 사람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생활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포함해서, 더불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동네의 ‘맛’을 전파하고 싶어 한다. 물론, 아직 품앗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당장 사교육비 절감에 대한 욕구가 더욱 크다. 그리고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주변 사람들은 그냥 아줌마들의 친목모임, 독서모임으로, 그리고 어린이 생태교실을 운영하는 곳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런 생각들도 점차로 ‘사람 사는 세상’의 ‘맛’을 감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활동을 통해 단비 자신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단비는 지금까지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오면서,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도 많이 샀다. 고민하고 고생하면서 왜 이런 일들을 하고 있는가 하는 데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이 단비와 친한 듯하면서도, “저 사람은 우리와 달라”라고 하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었다. 어느 날 한 회원이 “이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러다보니 정작 단비 자신은 동네에서 좀 떠 있는 느낌을 받곤 해왔다. 이는 회원들이 단비가 함께 하는 자리에서의 대화와 자기들 끼리만의 대화에 차별을 두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단비 앞에서는 항상 옳은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단비에게는 때로는 소외감으로 때로는 외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어느 날 단비가 회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한 잔 하는 자리에서, “서운하다며”고 말을 하며 ‘욱’해서 눈물을 보이자 다른 회원들이 단비를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사람들이 단비를 자기들과 다른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가진 ‘강철’ 같은 사람으로 인식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친밀하게 섞이는 데에 뭔가 한계가 보였었다. 그러나 단비의 이러한 반응에 한 회원은 단비를 껴안아 주면서, “전부터 한 번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고 한 것은 단비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단비는 이제 목적의식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일을 벌이려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회원들의 생활 속으로 녹아들어, 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지역 풀뿌리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망


단비는 이제 이 모임을 지역사회에 더욱 개방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은 의도적인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천 모니터링이나 어린이 생태교실, 식품안전교실, 녹색마당 등의 자체 행사와 학교급식조례 서명운동, 계양산 골프장 반대 지지 등을 하면서 회원들도 점차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와 같이 개인의 집에서 모임을 하는 것도 일정 정도 개선할 필요성이 느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근에 새롭게 세워진 ‘정다운 도서관’은 매우 탐나는 자원이다.

현재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모임은 이 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 서구청에 평생학습 동아리로 신청까지 하였다.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또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서 도서관에서 아이들 동화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는데, 이는 담당 공무원과 사서가 이러한 취지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도서관의 문제는 도서관 공간이 너무 작다보니까 소음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지 못할 정도의 매우 정숙한 분위기에서 책 읽는 곳으로만 기능을 한정하려는 담당자들의 고정관념이 변화지 않는 데 있다. 그러나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독서실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한 때는 그 도서관을 주민들이 ‘접수’해서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생각보다는 마을학교나 청소년 도서관을 만드는 등의 사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생각이 더욱 크다.

이러한 생각은 단순히 공간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 아니다. 이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동네에서 녹색삶을 가꿀 수 있는 교육문화공동체를 지향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고 어른과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을학교라는 공동체에 담아내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일 조차도 의도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할 계획은 아니다. 그보다는 회원들과 함께 천천히 긴 호흡으로 준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풀뿌리운동을 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요구에, 단비는 그동안의 어려움과 외로움의 원인이 된 자기 자신의 시행착오를 떠올린 듯하다.


“지역에서는 지나치게 목적의식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벌이려고 해서는 잘 안 된다. 이는 오히려 지역활동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웃들의 삶과 생활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그러한 시행착오조차도 주민들과 왕성하게 만나려는 의도적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 또한 그러한 시행착오 속에서 내면화된 것이리라.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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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재할 글로, 세 번째까지 연재될 예정입니다.

아줌마들의 즐거운 수다를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꿈꾸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②


 

이 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


모임의 위기와 극복


모임을 재미있게 진행하다가, 단비가 2005년부터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아이들 심리 및 상담에 관한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대학원을 다니면서 모임을 기존과 같이 활성화시키기가 힘들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물론 총무가 있기는 했지만, 단비가 모임을 거의 주도적으로 이끌어오고 있었고, 모임 장소 또한 대부분 단비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이에 모임을 1개월에 1회로 줄였다. 사실, 단비를 대신해서 모임을 예전대로 진행하도록 역할을 나눌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단비는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것 정도로는 긴밀한 멤버십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한 2006년에서 2007년으로 넘어올 때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단비 역시 마음으로 의지하던 열성회원 몇 명이 멀리 이사를 가는 일까지 생겼다. 그렇게 중심적으로 활동하던 회원 서너 명이 이사를 갔고, 그 외에도 여러 명이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회원 수도 줄고 모임도 자연스럽게 주춤하게 되었다.

모임이 이렇듯 쇠퇴하게 된 배경은 단지 회원들의 이사로 인한 것뿐이라고 할 수 없다. 회원들의 이 모임에 대한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초창기에는 모임 자체가 좋아 열성적으로 참여하던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열성이 조금씩 시들해 지게 된 것이다. 그러한 정체성의 혼란은 보다 발전된 실천활동으로 연계하는 데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단비에게는 이 모임을 잘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으나, 지역사업의 발전이 열망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회원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논의만 무성할 뿐 실제사업으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회원들이 활동에 느슨해지기도 한 것처럼 보였다. 또한 함께 공부하는 책- 주로 환경과 교육 관련- 일부 책에 대해서는 어려워하기도 하고 너무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한 회원의 경우에는 남편이 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아내가 읽는 책을 보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으면 그 모임에 가지 마라. 단비 그 아주머니가 당신을 의식화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아이 교육은 그냥 하던 대로 쭈욱 한 길로 지도하고 키우는 것이 낫다”며 이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래도 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몇몇 회원들이 이사를 가고 남은 회원들도 다른 단체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중, 삼중의 멤버십을 가지며 바빠지고, 모임에 대한 열정이 식어갔다. 2007년에는 한 권의 책을 세 달 동안 읽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것은 모임 때마다 참석자들이 너무 적어서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달에도 참석자는 매우 적었으나 그냥 강행하였다.

이에 단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 모임은 주부들의 고급스러운(?) 독서 계모임에 불과한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왜 이렇게 애를 써야 하는가? 그만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하면서 모임 창립 회원들을 찾아가 얘기를 나누고 까페 등에 자신의 심경을 비추었다. 회원들은 지금껏 해온게 아깝다는 의견이었고, 멀리 거제도로 서울로 이사간 회원들도 까페 글을 보고 답글을 달거나 전화를 걸어왔다. 그곳에 있을 때는 그 모임이 얼마나 소중한 모임인지 몰랐다고. 그 모임을 통해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노라고. 밖에서 보니 참 훌륭한 모임이라고. 또,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은 회원 한 명이 이야기를 걸어왔다. 자신이 지금 산달을 얼마 앞두지 않아 도와줄 수는 없지만, 이 모임을 통해 자신이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이 모임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었다. “언니, 내가 애 낳은 다음에 도와줄 테니 두세 달만 더 버텨...”

이 회원의 눈물 섞인 자기고백은 단비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굳이 모임의 의미를 큰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 두 사람이라도 이 모임이 의미가 있고, 그냥 같이 성장하고 그러면 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즉, 목적의식적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기보다는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과 함께 긴밀한 인간적 관계를 형성하고 또한 자신 및 사회의 문제를 인식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 하긴 했지만, 그것이 내면화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단비는 모임 자체에 대한 조급한 마음이 많이 여유로워 질 수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과정이 나에게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냥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한 두 사람만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단비가 힘들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나 혼자만 이 일을 꾸려나가야 하는가?” 하는 것과 더불어 “이 모임이 나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인가?”하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일을 나누지 못하고 혼자만 이 모임을 잘 꾸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활동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활동가로 위치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후에는 여러 가지 일들을 회원들에게 의지하기도 하는 등 모임 운영이 체계화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일도 더 잘 진행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회원들의 주체적 참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동네에서 전통놀이도 하고 좋은 책 전시 등의 사업도 했었다. 이 일들은 모두 회원들이 역할을 나누어 진행한 것들이다. 한 회원은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투호놀이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며 나뭇가지들을 주어서 그것을 깎고 다듬어서 투호를 만들기도 하였다. 책전시를 맡은 회원은 책 선정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등의 일을 매우 주체적으로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단비 본인은 이러한 회원들을 전적으로 믿기보다는 자기가 항상 도와주어야 한다는 자기 암시에 걸려있었던 듯하다. 그러니 다른 회원들도 단비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단비에게 너무 많은 하중이 걸리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힘들어 했던 것 이다.

이렇듯 단비의 일방적 헌신에 의해 모임이 발전하다보니, 정작 다른 회원들은 술 한 잔 먹을 때 가끔 물어보기도 했다. “너는 왜 이런 일을 해? 나는 네가 우리를 민노당 지역 사업 차원에서 민노당에 가입시키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단비는 한 번도 다른 회원들에게 민노당에 가입하라는 등의 권유를 해 본적이 없었다. 다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단비는 “내가 좋은 바이러스라면, 주위에 이런 삶을 감염시켜 이웃들과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고 싶다. 동네에서 같은 지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더불어 살고 싶은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하지만, 이는 당위론적 대답일 뿐이었다. 앞서와 같은 스스로의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즐기는 것이 지금보다 덜했다. 결국 이러한 위기는 단비 자신을 변화・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한 차례의 심각한 고비를 겪은 후 모임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변화는 운영위원회가 꾸려진 것이다. 활동체계에 대한 고민과 분화는 2008년에 시작되었지만 운영위원회는 2009년도에 처음으로 꾸려졌고, 이를 통해 단비가 회의에 빠져도 회원들 스스로 모임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각자 팀장 등의 역할을 맡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하는 회원들이 늘어났다. 물론, 모든 회원들과 팀장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변화는 분명 있었다. 실제, 행사를 앞두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에 단비가 빠진 적이 있었는데, 까페에 올라온 회의결과는 놀라웠다. 단비가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밀도 있는 회의가 진행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비가 없으니까 자기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또 회의에 오지 않은 이들이 많자 위기의식을 갖고 일을 하나씩 더 맡기로 한 것이다. 그전에 단비는 자기가 모임을 빠지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다. 하지만, 회원들 중 이 일이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정도는 매우 높이 고양되었다. 2008년에는 처음으로 대표를 선출하기도 했는데, 단비가 그 과정을 통해 대표로 선임되었다. 사실 대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는데, 외부에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항상 대표자가 누구냐 하는 등의 요구가 있어 그냥 대표를 뽑자고 한 것이었다.

두 번째 변화는, 비록 초기의 전성기 때만은 못하지만, 회원들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초창기 때의 회원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몇몇 열성 회원들이 먼 곳으로 이사한 것에도 원인이 있지만, 최근 어려워진 경제사정 등으로 일을 하는 주부들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그러다보니 오전에 열리는 모임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에 2009년부터는 직장에 다니는 회원들을 위해 매달 한 번씩 밤 모임을 시작하였다. 이 밤 모임에는 대여섯 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처음 만들게 된 계기는 한 회원이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밤 모임 역시 중요한 내용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현재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 회비(월 5,000원)를 내며 참여하는 회원 수는 16명 정도이다. 2009년 3월에 시작한 품앗이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별개로 운영되고 있는데, 약 22여 가구 정도가 참여하고 있으며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문의를 하는 주민들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이들 중에서 새로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도 회원으로 가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회원으로 가입할까 망설이고 있는 이들도 6~7명 정도 되고 있다. 또한 동네 어린이집 바자회 때나 녹색마당 등을 통해 홍보 리플렛을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면서 몇 명이 회원으로 새로 가입하였다. 사실, 기존 회원만으로는 관계가 권태로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는데, 이렇듯 새로운 회원이 가입하면서 모임에도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그 외에도 <아름다 가게>를 통해 지원 받은 ‘식품안전교실’ ‘어린이생태교실’ 사업도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즉, <아름다운 가게>에 대한 공모신청이 선정되면서, 회원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정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연속 4강으로 이루어진 주민교육인 ‘식품안전교실’은 광우병 파동이전이었음에도 성황리에(26~30명 정도의 주부 참여) 이루어져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당시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사업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지원신청에 대해 모임 회원들의 교육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신청액에 추가 금액까지 지원함으로써, 회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회원 참여 과정과 구성


초기에는 단비가 동네 정자에서 주부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책읽는 모임에 가입하기를 권유하거나 회원들의 입소문을 통해 회원들이 주로 가입을 하였다. 그러던 중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의 하천생태학교 참여를 통해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들 역시 회원으로 참여하였다. 그러다 모임이 한 차례 위기를 겪은 후인 2007년부터 새로 가입한 회원들은 주로, 앞서 언급한 바자회나 녹색마당 등의 행사 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새롭게 결합한 이들이다.

초창기 회원들은 주로 전업주부들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직장에 다니는 회원들도 상당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원들의 밤 모임을 새로이 만들어 진행하기도 하고, 2007-2008년에는 책모임을 새내기 회원모임과 기종 회원모임으로 나누어 따로 운영하고 월1회 전체모임에서 모임운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회의를 진행하였다. 전체회의에서 새내기 회원들이 적을 때에는 기존 회원들의 ‘끈끈한’ 인간관계 때문에 새내기 회원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기존 회원들이 대부분 직장을 다니면서 그만두거나 밤모임으로 옮기게 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없어졌다.

회원들의 구성은 매우 다양한 편이다. 대학을 나온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몇몇을 빼고 대부분은 ‘사회운동’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이다. 이들은 이 모임을 통해 책도 읽고 생태교육, 식품안전 교육도 받으면서 새롭게 자아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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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을 다 쓰고 나니 A4 13장이란 분량이 나왔다. 한꺼번에 싣기에는 읽기가 너무 지겨울 듯하여, 세 번에 걸쳐 시리즈로 싣고자 한다. 전체 목차는 아래와 같다.

-.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 단비 이야기
-. 조직형성과정
-. 모임의 내용
-. 모임의 위기와 극복
-. 회원 참여과정과 구성
-. 갈등의 발생과 극복
-. 회원들의 변화
-. 앞으로의 전망



아줌마들의 즐거운 수다를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꿈꾸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이 호(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소장)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우연한 기회에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에 대한 자료를 접할 수 있었다. 처음 접한 단체이지만, 이름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 모임이 내 관심을 끈 것은 사무국과 상근자 등을 가진 ‘공식적’(?) 단체라기보다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자발적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모임이 그리 흔한 편은 아니지만, 내심으로는 이런 모임들이 정말 많이 만들어져야 풀뿌리운동이 활성화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많이 반가웠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 모임에 대해 아느냐고 물어보니, 대부분이 안다고 대답했다. “나만 모르고 있었네.”라고 생각하며, 어떤 모임이냐고 물어보니 <환경정의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조직・운영하는 모임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이상하다. 내가 잘 못 알았나? 그런 것 같지 않고, 순수 자발적 모임이라고 봤는데”라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갔다.

이 모임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은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음에서 주최한 「2008 풀뿌리들의 수다」라는 워크숍에서였다. 당시로는 낯선 ‘bar camp’ 진행 중 나와 같은 조에 오현정씨가 있었고, 자신을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전에 이 모임을 알고 있다고 내게 설명한 사람들이 모두 잘 못 알고 있었던 거다. <환경정의시민연대> 내의 소모임은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오현정씨와 내가 속한 소모임은 (지금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역에서 하는 활동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었다. 그런데, 에게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에게서 나옴직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나름 풀뿌리운동의 ‘포스~’가 느껴진 것이다. 그래서 명함을 받고 한 번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실제 찾아가 인터뷰를 한 것은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시점이 되었다. 물론, 그 중간에도 다른 모임에서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인터뷰는 그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사무실이 따로 없었고, 또 오현정씨가 집에서 품앗이를 세 시까지 해야 했고 그 이후에는 어린 둘째 딸을 돌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외간 남자’(?)에게는 좀 어색했지만, 오현정씨에게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집이 바로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주요 모임장소였기 때문에 비교적 공식적 장소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글이다. 그러나 이 모임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한 글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글의 내용은 주로 이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오현정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은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오현정씨의 입장에서 소개하고 설명하는 글이고, 또한 이 모임을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오현정이라는 조직가의 조직화 과정과 참여자와 스스로의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글에서 밝히지는 못하지만,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늘날 모습은 분명 오현정씨 개인의 공과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현정씨와 다른 참여자들 간의 우여곡절 관계 속에서 상호간의 작용과 역작용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하의 글들에서는 오현정씨를 ‘단비’로 칭하고자 한다. 물론, 오현정씨가 현재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표라는 직함을 갖고 있기에 ‘오 대표’라고 표기할 수도 있겠으나, 동네 모임에서는 ‘단비’라는 별칭으로 통하고 있기에 이 글에서도 그 별칭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개인의 사적 이름이 글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적절치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지금까지의 글에서만 그 이름이 아홉 차례나 언급되었다)



단비 이야기


단비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 이력이 궁금해서 물었다. 단비는 87학번으로 소위 ‘학생 운동권’ 출신이다. 당시 운동권 출신들이 주로 그러하듯, 단비 역시 학생운동을 하다 보니 학점 미달 등의 이유로 학교를 오래 다니게 되었다. 졸업 후에는 정치조직과 교육재단의 설립을 지향하는 <포럼 2001>이라는 작은 단체에서 무급 반상근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 이 당시에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는데, 인천에서 멀리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출퇴근의 어려움보다 단비가 더욱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은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자신의 활동이 뭔가 ‘공중에 붕 떠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즉, 일반 사람들의 삶・생활 속에 녹아들지 못하는 운동은 뭔가 허전했던 것이다. 이 활동을 하면서 단비는 일반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운동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기 시작했고, 특별히 자녀들을 키우면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교육에 대한 관심은 단비가 사대를 나왔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교육에 대한 관심도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그런데, 단비는 교사로서의 운동 즉 전교조 운동과 같은 것보다는 보다 대안적인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관심과 더불어 단비가 주목했던 것은 우리 역사 중 1945년 8.15 전후 전국에 건설된 ‘인민위원회’였다. 즉, 공동체 중심, 자치 중심의 조직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래서 처음에 관심을 많이 가진 것은 작은 도서관이었는데, 그러한 관심이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주부들과 함께 모임을 하는 것으로 발전하게 된 중요한 계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009년 3월부터 시작된 품앗이 역시 그러한 차원에서 오랫동안 꿈꿔오던 것이었다.

현재 단비는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인천 지역에서 풀뿌리운동을 표방하면서 조직통합을 이룬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조직형성 과정


최초의 모임은 2003년에 시작한 아이들 독서교실이었다. 단비는 둘째가 태어난 후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처음 시작된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큰 애를 키울 때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식으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동네에 친구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아이도 친구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좀 외로웠고, 같은 또래의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다. 공동육아도 하고 싶었지만, 인근에서는 발견하지 못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공동육아까지는 아니더라도 품앗이 정도는 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아는 사람도 없는 아파트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고민을 좀 하다가 여름방학에 초등1-2년 아이들 독서교실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여 아파트 단지 내에 안내문을 붙였다. 개인적으로 10여명이나 올까 의아했지만, 다행히 15명 정도가 찾아왔다.

원래 아파트 단지에는 공고문을 붙이는 데에도 제한이 있다. 부녀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사 간 아파트 단지는 조그만 규모였는데, 다행히 부녀회장이 영리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잘 이해하여 공고문을 붙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아이들 독서교실은 하루 90분 간 3일만 하기로 하고 진행되었다. 아이들 어머니들은 단비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독서교실이 끝난 후 참여한 아이들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품앗이를 제안했는데, 다들 동의하지 않았다. 물론, 처음 공고문을 붙일 때에도 “함께 품앗이의 꿈을 키워가고 싶다”는 내용을 알렸다. 하지만, 정작 이런 제안을 하자, “당신은 우리에게 줄 것이 있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줄 것이 없다. 우리는 그런 것이 부담스럽다. 못 하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초등학생 자녀를 가진 어머니가 아니라 유아기의 자녀를 가진 어머니 세 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단비가 독서지도사인 줄 알고 찾아온 것이다. 이 분들은 자기 자녀들이 처음 모집 대상 연령과 맞지 않아 찾아오지 않았으나, 단비가 사람들과 그런 이야기를 한 것들을 알고 있었기에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자기들을 가르쳐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자기는 독서지도사가 아니니 함께 어린이 책 읽는 모임을 해보자고 제안하였다.

단비는 원래 그 지역의 <동화읽는 어른모임> 회원이었으나, 이 모임이 회원을 수시로 모집하는 것이 아니었고, 이 때가 신입회원 모집 시기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단비 집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1회 정도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아주머니들이 모이다보니,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다. 즉, 아주머니들의 ‘건강한 수다’가 시작된 것이었으며, 참여자들은 그 과정 자체를 재미있어 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구조가 재미있는데, 자로 동들이 배치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 정자가 있었다. 이 정자에서는 항상 아주머니들이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동화를 읽는 모임이 시작되었고, 그 소문이 이 정자를 중심으로 아주머니들 사이에 퍼지자, 이에 관심이 있는 아주머니들이 계속해서 모임에 결합하게 되었다. 그래서 13명 정도의 아주머니들이 모여 모임을 지속하였다. 이렇게 모임이 시작된 시기가 2003년 10월쯤이었다.

함께 책을 읽는 주부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아이들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2004년 5월쯤 인천의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에서 하천생태학교를 열었다. 이에 단비가 다른 회원들에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이런 곳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고 설득하였다. 물론, 설득이 자연스럽게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단비는 다른 회원들에게 협박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는데, “생태학교에 가지 않는 회원은 우리 모임에서 뺄겨”라는 농담반 진담 반으로 강하게 참여를 권유하였다. 이에 회원들이 어린 자녀들을 ‘안고 고’ 하면서 하천생태학교에 참여하게 되었다.

12주 동안의 교육은 매우 의미가 있었다. 교육에 참여한 이들끼리도 친해졌고, 아주머니들도 수원천, 원흥이 방죽, 청주 무심천 등을 돌아보며 함께 나들이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학교를 통해 회원들은 아이들 교육과 환경・생태문제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즉, 단순히 자기 아이들에 대한 교육문제로 모인 주부들이 환경의식에 눈을 뜨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모임에 참여한 것은 또 다른 성과도 있었는데, 그것은 같은 동네에 사는 다른 아주머니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분들은 인근에 있는 <기독교사회복지관>을 통해 하천생태학교에 참여하고 있었다. 기독교사회복지관에서는 사회복지사 한 분이 하천모니터링 팀을 꾸리기 위해 몇 분을 조직하였고, 이 분들이 이 학교에 참여한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회원들은 하천생태학교가 끝난 후 헤어지지 말고 책도 같이 읽고 주변에서부터 환경실천을 해보자는 결의를 하며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결성하였다. 이 때가 2004년 7월이다. 아이들 독서모임부터 시작해서 약 1년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회원들은 온라인상에 까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또한 회원들은 한 달 회비를 3,000원씩 내기로 하였는데, 이는 모임 때 간식 등을 사거나, 송년모임, 가족 나들이를 가는 데에 주로 사용하였다. 이를 위해 총무를 두어 회비를 관리하였다.

모임은 2주에 한 번씩 열렸다. 주로 하는 일은 책 읽고 수다 떠는 것이다. 그러다가 하천학교를 통해 배운 것을 뭔가 실천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인근에 있는 공촌천이라는 하천 모니터링이다. 1-2주에 1회 정도 모니터링을 진행했는데, 모니터링을 하면서 한 동네에 사는 생태활동가와도 연결이 되고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이 모니터링 사업은 거의 1년 정도를 유지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 <굴포천 살리기 시민 모임>에서 공촌천 생태지도를 만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모임의 내용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초기 활동은 크게 정기모임, 어린이사업과 회원사업 등으로 이루어졌다. 정기모임에서는 환경, 교육, 역사 등 관련 책을 읽고, 식품안전, 어린이와 책,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과 관련한 강의도 함께 듣는 등으로 진행하였다. 어린이 사업으로, 아이들에게 놀이를 찾아주자는 취지로 동네 놀이터에서 전래놀이마당을 열기도 하고, 황토염색이나 좋은 책 전시를 부정기적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매년 겨울방학이면 유치부, 초등부(저학년, 고학년)로 나누어서 독서교실 또는 생태 환경교실을 3일 동안 진행하였는데, 각 교실에는 22~28명 정도의 아이들이 참여하였다. 전체적으로는 70여명의 지역 아이들이 참여한 셈이다.

2005년에서 2006년에는 회원이 먼저 주도적으로 제안해서 한 달에 한 번 동네 하천인 공촌천 생태기행을 했고, 강화도 오리입식, 덕포진 교육박물관 나들이, 문화공연관람, 강화도 엠티 등에 아빠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회원들의 친목도 돈독해졌다. 그러나 2006년에는 모임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그나마 월1회로 연장된 정기모임 외에는 별다른 활동들이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2007년 정기모임을 다시 월 2회로 늘리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월 2회의 모임 중 1회는 독서토론, 1회는 친환경 수세미, 대안 생리대, 천연비누 등을 만들며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모임으로 운영했다. 그리고 2007년 10월부터 이웃과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마당과 같이 지역사회에 자신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다른 주민들의 참여를 조직하는 사업도 비교적 정기적인 활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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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초록’을 ‘상상’하는 아줌마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과 같이 한 사람을 인터뷰하여 한 조직을 소개/분석하는 글들은 자칫 한 조직의 성공과 실패의 과정과 원인을 한 두사람의 활동가에게 귀착시키는 듯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곤 한다. 그런 점에서 이 글 역시 그와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실상, <초록상상>의 오늘이 장이정수 국장 개인의 능력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아래의 본문이 그러한 느낌을 강하게 갖도록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 글이 지니는 한계일 수 있겠다. 즉, 이 글은 <초록상상>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조사/분석했다기보다는, 장이정수라는 사람을 통해, <초록상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읽어주시길...

 

만남


얼마 전 <초록상상>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장이정수씨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새로운 운영위원으로 추천되었다. 그래서 직접 전화를 걸어 이러한 추천이 있었으니 승낙해 달라는 청을 하였다. 솔직히 <초록상상> 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본 것 같았지만 ‘장이정수’라는 이름은 낯설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청을 하였다. 그와 더불어 “우리 운영위원회는 단순히 의결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기능까지 합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냥 이름만 빌려달라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반응은 간단했다. “제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음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으니 참여해야 겠지요”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안다고 했다. 이럴 때 제일 난감하다. 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전화를 하기 전에 초록상상 홈페이지를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봤다. 그런데, 홈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고 달랑 네이버에 까페 하나를 개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 올라와 있는 초록상상 회원들의 글들을 읽고 있자니, 그 정감어린 마음들이 느껴졌고 덩달아 내 마음에도 훈훈한 바람이 느껴졌다. 사실, 나는 지역의 풀뿌리조직 중에서 특별히 편애하는 형태가 있는데, 그것은 <초록상상>과 같은 형태의 자발적 아줌마 모임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장이정수 국장과 전화통화를 한 이후 우연찮게 풀뿌리운동을 하는 활동가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 이름을 자주 듣게 되었다. 이상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었다. 그것은 내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풀뿌리운동을 하는 사람들이고, 또 사람들과 자주 하는 이야기의 주제 역시 풀뿌리운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전에도 이 이름을 자주 들었겠지만, 구체적으로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았다가, 우리 운영위원으로 영입되면서 그 이름이 각인되어 새삼스럽게 그 이름이 자주 거론되었다고 느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꼭 한번 <초록상상>을 방문하고 싶었고, 거기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 소상히 듣고 싶었다. 그래서 약속을 잡고 머나먼(?) 중랑구 상봉동까지 장이정수 국장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사무실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장이정수 국장이 이메일로 알려준 대로 길을 걸으니 눈 앞에 커다랗게 <초록상상>이라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사무실은 그리 넓지 않았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조그만 원룸에 들어선 듯했다. 하지만, 사무실 군데군데에 <초록상상>에 참여하시는 동네 아줌마들과 그 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흔적들이 진하게 남아있었고, 그 흔적들이 무척 정겨웠다. 특히, 환히 웃으며 편하게 맞이해주는 장이정수 국장(이하부터는 ‘장이 국장’으로 표기)의 매력이 처음 방문했음에도 매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장이 국장의 개인 이력 - 중랑구에 흘러들기까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장이 국장의 에너지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금방 지치게 되고, 그러면 금방 나가자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누누이 확인했던 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이 국장에게서는 아직 그러한 피로감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의 성격이 매우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장이 국장에 대해 “네가 이야기 하면 심각한 것도 희화화 된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내가 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무척 낙천적인 것 같다.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민하게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는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물론, 그럼에도 이러한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겠는가...) 그리고 자신은 자녀들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는 대신 그 돈으로 1년에 두 번 자녀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온다고 한다. 실행을 못해서 그렇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휴식 방법이다.

그런데 이 아줌마가 어떻게 지금 이 곳까지 흘러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었다. 듣다보니 나름대로는 열혈 사회운동가의 길을 걸어왔다. 학생운동의 과정도 거치고 공장에 위장취업(?) 준비도 했고, 실제 공장에서 일을 하기도 하다가 함께 공장취업을 준비했던 선배와 만나 결혼을 했다고 한다. ‘운동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고 했던가... 결혼을 하면서 한 10년 정도 전업주부로 살았고, 선배의 권유로 <여성환경연대>에 취직(?)해 시민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때가 2001년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생태적 관점과 여성주의적 관점을 통합하기 위해 여성환경운동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로 출범하였다. 그러던 중 사무국이 확대되면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활동이 저조하게 되는 아주 일반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이에 <여성환경연대> 내부에서는 조직전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가 스스로를 대중조직으로 전환해 보자는 것이었다. 즉, 기존에는 주로 활동가들이 결합한 형태였으나, 이제는 일반 여성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조직으로 전환하고자 한 것이었다.

장이 국장의 경우에는 <여성환경연대>에서 주로 생태안내자 교육을 담당하였는데, 주 대상자들은 기존의 지역조직 회원들이었다. 그 후 풀뿌리 담당을 맡았고, 마침 대중조직으로의 전환을 결정한 <여성환경연대>의 방향과 맞물려 직접 지역에서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한 일환으로 2회 생태안내자 교육부터는 일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지역의 다른 조직들과 연대하여 마을만들기 사업을 실천하기도 하였다. 강동구에서는 <서울 한 살림 강동지부>, 도봉구에서는 도봉지역의 시민단체들과, 그리고 영등포에서는 의료생협과 연대하여 사업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강동구와 도봉구에서의 사업은 현지에 있는 시민단체들이 사업의 주체로 참여했으므로, <여성환경연대> 차원의 지역모임이 될 수는 없었다. 대신 영등포구에서의 사업은 나름대로 소모임(유쾌한 여자들의 모임)이 구성되어 <여성환경연대>와 관계를 맺고 모임이 운영되었다.

이 사업을 하면서 장이 국장은 하나라도 제대로 된 지역주민조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소모임 자체가 갖는 한계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중앙의 사무실에 앉아서 지역주민들의 모임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장이 국장의 집은 중랑구에 있다. 당연히 중랑구가 장이 국장이 선택한 지역이 되었다.




아줌마들의 모임, 시작되다


장이 국장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강좌사업이었다. 지역조사결과 당시 도서관이 하나 밖에 없었다. 이에 서울 한살림 중랑 지부장과 동화읽는 어른모임의 대표에게 지역여성들을 위한 교육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여 함께 일을 벌이기로 하였다. 그리고 일단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주로 유명한 강사들을 초청하여 도서관에서 강좌를 실시하였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아이, 마을에서 행복한 아이’라는 주제로 진행하였고,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약 100여명의 주민들이 이 강좌에 참석하였다. 이에 한살림과 장이 국장은 후속모임으로 이들을 조직하기로 하고 각자 역할분담을 하였다. 한살림에서는 교과모임에 관심이 있는 참여자들을 조직하여 그 모임을 지속하기로 하였고, 장이 국장은 생태(生態) 모임에 관심이 있는 참여자들을 조직하였다. 그 결과 교과모임에는 50여명이 참여하였고, 생태모임에는 20여명이 참여하였다.

2005년의 이 강좌를 통해 조직된 생태모임 구성원들이 현재 <초록상상>의 모태가 되었다. 이 소모임은 2006년도부터 시작되어 근 1년 간 주1회 모임을 갖았다. 한 달 중 한 번은 책읽기, 한 번은 봉화산 산책하기, 한 번은 대안생활용품 만들어 보기 등으로 진행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임이 잘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세 명이 올 때도 있고, 두 명 또는 한 명이 올 때도 있었다. 당연히 힘이 빠질 만도 하지만, 이 씩씩한 아줌마(장이 국장)는 그렇게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주부들의 소모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운동 경험 속에서 이 정도는 어려움이라 볼 수도 없다고 받아들였다.

이는 장이 국장의 낙천적인 성격에 힘입은 바도 크겠지만, 무엇보다도 주부들의 특성과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개 활동가들은 사람들이 잘 안 모이는 것에 대해 ‘책임감이 없다’는 등으로 참여대상자들의 탓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주부들과 일을 하다보면, 아이를 봐주거나 그 때문에 쉬어야 할 때가 있고, 부부간의 갈등으로 한 동안 활동을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용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모임이 잘 되는 것이 좋겠지만,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그 개인의 사정 등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장이 국장은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과 즐겁게 지내는 것이 자신에게도 즐겁다고 한다.

실제, <초록상상>의 멤버 중 한 사람이 암에 걸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의 심정은 “가뜩이나 참여하는 사람도 적은데, 그나마 암까지 걸려...”하는 원망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암과 관련된 책을 선물하고, 회원들과 병문안도 가고, 퇴원했을 때에는 축하 파티도 해주었다고 한다. 또 한 사례를 들자면, 회원 중의 한 분이 돈을 벌기 위해 ○○카드 외판을 하게 되었다. 이럴 때는 그 사람이 모임에 나와 카드 가입을 권유하면 모임의 분위기가 착 가라앉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장이 국장은 매우 자연스럽게 용인하였다고 한다. 자신이 먼저 카드 신청서에 서명을 하면서,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카드 하나 더 만들어!”를 외치면서 카드 영업을 하는 참여자에게도 “돈 잘 벌면 회비 많이 내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상황을 참여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했다. 그리고 그런 사회생활도 이 분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핵심적으로 활동하던 회원 한 명이 전화홍보하는 곳에 취직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다. 장이 국장에게는 직접 이야기하기가 미안해서 그런 듯했다. 회사에 나가기 시작하니 이 분 역시 당연히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게다가 핵심적 회원이었으니, 장이 국장의 속이 편할 리가 없을 터였다. 하지만 장이 국장은 거금(?)을 들여 2만원짜리 케익을 사서 보냈다고 한다. 보내면서 “이건 뇌물이라고 전해줘”라고 하니까, 전화가 와서 고맙다고 하며 회원들 식사에 초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 못하지만 필요할 때 함께 하겠다고 했단다.

사실, 지역에서는 한 번 발을 빼면 길거리에서도 다시 마주치기가 편치 않다. 하지만, 장이 국장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비록 지금은 같이 활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주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여성의 관점에서, 그 사람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그 사람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조그만 동네의 조그만 조직의 잣대로 우리와 우리가 아닌 것으로 구분하는 것은 동네 안에서 여성들을 더욱 몰아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며, 이래서는 여성들과 함께 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한 편, 한살림에서 책임졌던 교과모임도 마찬가지로 악천고투하고 있었다. 한 1년 간의 교과모임이 끝난 후 한살림에서는 더 이상 이 모임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참여자들 중 몇 명이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 하였다. 이에 장이 국장은 자신들이 마련한 사무실 공간을 이들에게 제공하며, 모임장소로 활용하도록 제안하였다.

<초록상상>이 사무실을 마련한 것은 2007년도 3월 경이었다. 사무실을 마련하고자 결심하게 된 배경은 소모임의 한계인 임의성을 보다 공식적으로 것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소모임만으로 유지하다 보면, 서로 의가 상하거나 참여자가 취직을 하는 등의 변화가 생기는 사적인 문제가 소모임 자체의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하곤 한다. 또한 소모임 그 자체만으로는 마치 폐쇄적인 계모임과 같아,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힘들기도 하다. 이에 장이 국장은 2006년 연말부터 참여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사무실을 마련하자고 설득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 다른 참여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회의적이었다. 사람들의 첫 번째 걱정은 그 운영비를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이 국장의 설명은 명쾌했다. 우리가 만드는 천연생활용품을 팔아서 돈을 벌 수도 있고, 그것이 안 되면 자신의 사비라도 털어서 운영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집요한 설득에 핵심적인 참여자들이 동의를 하게 되었다. 현재의 사무실은 보증금 1,000만원에 매달 50만원의 월세를 내는 곳이다. 이 중 500만원의 보증금은 <여성환경연대>에서 빌려오고, 나머지 500만원은 10사람의 핵심 회원들이 50만원씩 출자하여 충당하였다. 물론, 그냥 출자를 받은게 아니라, 우리가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 갚아주겠다는 약속을 하였다.(물론, 믿거나 말거나~)  그 이후 <여성환경연대>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초록상상>으로 가져오고,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회원이 늘어나, 월세를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



<초록상상>이 현재 하고 있는 일


초록상상은 모임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다. 전체 회원은 80여명 정도 되는데, 이 수가 모두 후원회원이 아닌 활동회원이라고 한다면 지역사회에서는 매우 큰 조직이라 볼 수 있다. <초록상상> 활동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6개의 팀 또는 모임이다. 6개의 팀은 각각 독특한 일상활동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생태팀과 건강팀, 문화팀, 청소년팀, 역사공부모임, 직장인 모임이 그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팀과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즉, 주부들의 처지와 욕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 주제에 따른 모임을 할 경우에는 선택의 제한으로 인해 참여도 제한된다는 것이 장이 국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장이 국장은 “힘닿는 대로” 다양한 모임을 꾸리고 운영하고자 한다.

먼저, 생태팀은 생태안내자 교육과 공부를 해서 한 달에 2회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 건강팀은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 등을 만드는 연습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활동을 한다. 문화팀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철학공부를 한다. 청소년팀은 청소년 문제에 관심 있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주로 청소년 문제에 대한 공부를 하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주재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역사공부모임은 여성강좌 후 한살림을 중심으로 조직된 후속모임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모임을 유지・발전시켜 온 것으로, 방학 때 이외에는 주 1회 이웃의 역사전공자를 모시고 역사공부를 한다. 그 동안 한국사와 동아시아사를 공부했고, 올해는 일본사를 공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장인 모임이 있는데, 참여자들은 대부분 지역내 복지기관의 복지사들이다. 이 모임에서는 지역사회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다.

이 중 역사공부모임은 처음에 장소만 사용하도록 권했을 뿐 <초록상상> 내부의 모임은 아니었다. 장이 국장의 활동 스타일상 이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싶은 욕구가 컸을 것이나, 먼저 그러한 제안을 하거나 권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초록상상>의 사무실에서 자체적으로 모임을 진행하면서 현재는 모든 참여자가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그로 인해 이제는 <초록상상> 회원들의 모임으로 자리잡았다.

직장인 모임의 경우, 그 참여자가 주로 중랑구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들을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통해서이다. 중랑구의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CI(Community impact)사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이 지역에서 유일한 시민단체로 인정받는 <초록상상>도 이에 참여하면서 참여한 복지사들에게 적극적으로 회원가입을 권유하였다. 이들의 경우 지역사회의 유일한 시민사회운동단체에 대한 호감을 보였고, 이에 20명이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그 외에도 지역의 환경교육 전문단체로서 다양한 환경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중랑지역이 교육복지우선투자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초록상상>의 활발한 환경교육 활동의 계기가 되었다. 지역 내에서 환경교육을 담당할 단체가 <초록상상>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외적 조건만이 활발한 환경교육 활동의 요인이라 볼 수 없다. <초록상상>에서도 주어진 기회에 대해 매우 헌신적인 응답을 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이 국장의 표현에 의하면, “작년 1년간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했다” 예를 들면, 학교나 청소년 수련관에서의 요청에 대해 강사료 이상의 재료와 준비를 해서 성실히 교육을 함으로써, 주최 측으로부터 감사의 마음과 신뢰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각 팀들은 자체모임과 외부활동을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초록상상>의 주체라 할 수 있다. 모임에서는 각자 공부와 실습 등을 하고, 그 내용을 외부활동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올 해에는 또 하나의 모임이 새로 생길 것 같다. 그것은 의정 모니터링 모임이다. 중랑구에 있는 <중랑신문사>가 작년에 주부기자단을 모아서 중랑구 의회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신문사 역량으로는 운영이 힘들지만 작년 한 해 동안 회기 중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러나 신문사에서 계속 의정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편집장이 <초록상상>에서 함께 운영해주기를 부탁하였다. 그래서 장이 국장이 이 모니터링 모임에 참여하며 또 하나의 모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내년에 <의정지기단> 등의 이름으로 독립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운영과 사무국장의 역할


각 모임에는 팀장이 있다. 자체 모임은 1주에 1회 하고 있으며, 그 팀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한다. 예를 들면, 생태팀의 경우 한 달에 1회 어린이 교육을 했고 올 해에는 2회 하기로 하였다.

팀은 팀장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전체적인 연락체계는, 상근자인 사무국장이 팀장에게 연락하면, 팀장이 팀원에게 연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정기적 모임은 <초록상상>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므로, 사무국장은 전체 팀과 모임의 진행을 잘 파악하고 있는 편이다.

월1회 각 팀 및 모임의 팀장들이 모여서 운영위원회를 개최한다. 실질적인 최고의사결정기관이다.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특별히 어떤 안건을 결정하는 것보다, 팀 간의 긴밀한 소통을 더욱 중요시 한다. 만약, 참여자들이 자신들이 참여하는 모임에 대해서만 잘 알고 관심을 기울이면, 참여자들이 전체의 한 부분으로서만 자신을 인식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지역사회운동의 전반적 흐름에 동참한다는 인식을 갖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그러다보면, 상근자 중심의 운영과 운동이 될 수밖에 없다. 장이 국장은 그러한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운영위원회에서 가능한 <초록상상>의 정보들이 상호 활발히 교류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이런 목적으로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에 팀장이 아닌 일반 회원들의 참여도 자유로운 편이고, 무엇보다도 이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팀장이나 사무국장이 운영위원회에 나오다가 회원을 만나면 손을 잡고 운영위원회에 같이 오는 식이다.

어떤 경우에는 한 팀의 팀원들이 모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운영위원회가 딱딱한 형식을 갖고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부들의 유쾌한 수다와 함께 서로의 생각과 활동을 나누는 즐거운 만남의 장이 바로 운영위원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회원들에게는 자신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차원의 소모임 참여를 넘어 <초록상상>과 지역사회를 인지하는 매우 중요한 만남의 자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초록상상>은 사무국장 1인 상근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장이 국장은 아주 바쁘다. 혼자서 단체 운영에 필요한 사무국 업무를 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개인적으로 거의 모든 소모임에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모임이 사무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정식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기에, 사무국장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모든 팀의 팀원으로서의 역할도 그 안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무국장의 업무 중에는 각 팀의 사업에 필요한 강사 및 장소 섭외 등의 실무적인 일도 수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 해 장이 국장은 역사모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생태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담당자를 두었다. 일반 주부들의 경우 시간적 제한으로 인해 수많은 생태교육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장이 국장에게 주어지는 교육의 하중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상근자와 일반 참여자 사이의 갈등


풀뿌리운동도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활동이다보니, 참여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초록상상>이라는 이름으로 체계를 잡고 모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한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상근자인 장이 국장의 소탈・화끈한 성격이 이러한 갈등관계가 심각하게 발전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작용을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상근자와 일반 회원들과의 관계는 이와는 다르다. 특히, 상근자가 갈등의 한 주체가 되면, 장이 국장의 소탈・화끈한 성격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상근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일반 회원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 참여를 배려한다고 해도 자신이 활동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다른 참여자들이 자원봉사인데 반해 상근자는 많든 적든 간에 활동비를 지급받고 있으니, 이 또한 갈등의 소지가 되기 쉽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근자와 일반 회원 간의 갈등이 불거진 적은 없다고 한다. 이는 정식 상근체계 등이 마련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보다는 상호간 적절한 처신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 한 예로, 장이 국장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풀뿌리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월급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결심한 것 중의 하나는 상근자로서 월급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만약 내가 상근자로 월급을 받으며 활동하고 다른 회원들은 자원봉사자로 일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모든 일을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할거 아니겠어요? 만약 상근자와 비상근자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사실, 비상근자 중에도 핵심적 회원들은 일주일에 3-4일 정도 일을 해요. 나는 그러한 구분, 즉 상근자와 비상근자의 구분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초록상상>에서도 유급 상근자 쓰자고 이야기가 나오기도 해요. 하지만, 그러면 그 때부터 사무실 일은 상근자가 도맡아 해야 해요. 그러다가 참여자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요? 그러면 일을 함께 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마주치는 것도 괴로울 거예요. 그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젊은 사람을 공채할 수도 있지만, 글쎄요... 아줌마들하고 잘 어울리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나는 상근자 중심의 운동은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오히려 팀장들이 일을 많이 하니 10만원씩 나누어 줄까? 하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그렇다고 장이 국장이 아무런 활동비도 없이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장이 국장은 매달 60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하지만 이 돈은 <초록상상>이 아니라 <여성환경연대>를 통해 받는다. 그리고 회원들은 장이 국장이 그 활동에 비해 받는 돈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과 관계들로 인해 아직은 상근자와 비상근자와의 갈등이 크게 불거진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리 장이 국장이 <여성환경연대>의 지역총괄 책임자로서 활동비를 받는다고 하나, <초록상상>의 입장에서는 외부 또는 상급 조직으로부터 활동비를 받는 것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참여자들의 변화와 역량강화(임파워먼트)


아무리 활동을 잘하고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받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활동이 구체적인 참여자 개인의 변화와 역량강화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조직적 기반의 허약함을 극복할 수 없다. 즉,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이는 여러 사회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다. 그런 점에서 참여자들의 역량이 강화되는 변화는 풀뿌리운동의 과정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역량이 개개인별로 파편화된 방향으로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모이고 발휘되는 과정이 진정한 역량강화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초록상상>에서도 그 동안의 여러 사업을 통해 현재 회장으로 활동하시는 분을 비롯하여 몇몇 핵심적인 회원들이 생겨났다. 그 과정에 장이 국장은 공적인 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 그리고 함께 하는 일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교육에도 열심히 신경을 썼으며, 사람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일 등을 하였다. 이러한 개인적인 접촉 이외에도 참여자들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작년의 경우에는 매달 1회씩 여성리더십 특강을 진행했다. 이 특강에서는 단순히 강의를 듣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여성조직들을 방문하는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 이러한 탐방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에게 효과가 아주 좋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깨달은 점은,  “중산층 전업주부들을 밖에 나오도록 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참여를 통해 자녀들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체득하게 해주고 그와 비슷한 조건의 주부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을 탐방을 다님으로써 이를 입증해 주니, 참여자들의 참여와 지도력이 성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상호 신뢰관계도 형성할 수 있었다”  개인의 리더십이 집단화 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장이 국장도 일상적으로 운영위원회의 등을 통해 <여성환경연대>나 ‘공정무역’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많이 했다.

장이 국장은 기본적으로 전업주부들이 이기적이라는 데에 대해,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세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시민사회가 어떤지 알면 알수록 주부들은 참여의 의지를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활동가들은 그러한 변화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실상, 전업주부들의 경우에는,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울증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장이 국장의 경우에는 10여년 간의 전업주부 생활을 통해 이들의 처지와 심정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한 일체감이 다른 참여자들의 공감을 만들어 내고, 이들의 참여와 변화를 조직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장이 국장은 이러한 변화의 사례로 작년 연말 모임에서 참여자들이 했던 이야기들을 소개하였다. 그것은 많은 참여자들이 ‘내가 <초록상상>에 참여하면서 이 지역에 사는 게 너무나 행복해 졌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 배우는게 많다’는 이야기들이었다.



행정과의 관계


장이 국장을 방문하기 전 <초록상상> 까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바는 행정과의 관계가 상당히 원만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장이 국장이 처음 지역에서 주민모임을 조직하는 데에 있어 주로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소개한 3개 지역의 마을만들기 사업에 있어 시민단체의 기반이 취약한 영등포 지역에서도 처음에는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주민들을 만났었다. 즉, 해당 주민자치센터에 찾아가서 우리가 프로그램과 강사, 그에 필요한 재정을 모두 부담하겠으니, 장소만 빌려달라는 식으로 접근을 했다.

현재의 활동근거지인 중랑지역에 와서도 장이 국장은 주민자치센터를 주목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활동근거로 활용하였다. 장이 국장 생각에는 시민단체가 사무실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공간을 넓히기보다 필요한 공간을 찾아서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여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과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가능하며, 가능하면 모든 주민자치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주민자치센터의 욕구와도 일치한다.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빈곤으로 항상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이 국장은 먼저 지역 여성들에게 여성・환경강좌의 내용으로 어떤 것이 좋은 지 설문조사를 하였다. 이 근거를 갖고 주민자치센터 담당자에게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물론, 그래도 이러한 개입을 귀찮아하는 담당자도 있지만, 반가워하는 담당자도 물론 만날 수 있다. 장이 국장은 이 중 2개 동 주민자치센터를 선정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주민자치센터 담당자와 겪게 되는 예민한(?) 문제는 그 프로그램의 주체를 어떻게 표기하느냐이다. 담당자들은 조심스럽게 자기네 주민자치위원회를 앞에 두면 안 되겠느냐는 의사를 타진해 왔고, 장이 국장은 우리 이름을 빼도 된다고 응수하였다. 그 이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장소를 빌려주고, 모임 때 담당자가 커피를 타다 주는 등으로 매우 협조적인 관계로 바뀌었다. 그리고 주민자치센터에서 강좌를 진행하면서, <초록상상> 홍보를 하여 회원들도 하나 둘 생기고 또한 후속모임을 제안하고 조직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 외에도 면목1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상봉1동에서는 외부의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옥상녹화와 교육강좌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즉, 처음 주민자치센터에 접근할 때는 담당 실무자 일을 도와준다는 자세로 접근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했다. 일단 조사를 통해 지역여성들이 참여하고 싶은 교육내용을 추출할 수 있었고, 거기에 교육에 대한 적극적 홍보도 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담당 공무원들에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실례로, 최초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중랑구청 여성정책과에도 가져다주었다. 그 이후 중랑구의 여성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초록상상>은 항상 초대되었다.

“저는 공무원들도 잠재적 회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저희를 최초의 지역 시민단체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성정책과에서 파악한 여성단체가 스무개 가량 있고, 공무원들도 나름대로는 주민들을 위해 일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고 봐요. 따라서 그에 필요한 일을 제시하고, 또 그에 필요한 일을 해주겠다고 하면 그 쪽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죠.” 그렇지만, 이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도 나름대로 성의를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처음에는 모든 주민자치센터에 팩스를 보냈어요.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구요. 담당자들도 나름대로 팩스 공해, 격무 등으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직접 전화를 걸어 필요한 프로그램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니 고맙다면서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반응을 보이는 곳이 생겼어요.”

결국, 행정과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일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가장 큰 요인은, <초록상상>이 행정에 무엇을 요구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이 아니라, 행정이 아쉬워하는 부분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행정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결국, 주체적 역량에 의해 행정을 견인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파악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전망


“중랑구는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꼴찌에서 2등이고, 사람들도 집값이 싸서 이사 오지만 돈을 좀 벌면 노원구 등으로 이사 가려고 하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지역에서 여성들이 조금만 노력을 하면 건강한 교육도 시킬 수 있고, 그래서 이 지역에서 사는 것을 좋아하도록 만들고 싶다.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이 지역의 2-3세대를 키워내고 싶다. 그래서 청소년팀도 꾸리고 그랬다.”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역을 만드는 데에 <초록상상>이 일정 정도 기여를 하고자 하는 것이 장이 국장이 밝힌 앞으로의 전망이다. 장 국장과 함께 하는 아줌마 회원들에게 있어, 행복한 삶이란 아이들을 잘 키우는 재미있는 동네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장이 국장은 이를 위해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대안적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인재들을 키워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핵심 활동가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여성들이 세력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회원들 중에 구의원도 배출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일이라 여기고 있다.

둘째는 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주부들의 경우, 우리 가정을 파괴하지 않고 아이들 잘 돌보며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즉, 지역사회의 교사가 되거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참여자들을 강사로 참여시키려고 하고 있고 성미산에서와 같은 유기농 반찬가게를 만들어 주부들에게 부업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셋째는 다양한 여성모임과 조직을 인큐베이팅 하는 것이다. 올 해부터 참여하기 시작한 의정 모니터링단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부들이 유기농 반찬가게와 같은 대안적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사점


① 자원의 발굴과 활용

<초록상상>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지역에 이같은 대중조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잘 활용한 것이 큰 기여를 하였다. 초기에 아무런 기반도 없는 중랑지역에서 장이 국장이 <한살림>과 <동화읽는 어른모임>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것이나, 주민자치센터라는 공간을 활용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라 볼 수 있겠다.


② 욕구와 명분의 결합

장이 국장은 <여성환경연대> 활동을 통해 여성과 환경을 결합시킨 에코 페미니즘(Eco-Feminism)의 세례를 받은 활동가이다. 따라서 여성문제와 환경문제를 통해 지역주민을 만나려는 의도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명분만으로는 주민들을 만나는 데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초록상상>은 이 둘을 절묘하게 결합시킴으로써 오늘 날의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 활동의 시작은 주민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이는 설문조사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지만, 그 조사방법의 객관성과 적합성에 대한 시비를 가리는 것은 불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여성과 환경이라는 주제를 주민들에게 쉽게, 그리고 주민들의 욕구를 통해 녹여내려는 노력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③ 수혜형 참여가 아닌 제공형 참여

<초록상상>의 일상활동은 각 팀과 모임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 모임이 단순한 소모임의 형태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팀과 모임은 모임 구성원들만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향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생태팀은 자신들이 공부한 내용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생태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건강팀은 자신들이 배운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전달해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직장인 모임 외에는 모든 팀의 공통적 활동내용으로 잡혀있다. 직장인 모임의 경우에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복지사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소모임과 차별성이 있다. 즉, 각 팀의 활동내용은 참여자들이 그 모임을 통해 특정한 내용을 공급받는 대상자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른 누군가에게 뭔가를 공급해 주는 활동내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참여자들로 하여금 지역사회 활동의 재미를 ‘맛’ 보게 할 뿐 아니라, 참여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참여자들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


④ 대안과 성실함을 통한 행정과의 관계설정

시민사회단체는 일반적으로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집단으로 인식되어지곤 한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이러한 인식은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행정의 입장에서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에 망설이곤 한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로 그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나 주민자치위원회 참여, 각종 위원회 참여 등을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방식은 썩 좋은 성과들을 내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초록상상>의 접근법은 달랐다. 대안적 프로그램, 매우 구체화된 대안적 프로그램과 그 실행력을 갖고 행정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조그만 역할이라 하더라도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으로 다가섬으로써 행정과의 관계를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성공적인 지역사회 여성조직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내용이 지역사회 활동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단지 행정과의 긴밀한 관계를 설정하였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활동 자체가 지역주민조직화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⑤ 상급단체와 지부조직의 관계가 미치는 영향

개인적으로, 상급단체의 지부 형태로 존재하는 지역 풀뿌리조직이 지역사회 내에서 성공을 거두는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비록 드물기는 하지만, 몇 개의 풀뿌리운동 조직들에서는 그러한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관계가 결국 해당 조직이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는 내리는 것을 방해하는 모습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그 차이점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상급조직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지부 격의 조직에 어떠한 식으로 개입하는 지에 따라 갈라진다. 상급조직이 지부조직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거나 아니면 최소한 상급조직에서 설정한 의제를 지부조직에 강요하지 않는 경우는 성공한 사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상급조직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의제를 지역사회에 내려 보내는 경우에는 지역사회의 지부조직이 건강한 풀뿌리운동 조직으로 정착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되곤 한다.

<초록상상>은 <여성환경연대>의 지부조직이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그 활동의 핵심인 장이 국장은 <여성환경연대>에서 중랑구에 파견한 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러한 정체성 자체가 그리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장이 국장이 <여성환경연대> 내에서도 여러 활동의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초록상상>의 풀뿌리적 발전에 있어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장이 국장은 작년에도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한 운영위원으로부터 운영위원으로 추천하고자 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 때는 거절을 했단다. 그 이유가 인상 깊어, 그 이유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끝마치고자 한다.


“내가 작년에 이음에 결합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부한 것은, 일단 남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에요.(하하) 두 번째는 모든 네트워크들이, 사무국 사람들이 사무실 있는 시간을 줄여서 생활인을 만나야 하는데, 연차가 높아질수록 회의가 많아지고 자기들끼리의 만남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신들이 의식 못하겠지만,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것이죠. 그러면 위로가 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만남들 속에서 삶의 희망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저는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음에 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끼리 만나는 것보다는 생활인을 더 많이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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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환경운동연합에서 가져온 칼럼입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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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과 지구온난화

뱃살보며 지구 미래 고민을

  등록일: 2008-02-11 16:33:26   조회: 338  

언제부터인가 목욕탕에 가면 내 또래 아저씨들의 배를 유심히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작게는 임신 5개월에서 크게는 만삭에 이르기까지 다들 뱃속에 애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나도 그냥 내 또래의 정상적인 아저씨라는 것을 확인하는 셈이다. 뱃살을 흔히 나잇살이라고도 한다. 나이가 먹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의 하나이니 받아들여야지 저항한들 무슨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모 의과대학 교수가 쓴 ‘누구나 10㎏ 뺄 수 있다’는 다이어트 서적을 우연히 접한 뒤 나의 희망 섞인 믿음은 보기 좋게 깨졌다. 세상에 나잇살이라는 것은 없고 단지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음식(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즉 노화가 아니라 체중관리의 실패일 따름인 것이다. 사실 의학적으로 보면 비만처럼 기전을 이해하기 쉬운 질병도 없다. 섭취한 칼로리와 사용한 칼로리의 차이만큼이 정확하게 지방으로 축적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관절염,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이다.
 
몸에 비축한 석달치 식량
 
정상체중보다 10㎏ 정도 초과하고 있는 내 경우를 예로 들면 몸 안의 지방은 대략 20㎏ 정도 되고 이를 칼로리로 환산하면 18만㎉에 이른다. 대략 석달 정도는 아무것도 안 먹고 버틸 수 있는 양이다. 요즘처럼 손만 뻗으면 먹을 것이 널려 있는 세상에서 석달치 식량을 몸에다 비축하고 다니는 미련한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몸 속에 비축하고 있는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숲을 경작지로 바꿔야 한다. 작물을 경작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그 에너지의 대부분은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서 얻어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가 온실 효과를 일으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서 넓은 경작지와 에너지가 필요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에너지가 쓰인다. 가축의 분비물이나 방귀나 트림을 통해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양이다. 게다가 칠레산 포도, 미국산 소고기와 같이 태평양을 건너 온 농축산물은 운송과정에서 추가로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지구온난화 영향은 우리에게도 현실로 닥치고 있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변화하고 있고 잦은 기상이변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동남아에서나 유행하는 아열대성 전염병이 국내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 해안지대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화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디 숨을 곳도 없다.
결국 나의 뱃살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서 만든 셈이고 그 결과로 내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의 운명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몇 달치 식량들을 뱃속에 축적해 다니는 것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인류는 환경에 맞추어 진화해왔는데 600만년 전에 인류가 처음 나타난 이래 나의 바로 직전 세대까지는 항상 먹을 것이 부족했다. 기름진 음식이 있으면 최대한 많이 먹고 불필요한 활동은 최소화하여 칼로리를 비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가 가장 적합한 유전자였던 것이다.
 
뱃살 보며 지구 미래 고민을
 
따라서 몸이 시키는 대로 해서는 결코 칼로리 중독에서 헤어날 수 없다. 의식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책이 권하는 다이어트 법은 매우 간단하다. 첫날은 하루 종일 금식하고 그 다음부터는 평소의 절반만 먹으라는 것이다. 나처럼 뱃살로 고민하는 분들은 하루쯤 곡기를 끊고 자신의 건강과 지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 이 글은 경향신문 2008년 2월 3일자 [삶터에서]에 게재되었습니다.

      글 : 권호장 교수(단국대 의사예방의학)(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장)
      담당 : 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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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2004년 7월 8일 여성환경연대에 올려져 있는 글입니다.
참고하세요..



소혜순(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자본주의와 세계화와 건강한 먹거리
이제 사람들은 쌀이나 과일을 재배하는 데 농약이 쓰이고, 가공식품에 방부제와 감미료, 색소가 들어가고, 밀가루, 바나나 등 외국의 수입농산물에 갖가지 수확 후 농약((Post-harvest)이 뿌려진다는 사실들을 놀랍기는커녕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있다. 심지어 농약을 치지 않고 생산됐다는 유기농산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사람들은 손쉽게 먹을 것을 구하고, 또 싼 값에 배불리 먹을 수가 있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뭔가가 잘못되기는 한참 잘못되었다. 왜 그런가?

이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상 당연하다. 우리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먹을거리들은 사는 사람들의 의도와는 달리 순전히 돈벌이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쌀이나 사과, 포도, 시금치 또는 라면, 오뎅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을 재배하고, 상품으로 만들 때 먹는 사람들의 건강을 그리 고려하지 않는다. 라면 공장 사장은 절대로 자신의 아이에게 라면을 먹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나 농사꾼이 자신이 먹을 것은 미리 따놓고 약을 뿌린다는 말은 이러한 체제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일 것이다. 교환가치만 가질 뿐 사용가치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이전의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사실 상품이기 이전에 재배한 사람이나 만든 사람에게도 쓸모가 있는 것이었다. 자신이 쓰고 남은 것을 다른 사람의 여유 있는 것과 바꾸는 정도여서 교환가치는 극히 약했다. 자신이 먹고 쓸 것인데 알고 있는 한에서는 어찌 나쁜 짓을 할 수 있는가. 바로 이것이 오늘날 먹을거리에 온갖 나쁜 짓들이 횡행하는 이유이다.

거기에 더해 먹을거리에 있어서도 세계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 먹을거리가 쓰레기로 되고 있는데 한몫을 더한다. 나, 내 가족, 우리 지역 사람,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또 누가 먹게 될 지도 모를 먹거리를 재배, 가공, 유통하면서 더더욱 이것이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의식과 이에 따르는 도덕적 책임감이 생기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자본주의와 세계화에서 최고의 가치는 돈벌이가 되느냐 아니냐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물결에서 먹을거리는 얼마나 오염되어 있을까.

화학농법과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문제
농약의 사용량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번 농약을 치기 시작하면 토양 생태계가 죽어버려 토양 미생물을 통한 양분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점점 더 화학비료에 의존하게 되고, 또 화학비료로만 양분을 주게 되면 식물은 약해져 더욱 병충해에 견디지 못하므로 점점 더 농약을 많이 쓰게 된다. 그러니까 점점 더 영양가는 없고 더 많은 독성물질로 오염된 먹거리를 생산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유전자 조작기술까지 본격적으로 쓰여지고 있다. 전혀 다른 종(種)의 DNA를 합성하여 만들어낸 생물체는 그것이 배태되어 죽을 때까지 자체 내에서 독성이 나오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는 우리가 잘 밝혀내지 못한 독성이 고도로 농축되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렇게 위험한 유전자 조작 기술이 이미 우리 식생활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다. 시판되는 식용유는 대부분 유전자 조작 원료로 만들어진다. 콩을 원료로 한 간장․된장․고추장이 모두 그렇다.  치즈 생산에도 유전자 조작 원료가 사용된다. 옥수수를 원료로 한 스낵 과자, 떡볶이 떡, 당면, 물엿, 전분, 올리고당의 원료인 수입 옥수수 역시 대부분 유전자 조작 기술로 생산된다.

수입 농산물은 이미 잘 알려진 바대로 수확 후 농약처리(post harvest)가 가장 문제다. 포스트는 후(後), 하비스트는 ‘수확’이라는 뜻으로 농사를 다 지어 수확한 후 시장에 나가기 직전, 곧 소비자의 입 속으로 들어갈 농산물에 뿌려지는 것이기에 위험성이 몇 배나 높다. 이 문제는 이제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음에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의 급식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그 소비가 줄어들기는 커녕 매년 높아지고 있어 아이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소, 돼지, 닭은 생명이 아닌 기계
서구에서 시작된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대규모 기업형 목장이 많이 생겨났고, 목축업자들은 단시간 내에 고기를 얻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오늘날의 소, 돼지, 닭들은 생명체가 아니라 계란을 뽑아 내거나 고기를 생산하는 하나의 기계처럼 취급되어진다. 이 과정에서 가축들은 갖가지 질병과 성장에 장해를 받아 고기 자체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사료 자체의 문제인데, 사료에는 보존제, 유화제, 발색제 등 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요즘에는 유전자 조작 콩을 짜서 식용유를 만들고 남은 비지(대두박)가 배합사료의 주원료로 쓰인다. 또한 광우병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각종 상품으로 쓰이고 남은 육류의 부산물이 사료에 쓰여지고 있다.  

둘째는 밀집 사육 환경에서 사육되는 가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자체 내에서 독성이 나와 육질에 축적된다. 또한 이런 사육 방식에서 길러진 가축은 몸이 아주 약하기 때문에 전염병 등에 걸리기 쉬워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살균 소독제를 사육 및 양식 환경에 뿌리고 항생제를 다량으로 투입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빠른 시일 내에 크게 키우기 위해 성장 호르몬을 투입한다. 푸에르토리코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산 닭고기를 먹은 후 생후 7개월 된 아기의 젖가슴이 부풀어오르고 3-6세에 월경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조숙 현상을 보이는 어린이가 2천 명이나 발생한 것이다. 닭고기가 문제였다. 이 아이들이 먹은 미국산 닭고기에는 가금류의 성장촉진제로 사용하고 있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되어 있었던 것이다.

넷째, 계란이나 우유 등에는 가축 자체의 몸에 있는 것 보다 더 고농도의 독성이 들어 있다. 특히 닭과 같은 알을 낳는 동물은 알을 빼앗길 위협을 느껴 그 알 속에 독을 분비하여 이를 방지한다. 달걀을 하루에 하나 이상 먹지 말라는 이야기도 생물독의 위험을 말하는 것이다. 우유도 옛 어른들이 아이 젖 먹일 때는 먹는 것도 조심하고, 마음가짐도 조심하라는 말을 상기한다면 지금의 사육환경에서 나오는 우유가 얼마나 위험스러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부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패류도 위험하다.
수질의 오염으로 인한 오염물질의 농축으로 어패류의 위해성은 육류에 못지 않다. 생활하수, 농축산폐기물, 유독성 물질의 공업 폐수 들으로 오염된 물 속에서 어류와 해조류 등은 24시간 그 물을 빨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횟감으로 많이 쓰이는 양식물고기들은 항생제로 키워진다. 가축과 같이 밀집된 공간에서 양식되어지는 물고기에게서도 생물독성으로 각종 질병이 발생되기 때문에 다량의 항생제를 투여하여 병을 에방한다. 또한 인공먹이인 사료도 첨가물 등의 문제가 있다.

수입되는 굴․패주․연어 등 고급 어패류 생산에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 쓰여지고 있다. 청어․시샤모 등 알이 선호되는 고급 생선에는 알에서 부화되는 모든 생선이 암컷이 되어 알을 배도록 만드는 성(性) 조작 기술이 쓰여진다. 또 어패류 중에서도 고급 식품일수록 복잡하고 자연의 원리를 거스르는 기술이 동원되므로 이 과정에서 어패류의 몸 안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독성이 쌓이게 된다.

가공식품은 첨가물 덩어리이다.
가공과 유통 과정에서는 많은 첨가물이 쓰여지고 있다. 일단 재료는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을 사기 때문에 수입농산물이나 저질의 상품을 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여기에 미각을 자극하고, 시각적으로 맛깔스럽게 위해 각종 첨가물이 쓰인다.

단무지를 예를 들어보자. 일단 가장 중요한 재료인 무도 의심스럽다. 아니 종자까지도 의심해봐야 하는 사건이 일본에서 있었다. 일본에서 97년 집단 식중독 사건이 있었다. 일본은 무 종자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데, 병원성 대장균 ‘O-157’에 감염된 미국산 무 씨앗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단무지의 경우 국산 무로 만들고 있다고는 하나 어떤 종자로 생산한 무인지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제 단무지 포장지에 붙어있는 식품첨가물을 보자. 매실향, 구연산, 비타민C, L-글루타민산나트륨, 빙초산(합성식초), 사카린나트륨(합성감미료), 아황산나트륨이 적혀 있다. 사카린은 동물실험에서 자궁암과 방광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빙초산은 위장장애, 글루타민산나트륨은 많이 먹으면 뇌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아황산나트륨은 표백제의 일종인데, 호흡기점막과 눈을 자극하고, 유전자의 손상, 염색체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혀져 있다. 여기에 제품에 따라 방부제인 솔빈산 또는 솔빈산칼륨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는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고, 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 안주나 심심풀이 간식으로 많이 먹는 건포류도 우리는 그냥 수산물을 말리거나 찢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포장지에 적혀 있는 것만해도 설탕, 식염, 솔빈산칼륨(합성보존료), L-글루타민산나트륨이 필히 들어가 있다.

아이들이 먹는 과자나 사탕을 보자. 설탕 덩어리라 충치에 안 좋다는 것은 이제 문제도 아니다. 100% 모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사탕제품에는 황색 4호, 황색5호, 적색2호, 청색 1호 등의 색소가 사용된다. 색소를 보면 첨가물의 안정성이라는 것이 참 우스운데, 일본에서 1965년에 적색1호, 적색101호가 발암성이라는 이유로 금지되었고, 1966년에는 적색 4, 5호, 오렌지색 1,2호, 황색 1, 2호가 안전성에, 황색 3호에 발암성이 제기되면서 모두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유사한 성분의 색소들이 유해성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간식에 마구잡이로 쓰여지고 있다. 특히 색소는 알러지와 아이들의 과잉행동반응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고생 아이들이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자주 먹는 라면은 어떠한가. 면, 기름, 스프, 용기, 라면의 ‘구성 4요소’는 곧 ‘유해 4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면. 면을 이루고 있는 수입 밀가루에는 재배과정에서는 물론 수송과정에서도 농약이 뿌려진다. 밀가루는 주로 배로 수송하는데 그 기간이 보통 2~4개월 걸린다. 이 기간 때문에 몇 주마다 부화되는 바구미와 다른 유충을 죽이기 위하여 취화에틸렌(EDB), 취화메칠, DDVP(살충제의 일종) 등으로 훈증한다. 그 하얀 밀가루에는 이런 어두운 발암물질이 배어있는 것이다. 그 뒤에도 문제는 이어진다. 면을 쫄깃쫄깃하게 만들기 위해 면류 알칼리제가 첨가되고, 맛있는 색을 내기 위해서 착색제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제 유지를 쓰지 않는다는데 그럼 기름은 괜찮은가. 라면에 흔히 쓰이는 콩기름은 유통과정에서 변질되지 않도록 수소를 첨가하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식용유보다도 포화지방산이 훨씬 많다. 여기에다 아직 그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콩이라는 문제까지 보너스로 얹어진다. 스프는 또 어떤가. 스프에는 맛을 내기 위해 2g의 화학조미료가 들어간다. 세계보건기구가 어른의 하루 조미료 섭취를 3-5g으로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본다면 아이들이 한끼 식사로 먹기에 지나친 양이다. 또한 스프 재료에 들어가는 각종 건조 야채류는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한 것으로 농약오염이나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다.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컵라면 용기는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밖에 모든 가공식품에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또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첨가물이 들어간다. 아무리 식품위생법에 허용된 첨가물이라 할지라도 안심할 수 없다. 식품위생법은 각 첨가물마다 기준치를 정하고 있는데, 이 기준치는 실험동물들을 기준으로 단기간 반응을 관찰하여 정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는 동떨어지는 것인 경우가 많으며, 또한 장기간에 걸쳐 구조적으로 나타나는 위험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또한 식품 한가지만 보면 별 것 아니지만, 우리가 일상 식생활을 통해 여러 가지 첨가물이 들어 있는 것을 한꺼번에 먹게 되면 총량은 엄청나게 많아질 수 있으며 첨가물끼리의 상승작용도 있을 수 있다.

먹을거리가 성격에 미치는 영향
먹거리 강의를 하기 위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학교에 가서 강의를 하다보면 우리가 학교 다닐 때와는 참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실마다 마련되어 있는 컴퓨터와 늘어난 기자재, 시설만 다른 것이 아니라 교실 분위기도 우리때와는 아주 다르다. 선생님에 대한 어려움, 예의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는 워낙 자주 회자되는 얘기라 으레 그러려니 생각하고 있지만 수업중의 산만함, 집중력의 부족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들게한다. 초등학생의 경우야 워낙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고 나이가 어린 것을 감안할 때 수업하는 선생님의 묘미가 많이 요구되어 지는 부분이 있다손 치더라도 중학교 교실도 초등학교 교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어수선함을 볼 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조는 것도 아닌데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는 아이, 질문을 하나 하면 끝도 없이 다른 이야기로 튀어 나가는 아이들을 상대하며 교육의 위기라는 말이 피부로 다가오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이렇게 변화하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세상이 변화하고 컴퓨터라는 시각매체에만 익숙해진 아이들이 애당초 남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핵심을 정리하는 의사소통의 자세에 능숙하지 못함을 인정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이 컴퓨터나 기타 영상매체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보다 차분한 점은 있지만 전체적인 교실 상황을 볼 때 그것만으로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보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환경에 있어서 변화를 가져온 것이 무엇이냐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조사, 연구한 결과 변화된 식생활에 그 열쇠가 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식문화는 쌀과 콩을 주식으로 된장국과 김치, 나물 몇가지로 이루어진 곡채식 식사였다. 고기는 명절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그리고 군것질거리도 고구마, 감자, 옥수수, 곡류로 만든 한과 등 자연식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아이들의 먹을 거리는 어떠한가? 밥을 하루에 세끼 제대로 챙겨먹는 아이들이 드물고 분식이나, 햄버거,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 온갖 식품첨가물로 범벅이 된 군것질거리가 아이들 식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음식들은 영양적으로 부실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성격형성에도 큰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이유도 없이 화를 잘 낼 뿐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의 식생활을 조사해보면 예외없이 인스턴트와 당분, 색소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다량 섭취하고 있다.

탄산음료나 과자, 사탕 등 아이들이 즐겨먹는 먹거리에 다량으로 함유된 당분은 순간적으로 혈당을 올라가게 하지만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갑자기 끌어내리게 된다. 그러면 혈중에 당이 줄어드는 저혈당 상태가 되어 뇌의 조절기능을 잃게 된다. 신경질이 자주 나고 공부도 안되며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불쑥 화가 나기도 하는 현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되면 몸은 혈당을 올리기 위해 부신피질에서 아드레날린을 많이 방출하는 데 이 호르몬은 공격호르몬이라 불리는 호르몬으로 심장을 활발하게 하여 화가 나게 하는 생리학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1965년 미국의 유명한 알러지 전문의 파인골드 박사는 정서가 불안하고 난폭하며 주의 집중이 잘 안되는 아이들은 식품첨가물이 많이 든 음식을 먹어서 그렇다고 밝혀내고 특히 방부제인 살리실산, 착색료, 향료가 인간의 신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결과를 보고하여 충격을 준 일이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교실붕괴와 교내폭력이 시작된 시기가 탄산음료 소비량이 배이상 늘어난 바로 그 시점과 일치하는 것을 나타낸 통계자료가 나와 있다.
스낵류에 기름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쓰여지는 산화방지제,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하기 위해 색을 내게하는 황색4호 등의 합성착색료가 몸안에 들어가 ' 전두엽' 을 손상시켜 의욕을 상실케하고 아이들을 난폭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정보의 통제와 엄청난 양의 광고홍수 속에 우리 아이들의 입맛은 점점 더 유해한 먹거리에 사로잡혀가고 있다.

   우리의 옛것을 고루한 것으로 여기고 서양의 것만을 세련되고 시대에 맞는 것으로 생각하는 무분별한 사대주의적 풍조도 우리의 식생활을 서구화 하고 있는 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이미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채식을 위주로 한 자연식으로 식생활을 전환해가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고유의 식습관을 버리고 오히려 잘못된 서구의 식습관을 따라가고 있으니 우리 청소년들의 건강과 미래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사람은 자신이 먹은 음식에 따라 그 성격과 행동이 변화되어간다.
육식동물은 싸움을 좋아하고 성격이 거친 반면, 초식동물은 순한 성질을 가진 사실에 빗대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을 한다면 정치가 안정될 것이라는 어느 분의 말씀을 우스갯 소리로 흘려 듣기에는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소년원에 수감된 문제학생들에게 인스턴트와 설탕이 많이 든 식품을 제한하고 곡채식위주의 식사를 실행하는 실험을 하여 아이들의 반항, 자학행위, 싸움등이 현저히 줄어든 결과를 발표하였다.

우리 아이들이 왠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그리고 싸움질을 일삼는다면 아이들을 꾸짖기 이전에 아이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 해답은 바로 아이들의 식탁에 놓여져 있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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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여성환경연대에서 가져온 자료입니다.
참고하세요

 

어제(21일) 검찰(서산지청)의 삼성크레인 충돌 오염사고 수사결과는 '수사결과'라기보다는 '삼성중공업의 주장을 받아 쓴 기록' 수준이다. 사고의 핵심 가해자인 삼성중공버의 과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는 거의 체면치레에 그쳤고, 사고의 원인은 자연재해이거나 삼성중공업의 용역을 받은 회사 직원들의 과실 수준으로 정리했다.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수백 억원을 호가하는 삼성1호(크레인바지선)의 풍랑 속 항해가 자본금 5,000만원의 용역회사 직원들이 임의로 판단으로 이루어졌다. 세 척의 삼성 크레인 예인선들이 해양청의 경고 무선을 동시에 받지 못한 것도 우연이고, 항해일지를 조작한 것도 개인적인 실수라고 받아들였다.

 검찰은 삼성중공업이 9일까지 크레인을 거제에 입항시킬 계획에 있었고, 크레인 선단 등의 항해 관행 상 말단 선원들이 항해의 주요사항을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외면했다. 사고 직후 삼성그룹 법률팀과 삼성중공업 책임자들이 사고를 일으킨 삼성크레인에서 대책회의를 한 일이나, 피의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한 것에 대해서도 거론조차 않았다. 철저히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삼성중공업의 책임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처리했다.

 예인선단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책임이 확인되야 가해측의 중과실을 입증하기 용이할텐데, 검찰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작정한 듯이 수사했다. 예인선 선장의 휴대폰에 대해 짧은 시간만 통화기록을 조사했을 뿐, 다른 통신 수단이 있는지와 사고 전후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출항하기 전 특별한 지시가 있었는지도 수사하지 않았고, 삼성중공업 해운부 직원을 불러 조사하는 정도로 얼버무렸다. 허베이 스피리트호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검찰이 중과실 판단 여부가 민사재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발뺌한 것이나, 이번 수사결과를 중간발표라고 하면서 나중에 보충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재판무가 중과실을 판단하는 것은 당연하되 검찰이 이를 입증하기 위한 의무를 저버린 것과 기소 후의 보충수사라는 것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교묘한 언술로 자신들의 무책임을 변명한 것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수사당국(서산지청)의 수사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일뿐만 아니라, 수사의지도 보여주지 않은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 태안해양경찰서의 조사결과 발표마저 가로막으며, 삼성에게 여론의 화살을 피할 시간을 벌어주고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읭 비난을 뒤로 미루고자 활동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검찰(서산지청)이 수사를 포기한 삼성의 중과실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에 대한 범국민 고발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서해의 피해 주민들, 기름방제활동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 시민사회의 회원들과 함께 대규모 고발인들을 모집해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한 계획이다. 물론 구체적인 고발인과 고발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등에 대한 추가검토를 진행해야 하겠지만, 국민의 분노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범시민적 노력을 전개할 것이다.

2007. 1. 22.

녹색연합, 여성환경연대, 참여연대, 한국YMCA 전국연맹, 환경연합, 환경정의

※ 문의: 환경운동연합 국토생태본부 염형철 처장 010-3333-3436 yumhc@kfem.or.kr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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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2004년 9월 9일 여성환경연대에 올려져 있는 글 입니다.
참고하세요..

대림동 주민과 함께하는 환경건강학교, 1강

밥상머리 마음공부



김수현 (‘밥상머리 마음공부’, ‘바른 식생활이 나를 바꾼다’ 등 저자)
까페 http://cafe.daum.net/babmommam




1. 생활 습관병과 현대인의 자기 관리
우리 몸은 먹는 것으로 만들어지고 마음의 평정은 몸이 조화롭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절한 운동과 자극, 행동은 세포 하나하나, 조직 하나하나가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며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자연의 질서 속에 머물게 해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며 산다.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 하나하나가 죽음으로 가는 길인지도 모르고 그런 일들을 서슴지 않고 산다. 대충 먹거나 많이 먹고, 굶거나 제때에 먹지 않고, 늦게 잠들거나 안 자고, 대․소변이라는 자연스런 배설의 행위들을 자신의 의지로 참아버리는 일들을 서슴지 않는다.

마구 화를 내거나 걱정을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습관적으로 화를 내고 습관적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많은 일들을 걱정한다. 또한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늦게 자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채 습관적으로 그렇게 한다. 그러나 우리 몸이 혼신을 다해 지키려고 하는 몸 안의 질서와 그것을 향한 외침과 철학은 큰 가르침을 준다.

우리 몸은 각 기관과 기관을 이루는 조직과 조직을 이루는 약 100여 조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인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해야 조직이 건강하고, 조직 모두가 건강해야 기관이 건강하고, 각 기관마다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서로 협동하여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며 균형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을 때 건강하다.

구슬을 꿰어 만든 목걸이에 구슬 하나가 빠져버리면 목걸이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어느 한 악기의 불협화음으로 망쳐지듯 하나하나의 역할이 중요하고 모두가 그렇게 연결되어 균형을 이룰 때 그것은 생명이요, 진정한 행복이다.

만일 연관되어 있는 한 고리가 끊어져버리면 결국은 파멸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 인체의 섭리이고 자연의 이치다. 어느 한 기관을 혹사시키는 생활로 인해 그 기관이 더 이상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면 다른 기관과의 모든 생명의 사슬은 끊어지고 죽음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세포 하나하나의 건강이 중요하고, 모든 조직과 기관이 무리하지 않고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살피며, 특정 기관을 혹사시켜 그 기능이 항진되거나 저하되어 다른 기관이 연쇄적으로 무리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세포와 세포는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관계를 잘 지켜가기 위해서는 균형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삶도 균형이 필요하다. 균형적인 삶은 곡예를 하듯 어려운 일이지만 삶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과 행동의 균형, 정신과 육체의 균형, 얻음과 잃음의 균형, 삶과 죽음의 균형, 태어나서 성장하는 세포와 노쇠하여 죽어가는 세포의 균형 등 모든 것이 균형을 필요로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가 많을 때 우리는 그것을 ‘암’이라고 하고, 죽어가는 세포가 많을 때 그것을 ‘조직의 괴사’라고 말한다. 암이나 조직의 괴사나 생명을 잃게 되고 죽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결국 균형의 상실은 파멸과 죽음이다.

지금도 우리 몸에는 암세포가 생겨나고 있다. 암세포를 제거하는 인체의 자연 치유력과 균형을 잃을 때 암은 질병이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포의 교체는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새롭게 생겨나는 세포보다 죽어가는 세포가 많아 조직이 사라질 때 그것은 어느 한 장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곧 생명 전체를 위협하게 된다.

세포가 살 수 없는 상황, 균형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는 것은 곧 조직과 기관, 신체 전체가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자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자연을 훼손하는 속도가 자연 스스로 치유하는 속도보다 빨라 버리면 자연은 스스로 치유되지 않고 사람을 포함한 자연 전체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되고 만다.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막은 단백질과 지방이라는 영양소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먹느냐에 따라 세포막의 구성이 달라지고 세포막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질과 수준이 달라진다. 세포 내에 존재하는 소기관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먹는 것은 곧 신체 구조를 이루는 성분이고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조건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먹을거리는 우리 몸에 적합한 것이어야만 한다.
어떤 먹을거리가 적합한지는 조상 대대로 먹어 왔던 것들에 대한 기록이 우리 유전자에 남겨져 있으므로 몸이 스스로 알아챌 수 있다. 전통적으로 먹어 왔던 음식들, 이 땅에서 나서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은 역사적으로 그 안정성이 검증된 가장 과학적인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휘발유에 비유할 수 있다. 모든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열효율이 있듯이 인체도 마찬가지이다. 에너지를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일들은 신체의 리듬에 맞추어져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그 존재 이유와 가치가 있는 것처럼 우리 몸의 각 기관 또한 나름의 이유와 역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체라는 화학공장도 공장의 기계가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어 버리고, 너무 많이 사용하면 빨리 낡아 버리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체라는 화학공장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도 기계의 주인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계의 수명이 달려 있듯이 사람의 몸을 대하는 생각에 달려 있다.

사람이라는 자동차가 열효율을 높이고 하루도 쉬지 않고 진행하려면 우리 몸에 적합한 음식을, 우리 몸이 원하는 방식으로 주어야 한다. 그래서 신체 각 기관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먹는 것은 곧 살이고 뼈이고 피다. 또 우리가 먹는 것은 기쁨이고 슬픔이고 마음이고 정신이다.

이렇게 우리의 감정과 정신적인 요소까지도 먹는 것에 의해 만들어지는 호르몬과 신경 전달 물질과 같은 화학적인 물질들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음식은 몸을 낳고 정신을 기른다. 먹는 것은 그것이 약이 되기 이전에 몸이 되고 마음이 된다.  

배변의 욕구 또한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사람들은 바빠서, 또는 볼일 보는 자리가 달라지고 불편해서, 아니면 속상해서 등의 이유로 배변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억제하고 배설의 의무를 망각하며 방치하곤 한다. 원활하지 못한 배설 기능은 만병의 원인이 된다.

배변의 욕구를 인위적으로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것이고, 이런 생각도 못한 채 배설을 어렵게 하는 음식들을 먹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위험천만한 일이다.

인체의 노폐물을 빨리 배설해야 하는 것보다 더 바쁜 일은 없다. 고약한 냄새와 불쾌한 시설로 변의를 잊어버리게 하는 화장실보다 내 몸 안에서 썩고 있는 변이 더 더러운 문제이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내 마음이 편해야 가는 말도 고와지고 얼굴도 밝게 웃을 수 있다. 그렇다면 화를 내고 걱정을 하는 것은 어떠한가. 내가 화를 내는 순간 내 몸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를 안다면 화를 내는 일은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화내는 마음은 낼수록 자라며, 화를 한번 내는 것은 긴 가뭄에 생명들이 말라가듯 내 몸의 생명력을 죽이는 일이다. 한번 화낸 마음을 우리 몸은 10년 동안 기억한다고 했다. 그만큼 후유증이 심하다는 것일 것이다.
화내고 걱정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은 만성적으로 신체의 긴장을 일으킨다. 만성적인 긴장은 신체를 항상 전투적인 상태로 선포하고 비상시의 시스템을 유지하게 된다.

이 비상시의 기능마저 모두 써버리게 되면 정말로 신체가 생존의 위협을 느낄 때조차도 반응하지 않는다. 완전 무장 해제를 당하는 꼴이 된다. 내가 지금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걱정하고 후회를 하고 화를 낸다는 것은 결국 이런 것이다.    

일을 하는 스타일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사람들 중에는 일을 후다닥 해치우는 사람들이 있고, 꼼지락거리며 온종일 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이 건강할까?

현대인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후다닥 해치우고 쉬려 한다. 또 그렇게 해야 된다고 말한다. 일을 천천히 하는 사람을 보면 꼼지락거린다고 비난하고 그러니까 평생 그러고 산다고 말한다.

예로부터 똥지게를 져서 먹고 살았던 사람들은 똥지게도 반만 져야 되는 것을 알았고 일일노동자들도, 파출부들도 내 몸이 재산인 줄 알아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계속 일을 한다. 그들은 몸 쓰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일을 빨리 해치우면 주인은 돈 주기를 아까워 할 것이고 자기 할 일 다 하고도 약속한 시간 끝날 때까지 빈둥거리는 일꾼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 또 몸에 무리가 가서 내일 일을 할 수가 없다면 그것만한 손해도 없는 일이다.

일은 욕심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쉼 없이 끝까지 하는 것이다. 행동도 좀 더 천천히, 좀 더 느리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일이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일이고 자신을 책임지고 돌볼 수 있는 일이다.

몸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행동하는 습관을 바꾸려 노력하지 않고 자꾸 빨리빨리 많이많이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한다.  

모든 게 바삐 돌아가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잠은 좀 덜 자도 되는 것으로 여긴다. 성공한 사람은 조금만 잔다더라 하면서 말이다. 예전에 고교 수험생 시절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고 요즘 아이들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우리는 잠이라는 시간을 빼앗아 뭔가 또 다른 욕구를 채우려 하고 있다.  

잠이라는 것은 그냥 단순한 휴식, 참아도 되는 그런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생각하지 않고 일하지 않는 깊은 수면 상태에 있어도 우리 신체는 고장 난 신체의 구석구석을 복구하고 노폐물을 내보내고 내일 사용할 생리물질들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이러한 일들을 잘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상태를 기초 대사율이 높다고 한다. 신체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에너지를 쓰고 있고 내가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일을 하고 있다.

현대인들 중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이른바 올빼미족이 많다. 우리 몸은 아침이 되면 깨어나고 저녁이 되면 쉬려고 한다. 아침이 되면 몸 안의 영양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만들고 저녁이 되면 내일 쓸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신체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몸은 자연의 이치대로 리듬대로 살도록 만들어졌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스러운 삶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의 리듬에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신체의 리듬을 혼란스럽게 하여 멍한 머리와 늘어지는 육체로 당장 내일을 피곤하게 하고 그런 피곤은 쌓여 미래의 건강을 포기하게 한다.

우리 몸을 혹사시키는 일중에는 잘못된 식생활과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나쁜 자세에 의한 척추의 변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의 압박으로 신경의 통제를 받고 있는 기관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도 있다.  

뒷머리 속에서 출발하는 목뼈와 등뼈와 허리뼈와 꼬리뼈는 엉치뼈와 함께 주춧돌과 기둥처럼 신체를 지탱하는 척추의 기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옆에서 보았을 때 S상으로 보이는 척추의 모습은 서로 보완하며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외부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벽한 구조라 할 수 있다.

또한 척추는 뇌와 척수를 타고 흐르는 신경을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척추에서 뻗어 나온 신경은 신체의 내부 기관으로 들어가 그  장기의 기능을 조절한다. 그러므로 척추의 변형은 곧 신경을 압박하여 신체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거나 잘못된 습관의 반복은 한쪽 어깨를 기울게 하고 근육을 뭉치게 하거나 통증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척추뼈 전체의 변형을 가져오기도 한다.

만성적인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은 근육의 장애뿐만 아니라 신경을 압박하여 두통과 집중력과 사고력 저하, 만성적인 어깨 결림과 피로, 소화불량에 이르는 다양한 신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앞으로 떨어지는 머리 무게를 잡아 주기 위해 뒷목의 근육은 항상 일을 해야 하고 피로하게 되면서 만성적인 어깨 결림과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컴퓨터 앞에서 많은 일을 하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는 일들 모두가 척추의 변형을 일으키기 쉬운 조건들이다.

또한 우리의 목뼈는 앞쪽으로 나와 있어 옆에서 보면 C자형의 커브를 이루고 있는데, 추돌과 같은 교통사고나 오랜 시간 잘못된 자세로 뒷목의 근육이 만성적으로 긴장하게 되면 뒷목뼈의 C자형의 커브가 일자로 펴지는 일자목이 되어버리게 된다.

커브의 모양이 사라지고 일자의 목이 되거나 이러한 경향만을 가지게 되더라도 만성적인 뒷목 통증과 두통과 어깨 결림과 만성 피로와 같은 증상을 앓을 수가 있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는 습관도 뒷목 근육에 만성적인 무리를 주고 일자목을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베개는 낮고 목뼈만을 받쳐줄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현대인들이 크든, 작든 척추의 이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식생활을 비롯한 잘못된 생활 습관과 나쁜 자세로 인한 것이다. 영양 상태가 나쁘거나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약해지게 되면 척추를 지탱해주기 어렵기 때문에 척추의 변형 또한 빠르게 진행된다.

많은 시간을 고개 숙여 일을 하거나 책을 보는 등의 일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더욱더 시간을 내서 목뼈를 뒤로 젖혀주고 어깨를 펴주고 세워주는 운동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해주어야 하고,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은 곧 내가 하는 근육의 마사지이다. 어깨는 펴서 세우고 다녀야 하고, 앉아 있는 자세도 허리와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를 조절하고 독서대를 사용해서 책 읽는 눈높이를 맞혀 주는 것도 필요하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된 습관으로 어느 하나에 문제가 생겨 버리면 전체의 건강 수준은 떨어져 버린다. 어느 하나의 습관이 잘못되고 있음에도 그것을 방치한다면 그 사람의 삶의 질과 수명은 그것 하나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밥은 밥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행동은 행동대로, 자세는 자세대로, 생활은 생활대로 이 모두가 균형 있고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때 인간의 삶은 비로소 온전하다. 질병은 단 한 가지 원인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올바른 식생활은 몸을 만들고 마음을 만든다. 그리고 여유 있는 마음 씀씀이와 무리하지 않으며 행동하는 습관, 때에 따라 배변하는 습관과 잠자는 습관, 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라이프스타일은 반듯하게 보이는 건강한 외모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마음의 평정을 찾아준다. 아울러 신체의 내부 기관의 통솔과 자연적인 치유능력을 높여 주어 인간의 삶을 최적의 건강 상태로 안내한다.

현대인의 대부분의 질병은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병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날 불쑥 세균에 감염되는 것처럼 운이 나쁘고 재수가 없어서 걸리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걸리는 것이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했다. 어떤 습관을 갖게 되느냐 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를 말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힘주어 애써 노력할 것도 없이 삶 자체가 바로 그거여서 바꾸려고 노력할 것도 없고 그래서 사는 것이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그런 것이 습관이다.

억지로 하면 힘들다. 먹기 싫은 것을 건강을 위해 먹는 것도 힘들고 내 마음이 편하지 않는데 억지웃음 짓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척추가 휘어졌는데 바른 자세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미 척추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이고, 성질 급한 사람이 꾹 참아가면서 느리게 사는 것처럼 흉내 내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먹기 싫은 것도 특별히 좋은 것도 없어서 자연식이 그대로 삶이 되는 것, 착
하다는 생각도 누가 알아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는 것, 나쁘다는 생각도 누가 그를 응징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는 것, 그래서 고요한 마음이라 특별히 마음을 돌 볼 필요도 없는 항상 편안한 미소를 가진 마음이 되는 것, 급할 것도 없고 느리게 행동하겠다는 생각도 없고 일을 하는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묵묵히 해가는 것, 허리를 특별히 피고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노력할 것도 없이 이미 자세가 꼿꼿해서 항상 당당해 보이는 것…….

어떤 마음도 없이 다만 그러한 것, 그런 무심(無心)의 경지가 습관이 아닌가 싶다. 특별할 것도 없고 어려울 것 없는 그날이 그날 같은 좋은 습관을 잘 갖도록 하는 것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더 필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현대인의 자기 관리란 결국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하며 제 2 의 천성을 닦아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밥의 건강학                                                
밥 말고도 먹을 것이 많은 세상. 빵도 있고 과자도 있고 라면도 있고 자장도 있고 핫도그도 있고 돈가스도 있고 햄버거도 있고 불 갈비도 있고 새콤한 과일 쥬스도 있고 달콤한 커피도 있는 먹을 것이 흔한 세상.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우리들의 생활 가까운 곳에 즐비하다.  

하루는 퓨전 요리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하루는 마음까지 발랄해질 것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하루는 대단히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에서, 하루는 옛 추억 그리워하며 질펀하게 퍼져 앉은 시장 골목에서 색 다른 음식들을 먹으며 삶의 여유를 확인한다.

하루 세끼 꼬박 꼬박 밥 찾아 먹으려는 사람들은 왠지 시골스럽고, 왠지 뒤떨어져 보이고, 왠지 꽉 막힌 답답한 사람 취급을 받곤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화려한 음식 유혹속에 묵묵히 한길을 걸었던 그 무던함은 건강과 평화를 선물한다.

밥 세끼 먹는 사람이 가장 건강하다. 칼로리가 문제가 아니고 영양 성분의 균형이 문제가 아니다. 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채식 식사를 좋아하며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미량 영양소를 잃지 않고, 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고기를 탐닉하지도 않지만 단백질의 불필요한 낭비를 불러오지도 않아 노폐물을 많이 만들고 노화를 촉진하는 단백질을 많이 먹지 않아도 건강한 신체를 유지한다.

규칙적으로 먹은 밥은 단백질, 지방과 같은 살을 찌게 하는 거대 영양소에 대한 필요와 갈망은 줄여주고, 몸 안에서 열을 내게 해주고 몸을 날씬하게 해주는 태워주는 영양소,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소의 신체 필요량을 줄여주어 적은 양으로도 힘찬 생활을 해주게 한다.

쌀은 전 세계적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곡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서양인들도 밥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밥은 갈색쌀, 브라운 라이스, 우리말로는 현미에 해당한다. 곡식의 씨눈과 껍질에 모든 영양소들이 모여 있는 통곡식, 전곡류를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왜 전통적으로 쌀을 주식으로 했던 동양인들이 하얗게 벗긴 라이스, 흰쌀을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영양 생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을 에너지원천으로 삼고 어떤 방식으로 섭취할 것인가에 해당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문제는 음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느냐와 관련한 호르몬 분비와 자율 신경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고기와 같은 단백질을 먹고, 아니면 식용유에 튀긴 음식을 먹고 기름과 지방으로도 칼로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단백질과 지방은 비상시의 에너지원이다. 단백질도, 지방도 각각 4 Cal 와 9 Cal 의 열량을 내지만 이것은 모두 비상시의 에너지원이다. 급할 때, 생존의 위협을 느낄 때 쓰는 비상시의 에너지원이다. 단백질은 머리카락 만들고 항체와 호르몬,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드는 일들이 더 중요하고, 지방도 신체의 구성 성분으로서 신체를 보호하고 국소 호르몬을 만들어 신체를 외부 환경으로부터 지켜내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 이들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때에는 많은 양의 활성 산소를 만들어 내고 더 많은 에너지와 영양소를 소모한다. 현명한 우리 몸은 이렇게 불리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섭취하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이며 그 가운데에서 도정율과 정제율이 낮은 탄수화물일수록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전 단계인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관여한다. 도정하지 않은 곡식은 천천히 소화되고 천천히 흡수되어 안정적으로 혈당을 유지한다.

도정하지 않은 곡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은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지속적으로 힘을 내게 해주고 불필요한 음식의 욕구를 줄여 준다. 우리는 시각과 후각의 자극으로, 또는  옛 향수와 추억에 젖어 음식을 먹고 싶기도 하지만 대부분 혈당이 떨어졌을 때 식욕을 느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빵과 과자와 같은 군것질, 청량 음료수와 달콤한 커피의 유혹, 허겁지겁 참지 못하고 먹게 되는 폭식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혈당이 떨어졌을 때 혈당을 올려주는 아주 달콤한 빵이나 음료, 커피의 카페인이나 담배의 니코틴, 심지어는 단발적으로 혈당을 올려주어 힘을 내게 해주는 고기까지 탐닉하게 한다.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되면 쓸데없이 식욕이 일지도 않고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지도 않기 때문에 살은 찌지 않고 체중은 잘 조절된다.

뿐만 아니라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뇌로 보내주는 연료 또한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머리는 맑아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은 좋아진다. 많은 현대인들이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거나 머리가 아프고 힘이 쪽 빠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런 불쾌한 신체 신호가 있을 때 현대인들은 더욱 커피와 단 음료, 술과 고기를 열망한다. 결국 악순환은 계속된다. 이런 현대인의 식생활은 우울증, 정신 분열증과 비만과 당뇨병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 놓았다.

밥을 할 때 어떤 사람도 설탕과 버터를 넣지는 않는다. 하지만 빵은 밀가루 1/3, 설탕1/3 , 버터1/3 이 들어간다. 농약과 화학 비료, 살충제와 방부제로 얼룩진 수입 밀가루로 만들어진 빵과 유전자 조작되었을지도 모르고 온통 설탕을 가미해 너무나 달콤한 콘푸레이크를 먹으며 건강해질 수는 없다.  

우리가 명절날, 생일날, 잔칫날 귀하게 먹었던 그 옛날의 고기와 계란도 아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고 땅을 거닐며 만들어낸 소들의 살들이 아니고, 제 새끼를 키우기 위해 짜낸 젖과 또 하나의 생명을 키우기 위해 낳은 알들이 아니다. 요즘 사육 동물들은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항생제와 방부제로 범벅이 된 수입 배합 곡물 사료를 먹으며 성장 호르몬제와 항생제를 맞아가며 온갖 공포와 스트레스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동물들의 살과 젖과 알을 먹으며 우리는 더 이상 건강할 수도 없다. 우리 몸은 그렇게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필요로 하지도 않으며, 이유기가 지난 이후에 제 어미의 젖을 먹지도 않았다.

어떤 음식을 에너지의 원천으로 삼고 어떻게 먹느냐 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이것은 음식을 통해 우리 몸이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천년 동안 농경 사회에 살면서 곡류와 채식 위주의 식사에 익숙해져 있으며 그런 음식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 몸은 그런 음식들을 통해 신체 적응을 해 왔기 때문에 위는 작고 장은 길뿐만 아니라 호르몬의 분비와 자율 신경의 조절이 그런 음식에 익숙해져 있다.

흰쌀밥, 흰밀가루, 흰설탕과 같이 빠르게 소화되는 당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혈당을 빨리 올려 인슐린 분비를 증가하게 되는데, 적은 음식물의 섭취로도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게 되면 갑상선 기능은 억제되어 살은 찌고 몸은 무거워지며 면역 기능은 저하된다. 너무 많은 육식의 섭취 또한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와 자율 신경의 리듬을 교란시킨다.

조상들은 음식을 먹을 때는 항상 그 음식 먹는 행위에 집중하며 조용히 먹을 것을 권고했었다. 음식을 먹는 행위에 자기 마음을 두게 되면 우리 몸의 자율 신경은 잘 조절되고 위장관의 운동은 원활해져 소화액의 분비가 좋아지고 따라서 음식의 흡수율도 좋아진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입에서 먹었다고 해서 먹은 것이 아니고 장에서 흡수되어야 먹은 것이다. 하지만 장에서 흡수되었다고 해서 먹은 것도 아니고 영양소들이 혈액을 타고 잘 운반되어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야 비로소 먹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잘 만들어내기 위해서 모든 영양소들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무리 칼로리를 따지고 영양소를 따진들 그 칼로리가, 그 영양소가 우리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는 보장은 절대 없다. 그 과정에는 혈액의 상태와 근육의 탄력, 다른 영양소들의 도움과 호르몬의 분비와 자율 신경의 도움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이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밥을 잘 챙겨 먹는 일이다. 그리고 밥 먹는 일에 집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가 먹은 것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잘 안내해야 하는 것이다.
Posted by '녹색당'
,
 이 자료는 2004년 7월 7일 여성환경연대에 올려져 있는 글 입니다.
참고하세요.

중국 , 지구촌-베이징 회장
리아오 쉐리


1. 위기와 도전

토지 고갈

세계인구의 22%는 세계 총 경작지의 7%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

토지 침식
중국의 총 토지 중 1/6은 심각한 토지침식에 의해 훼손되었다.

지표구성(지면의 물리적 성질)
8천7백만 헥타르는 기후변화, 과도한 방목, 농작으로 인한 기능의 퇴화를 겪어왔다.

삼림손실
삼림지 7천9백만 헥타르가 손실되었으며, 중국의 삼림지 구성비는 전체 표면적의 13%도 채 되지 않는다.

사막화
매년 3000 평방 킬로미터가 사막화되고 있어, 먼지 폭풍을 야기하며 오염물질이 국경을 넘는 등의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과도한 방목은 초지의 사막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습지대 및 민물 호수가 1949년도 수준의 50% 미만으로 줄었다.

토지 및 사막화 관리
재조림:#1 5천만 헥타르(1억2천만 에이커)가 재조림되었다. 현재 삼림지 구성비는 전체토지의 16.6%를 차지한다.
사막화관리에 필요한 총 국가적 투자액 추정치- 미화 250에서 300억
랜드 리타이어먼트 프로그램 (land retirement program) (즉, 토지를 사용하지 않고 쉬게 하는 계획)을 이행
기능적 보전 지역을 조성


2. 우리의 활동


1,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하여 환경인식 제고. 사막화 및 모래바람의 원인에 관한 2개의 영상필름
2, 사막화 방지 및 개선을 위한 타국가의 노력을 소개
3, 쨩베이 지역의 보전 경작 지침 프로젝트
4, 지속가능한 관광에 관한 정책제안
5, 삼림 보증 옹호, 소비자 인식 고양
6, 생태공동체(green community) 내 물 절약 프로젝트
7, Earth Day Network와 연대하여, ‘생명을 위한 물’ 캠페인


사례연구


배경


내몽고의 사막화는 물부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사막화지역에서, 물수급은 종종 여성 및 아이들의 몫이다. 가족을 위한 물을 구하기 위해 매일 수 마일을 걸어야 하며, 이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된다. 물부족은 경제발전을 저해하며 빈곤을 심화시킨다. 결국 지역 아이들의 심각한 영양부족을 가져온다.

사진에 대한 설명

사진작가: 그의 전 고용주, 내몽고의 한 광산이 7년 전 폐광되었고, 현재 나이 58세인 ‘루’에게 일찍 실직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의 생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로 결심하였다. 결국 루는 매년 몇 달 동안 내 몽고의 사막 경계 지역들, 즉 간수, 샹시, 그리고 헤비이(Gansu, Shanxi and Hebei)을 여행했다. 그러면서 중국 북서부 지역의 심각한 환경훼손을 자료화 한 20,000여 사진을 모으게 되었다. 사막화 지역의 삶은 거칠고 불쌍하기 짝이 없다. 상당수 거주지역의 우물은 말랐다. 본 사진 속의 아이는 11살이며 벌써 가족을 위한 물 수급의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무거운 책임을 위해 하루 5시간을 소요하며, 이 물로서 단지 식수와 요리를 위한 기본적 필요량을 충족시킬 뿐이다.  

1998년, 후는 당시 8세인 한 소년의 사진을 찍었다. 그 소년을 3년 뒤 다시 만났을 때, 루는 그 소년이 3년 전 입었던 옷과 꼭 같은 옷을 여전히 입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부모님들이 새 옷을 사주기엔 너무 가난했고, 또한 그도 어떤 것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과거 3년 동안 그는 단 1센티미터도 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3년은 성장을 위한 매우 중요한, 결정적인 기간이었다. 식량사정을 보자면, 하루 단 두 끼만이 다능할 뿐이며, 양과 질적인 면 모두에서 결코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의 치아는 높은 비율의 불소를 함유한 물로 인해 노랗게 얼룩져 있으며, 루 역시 이들 지역의 정신적, 신체적 질병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서 식수의 질적 저하를 의심하고 있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학교 다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어요.” 무기력한 모습의 한 아버지의 말이다. 마을의 거의 모든 아이들은 읽고 쓰는 것을 배울 수 없다. 다만 당나귀 마차를 어떻게 조종하여 물을 길러 가는지는 매우 어린 나이에 배워야만 한다. 아이들은 광활한 사막의 끝도 없이 긴 거리를 왕복하며 자라나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 진행중인 노력

내몽고의 사막화에 대한 공공인식을 강화, 물문제 해결을 위하여 모든 부문의 자원을 가동시킴.

루의 사진 전시회, “울고 있는 낙타와 사막의 위협”은 베이징의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어 자발적으로 원조활동을 시작하게 하였다. 전시된 사진들은 신문 및 인터넷에 널리 배포되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와 함께 연구활동을 하고 Alashan의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스탠포드 대학과 일본의 OISCA(오이스카) 역시 포함되어 있다.

전통적 지식과 혁신적 기술 모두를 이용하여 지역 주민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필수 자원인 물의 공급을 확보

전국 중국 여성 연합에 의해 실행된  Mother Water Vault Programme(수원 저장 프로그램)은 빗물을 모아 저장하기 위한 독특한 물 저장소를 축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각 가정이 적어도 주변 지역에서 적어도 하나의 저장소에는 접근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내몽고의 15 구역 이상에서 적절한 물공급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다가올 10년 동안 생태적 환경을 회복시키고 재조성할 일이 남아있다: 1에서 5년 동안 방목장을 정지시키고, 나무를 심고 초지를 가꾸고, 재생 가능한 자원을 개발하며 오아시스를 복구하여야 한다.
과거 10년간, Alashan 지방정부는 3억3천만 위안을 생태 재조성에 투자하였다. Alashan 생태계 발달을 위한 중국-호주 기술협력 프로그램은 호주 국제개발국(the Australia International Development Agency)의 공동출자로 최근 활성화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자가지속가능성, 포괄적 관리, 경제적 역량을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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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버려진 전자폐기물, 위험해요!
전자제품 폐기물의 위험성과 처리 문제점

2007-05-27 18:05:52

무심코 집안에 놔 둔 구형 휴대폰, LCD모니터로 바꾸고 안 쓴다고 쌓아 둔 컴퓨터 모니터, 회수하지 않고 밖에 내다버린 TV. 이 낡고 수명이 다 한 전기·전자제품들을 제대로 된 처리를 거치지 않고 그냥 버리게 되면 우리의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물질로 돌아오는 것, 아시나요? ‘거침없이 바꿔라?’ 그 두 번째 이야기. 급증하고 있는 전자폐기물과 위험성, 그리고 처리의 문제점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봅시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전자폐기물

전자폐기물(E-waste)은 더 이상 가치가 없게 된 낡고 수명이 다한 여러 가지 형태의 전기·전자제품과 장비를 말합니다.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종류의 장비’를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특히 유럽연합에서는 △대형 가전제품 △소형 가전제품 △사무·정보·통신 기기 △오락 및 소비자 전자제품 △조명 기구 △전동 공구 및 전자 장비 △완구와 스포츠, 레저 용품 △의료 장비와 설비 △모니터 및 제어설비 △자동 디스펜서 등의 폐기물을 WEEE(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전기전자제품 폐기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보통 전자폐기물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가정과 소규모 기업에서 배출하는 세탁기와 냉장고 같은 ‘백색 가전’, TV와 컴퓨터 등입니다. 교육기관과 대기업 등에서 주로 배출하는 사무용 전자기기들,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은 이들 기관에서 직접 전자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계약이 만료되면 생산자가 장비를 회수하고 새로운 기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량 부품 사용 때문에 전자제품 제조 과정에서도 전자폐기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생산 공정과 제품 회수 과정에서도 폐기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죠.

최근 들어 전자제품 산업의 성장과 함께 버려지는 전자제품의 양도 같이 증가했습니다.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전자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각종 전자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도 전자폐기물 증가에 한 몫 합니다. 게다가 급격한 기술 발달로 전자제품의 종류가 늘어난 반면, 제품의 평균 수명은 짧아져 제품을 더 빠르게 폐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전자폐기물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산업화된 선진국이나, 중국과 인도처럼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선진국 보다는 1인당 배출량이 적기는 하지만 전자폐기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자폐기물, 무엇이 문제인가?

이렇게 늘어나는 전자폐기물은 독성화학물질 배출, 국가간의 이동, 자원 고갈 등 또 다른 위험과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잘못된 혹은 부적절한 방식으로 처리된 전자폐기물을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물질로 되돌아옵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전자폐기물과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화학물질 배출= 전기전자제품은 플라스틱, 금속, 유리, 유기물, 무기물을 포함하는 수백 종류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 수천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폐기물을 부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하면 폴리염화비페닐(PCBs)과 폴리브롬화비페닐(PBBs),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s) 같은 유독한 화학물질이 배출됩니다. 주로 낮은 온도에서 소각될 때 배출되는데, 특히 야외 소각이 주요 배출원인입니다. 이들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로서 거의 모든 생물의 지방 조직에 축적됩니다. 이렇게 먹이사슬을 통해 생물체에 농축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간과 갑상선, 신경계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건강과 환경에 위협을 주는 물질로는 주로 땜납으로 사용하는 납, 도금에 사용되는 6가 크롬 등 크롬화합물, 니켈-카드뮴 건전지 등 카드뮴 화합물, 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특히 전선 피복제로 사용), 수은 등이 있습니다.

회로차단기와 같은 전자부품이 파손될 경우 수은이 유출될 수 있고, 납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전자 회로기판(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니터 유리판)이 다른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되는 경우 유출되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또 PVC가 불에 타면서 발생하는 염화수소 가스가 대기 중 수증기와 결합하여 염산을 형성하여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적절한 환경보건 및 안전관리 대책도 없이 전자폐기물의 재활용을 위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작업자와 주변 환경이 독성 물질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값진 금속을 회수하기 위해 야외 소각이나 산에 내다버리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플라스틱에 함유된 할로겐 물질 때문에 전자폐기물 재활용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푸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전자폐기물의 국가간 이동= 바젤행동네트워크(Basel Action Network)는 전자폐기물의 국가간 이동을 선진국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환경 불의'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증이나 전자부품으로 위장한 선진국의 전자폐기물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등지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센터로 이동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입국가의 값싼 노동력과 느슨한 환경법을 악용하여 선진국에서 가난한 나라로 전자폐기물이 떠넘겨지고 있는 것이지요.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전자폐기물이 국가간 이동하는 것을 금지시키려는 바젤협약 하의 바젤금지조처(Basel Ban)가 지난 1995년 9월에 제안되었지만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비준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자원고갈의 문제= 전자제품 소비 증가는 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자원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시킵니다. 유엔의 조사에 의하면 개인용 컴퓨터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40kg의 화석연료와 22kg의 화학물질, 1.5톤의 물이 소비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인듐-주석산화물 코팅이 사용되는 노트북 컴퓨터와 PDP, LCD 등 평면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듐 소비가 연간 500톤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각종 현대 장비의 제조에 필수적인 인듐과 백금 같은 주요 원소들이 급격하게 고갈되고 있으며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완전히 고갈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전자폐기물의 처리 단계
1. 보관: 소비자들이 대부분 크고 작은 전기·전자제품을 보관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자폐기물 처리의 첫 단계. 수명이 다해서라기 보단 신제품의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 때문에 새로운 모델로 교차하는 경우가 많다.

2. 기증과 재사용: 자선단체나 경제적인 약자에게 전자제품을 기증할 수 있다. TV와 컴퓨터, 휴대전화 같은 전자제품을 전문적으로 기증받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는 개발도상국 등에 전해주는 자선기관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활동은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한 나라로 전자폐기물의 안전한 처리에 대한 부담을 넘겨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최근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버려지는 전기·전자제품의 상당수가 사용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재사용하는 것은 제품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중간단계가 된다. 중고판매상이나 온라인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전자제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3. 회수 제도: 몇몇 대형 IT제품 생산업체는 소비자를 위해 수거와 보상회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주로 새로운 제품을 구입할 때 구형제품을 회수해가는 식이다. 이렇게 회수된 제품은 수리되어 중고품시장으로 판매되거나 분해되어 재활용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제도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의 일부 시장에서만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4. 기능과 물질 재활용: 전자폐기물 재활용은 폐기물의 분해와 분류, 분리, 회수 작업을 다 포함하는 말이다. 이러한 공정은 기계나 사람 손으로 이루어지는데, 전자폐기물이 함유하고 있는 희귀 금속 때문에 전자폐기물의 재활용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5. 소각: 전자폐기물의 소각은 독성 배출가스를 발생시키고 이를 확산시키는 중대한 위협을 초래한다. 세계의 많은 나라 도시에서 배출된 고형폐기물을 소각 처리하고 있는데, 전자폐기물이 다른 쓰레기와 섞이면 분리가 어렵기 때문에 함께 소각된다.
한편, 소규모 재활용업자나 개인이 금속을 회수하기 위해 전자폐기물을 소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전선에 들어있는 구리를 얻기 위해 불태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자폐기물 처리업자들이 플라스틱 조각을 시멘트 소성로의 연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독성 배출가스의 형성이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소각이 이루어진다.

6. 매립: 적절한 분리수거와 재활용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곳에서는 전자폐기물을 매립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브라운관 같은 종류의 전자폐기물을 매립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곳도 많다.

가정에선 전자폐기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망가진 전자제품이 각 가정의 창고나 지하실에 보관되어 있지만 이들도 결국은 폐기처리 될 것입니다.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 기업 등 전자폐기물 처리가 쉽지 않은 전자제품 사용자는 전자폐기물을 일반 고형 폐기물과 같이 버려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전자폐기물 수거 장소가 지정되어 있지 않거나 생산자의 수거 시스템을 모른다면 소비자가 제품 생산자에게 이 문제에 관해 꼭 문의하세요. 생산업체들의 보상 회수나 수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을 테니까요. 또한 여러 나라에서 전자폐기물 관련 특별법을 통해 이를 특정한 장소에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각 나라별로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찾아 정보를 얻고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전자제품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고, 전자폐기물을 적게 배출하는 것이겠죠.

* 자료정리: 환경연합 미디어홍보위원회 조한혜진/국제연대팀 마용운
* 일러스트: 환경연합 모모수 회원

글 : 정리_ 조한혜진(미디어홍보위원회)
담당 : 미디어홍보위원회 인터넷팀 최홍성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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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료는 2004년 7월 19일 여성환경연대에 올려져 있는 글 입니다
참고하세요.

참고글
(여성환경연대가 만든 “여성의 눈으로 보는 환경ㆍ건강 교재” 중에서)


권오분 (꿈꾸는 지렁이들의 모임)



1. 여성 건강과 환경 논의 현황
1) 여성에게 치명적인 환경오염

만인에게 이익을 줄 것이며, 인간의 생활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것처럼 말해지던 개발, 간척, 과학 실험, 동물 실험, 원자로 건설, 쓰레기 매립장 건설 등을 통해 이익을 본 쪽은 누구이며, 피해에 취약한 사람은 누구인가?

과학기술과 급격한 개발, 거대한 산업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이득은 소수가 받아왔지만 그에 따라오는 환경문제, 자원의 부족,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는 인종과 국적, 성별을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다. 그 중에서도 자원이 없고 빈곤한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들은 그 영향으로 생존의 기반을 치명적으로 침해받는다. 식량이 부족하면 우선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젖을 먹는 아이들이 굶주리고, 일반적으로 남자아이들보다 어린 소녀들이 더 굶게 된다. 이들의 영양실조는 성인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다음세대에까지 이어진다. 물이 오염되거나 부족했을 때에도 전염병에 대한 내성이 적은 아이들이 우선 피해를 당하게 되며 아이들을 돌보는 여성들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그 뿐만 아니라 수도가 건설되어 있지 않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물을 길어오는 사람은 여성이거나 어린 소녀들이다. 물 부족은 가장 직접적으로 이들이 더 먼 곳까지 가서 물을 길어오게 하도록 노동을 가중시킨다.

농약이나 유해물질 등과 같은 환경오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체르노빌 사태를 통해서도 가사와 양육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여성은 그 고통이 배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자, 정치가, 경제학자들이 우리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동안에도 여성들은 아이들과 가족이 안전하게 먹을 식품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체르노빌 사건 이전에 나온 곡물과 분유를 구하거나 제3세계에서 수입한 음식을 찾는 것, 아이들이 밖에 나가 놀지 못하도록 잡아두고 놀 거리를 마련해주고 달래 줘야 하는 것도 여성의 몫이었다. 가족들이 오염되지 않았을까 염려하고 음식을 구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 것도 정치가나 과학자가 아니라 여성들이었다. 히로시마, 드리마일섬, 퍼시픽 섬, 체르노빌 등에서 있었던 핵실험이나 핵 누출 사고는 그 영향이 후손에게 누적되어 치명적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비키니섬에서 핵실험이 행해졌을 때 7살이었던 한 여성은 당시 눈이 따갑고 구역질이 났으며, 온몸에 화상을 입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일곱 번이나 유산과 사산을 했다. 섬에는 아이를 낳은 여자가 8명이나 더 있었는데 그 아기들은 모두 젤리 덩어리 같았다. 이들 중 몇은 여덟 달, 아홉 달 동안 뱃속에 있었지만 다리도 없고 팔도 없고 머리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태어났지만 바깥세상은 물론 자신의 부모조차 알아보지 못할 것이었다. 그들은 불구의 팔과 다리를 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누워 있었을 뿐이었다.  

(마리아 미즈, 반다나 시바(2000),『에코페미니즘』, 손덕수, 이난아 옮김, 창작과 비평사, 5장 환경의 빈곤화.)



이렇게 환경파괴와 자원의 박탈은 여성의 노동을 증가시키고 여성과 아이들의 건강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물, 에너지와 같은 천연자원의 주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원의 관리나 보호를 결정할 수 있는 과정에서 제외됨으로써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의 부담은 가중된다.
현재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선진국의 경우, 전체가구 중 1/3이상이 여성가장 가구로 노르웨이의 경우 38%이고 아시아의 경우 14%에 이르며 절대 빈곤층의 70%를 차지한다. (United Nations, World 이들은 개발과 기술 발전의 혜택을 거의 입지 못하고, 그 부작용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다. 특히 이들의 빈곤과 환경오염에 대한 취약성은 아이들의 건강문제로 바로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개발사업, 연구사업을 벌여 이득을 보는 자는 명확하지만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그 비용은 우리의 세금으로 공동 부담하고 있거나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고 있으며 미래 세대에게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2) 의료ㆍ환경 논의에서 소홀히 다뤄지는 여성 건강

여성과 남성의 몸의 차이는 물리학적 생물학적 반응에서도 상이한 반응을 보이나, 여성의 몸의 반응과 질병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경 건강 논의에서도 여성 건강의 문제는 부차적으로 다뤄지기 일쑤이다.
그러나 여성의 몸은 남성의 몸보다 민감하고 예민하여 오염의 척도, 지표가 된다.

여성의 건강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정진주(2000)에 따르면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관념에 따라 여성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중요성이 달라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여성관련 질환으로 불리는 유방암, 자궁암의 경우 다른 질병에 비하면 일찍부터 주목받아 온 경우에 속한다. 수유 기능 때문에, 여성의 육체미의 상징으로 받아 들여져 온 유방은 다른 신체기관보다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따라서 유방암의 자각 증상, 정기적인 조기 탐지 방법들이 널리 알려져 있고 유방 관련 연구에도 많은 투자가 있어왔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여성사망 1위인 심장병의 경우, 심장병을 남성병으로 보는 전통적인 신화로 말미암아 사망 1위가 되도록 방치되어 왔다고 한다. 심장병이 남성들에게는 급작스런 발작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여성에게는 복통, 숨가뿜, 식은 땀,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만성피로 등으로 나타나 정신적 스트레스 증상과 비슷하게 보인다. 따라서 여성의 심장병 발병 가능성에 대해 책에서 한번도 배워본 적 없는 의사는 심장병 증상을 보이는 여성을 정신과에 보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 심장 발작시 응급실로 바로 가는 남성과는 달리 가정의를 거쳐가게 됨으로 응급처지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정진주(2000), “여성과 여성건강의 사회적 의미”, 『계간 의료평론』 02호, (주)한국의료컨설팅)

여성의 증상과 질환이 소홀히 취급되거나 연구된 바가 적은 것은 질병 관련 수치나 직업병 진단에서도 알 수 있다. 통계수치상으로는 여성노동자의 재해율(0.29%)이 남성(0.94%)보다 낮다. 그러나 이 수치를 가지고 여성에 대한 안전보건 관리가 더 잘 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현재의 통계가 추락, 낙하, 절단과 같은 남성직종 중심으로 산재가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며, 산업재해에서 여성이 주로 겪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은 제대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은희(2000), "사례리포트- 여성노동자의 건강문제", 『계간의료평론』02호, (주)한국의료컨설팅, p130-131.)

2001년 현재 평균수명은 남자 72.8세, 여자 80.0세로 여성이 6-7세 가량 길다. 하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나타내는 지표인 건강수명은 남성 50.7세, 여성 49.1세(97년 기준)로 여성은 골골하며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보인다. 또 병에 걸리는 유병률도 100명당 57.9로 53.9인 남성에 비해 높다. 생식기 질환에서는 3.8배, 관절염 2.6배, 정신과적 문제에서는 2.3배, 각종 암, 고혈압과 심장질환 1.8배, 내분비 영양대사와 관련된 질환이 1.5배, 치과질환은 1.3배가 더 높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신체증상 호소율, 불구율, 약물 의존도가 높고 병원 진료자 수도 남성보다 많지만 결정적으로 1인당 치료일 수는 남성에 비해 떨어짐으로써 의료 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용균, “건강 문제에 있어서의 여성과 남성은 어떻게 다른가?”   http://aids.hallym.ac.kr/d/mom/nok03.html 참고)

이제까지 의료에서 여성은 ‘작은 남성’으로 여겨져 왔다. 모든 증상들과 지표의 기준은 성인 남성이었고 ‘여성적’인 것들은 알려지거나 제대로 연구되어진 바가 없다. 여성의 몸이 관심을 끌 때도 있긴 했다. 그러나 그런 경우 여성의 몸은 생식력이나 출산력의 대상이거나 남성과는 ‘다른’, ‘신기한’ 증상 때문이었지, 여성의 증상 자체가 고려된 것은 아니었다. 설령 남성과 다른 여성의 생리적, 신체적 차이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신체적 심리적 차이를 만드는데 일조해 온 젠더 역할이나 위계구조를 분석의 틀 안으로 끌어오지는 못했다.
이는 환경운동 영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호르몬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다뤄지는 방식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1962년/한국판 2002년 출판)이 출판된 이래, 9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몇몇 단체와 사람들은 환경 호르몬 문제를 중요하게 제기해 왔으나 정작 사회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최근에서다.  ‘정자 수 감소’, ‘수컷의 암컷화’ 같은 선정적인 문구로 대중 매체가 호들갑을 떨고 난 뒤에야 환경 호르몬 문제는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모든 종에 걸쳐 심각한 피해를 주고, 특히 생식기 계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세대를 통해 축적되는 환경 호르몬에 대한 설명보다는 정력 감퇴나 정자수 감소라는 남성 위주의 담론이 시선을 끈 것이다.

윤박경(2000)은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다음과 한계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첫째 환경 호르몬 논의에서 말하는 인간은 남성, 남성의 몸으로 상정되고, 둘째 여성의 몸은 태아를 훼손하거나 오염되지 않아야 할 건강한 모체, 모성 환경으로만 부각되며, 셋째 환경 호르몬 재앙으로부터 건강을 지켜낼 실천 지침들 속에는 가정 내에서 여성이 수행해야만 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편견의 문제가 은폐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윤박경(2000), “환경호르몬과 여성건강”, 『꿈꾸는 지렁이들』, 환경과생명, 2003.)

환경문제가 만들어지는 데에도 성별 위계적인 현 사회구조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3) 생식력 통제에 기반한 여성건강

여성의 역할은 어미됨을 중심으로 제한되어 왔고 지금도 종종 여성의 일차적 본분은 자식 출산과 양육이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그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여성의 생식하는 몸은 여성의 건강과 의료 체험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대개의 여성의 삶에서 실제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 건강에 대한 연구는 주로 출산에 관련된 분야에 국한되고, 출산을 제외한 일반적인 건강 서적은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 일선 진료현장에서 볼 때 국내에서 여성 건강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임신, 출산, 비만, 폐경기, 골다공증, 호르몬 대체요법 등에 국한되어 있다고 한 의사는 말하기도 한다. (조정진, “여성에 흔한 건강문제”, http://www.healthpro.or.kr/data/seminar/여성건강증진-조정진1 )

이렇게 여성의 건강 문제가 소위 생식력과 관계된 ‘여성질환’의 문제로 환원되는 까닭은 남성중심적인 이 사회가 오랫동안 여성의 생식력에 통제권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생리를 ‘더러운 것’, ‘질병’으로 보는 금기를 통해 여성들의 활동을 제한한 것에서부터 임신, 출산에 대한 수많은 금기, 제왕절개술의 폭발적인 증가나 불임치료를 위한 시험관 아기, 생명복제술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에는 자연의 원리를 따르는 여성의 몸에 대한 두려움과 과학으로 그 생식력을 통제하려는 의지와 연결되어 있다. 이를 입증하듯 대부분의 약물생동학적 및 약물 역학적 연구에서는 여성을 제외시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성의 생리주기는 내분비 물질의 변화를 동반하므로 약물의 효능을 평가하는 데 장애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보문(2000), “여성정신 건강에 관한 정신의학분야의 차별성과 문제점”, 『계간 의료평론』 02호.)

이러한 여성의 생리적 조건에 대한 현 의료계의 태도는 생식력과 관련된 부분의 과잉투자, 과잉진료로, 그 외의 기관에 대한 무관심과 무시로 나타나고 있다. 즉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증상들이 호르몬이나 생리, 임신 등과 관련된 문제로 환원되어 여타의 질환들은 무시됨으로써 의료나 건강에서 소외되는 것이 한 부분이라면, 최첨단을 달리는 생식력 관련 연구와 실험, 담론은 넘쳐나고, 여성의 몸과 난자는 마치 아이 담는 ‘공장’으로 취급되는 것이 바로 또 다른 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포괄적인 건강 문제가 왜곡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과도한 관심과 주의가 아니라 과도한 관심이 바로 여성 몸에 대한 통제력 획득의 욕망에 기초하고 있고, 여성의 몸은 생명공학의 실험 실습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까지 여성의 건강은 사회의 입장과 필요에 의해 다루어져 왔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건강은 가족 계획사업의 일환이었고 따라서 가임기 여성 중심의 정책과 지원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소녀나, 유아, 노인여성의 건강이나 몸, 삶의 문제는 정책에 있어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환경 문제를 보는 시각도 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은 성기 기형, 왜소화, 정력감퇴, 불임, 모유의 오염 등의 기능만이 부각됨으로써 ‘조물주가 여성에게 부여한 생명의 잉태 기능을 파괴시키는 독성 물질’로 불리며 생식력을 잃는 것에 대한 공포를 자극한다. 그러나 이렇게 생식력 문제로만 보는 관점은 왜, 어떤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또 가임기 여성뿐 아니라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놓치기 쉽다. 또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는 기업이나 물질을 단속하고 색출하는 것이 아니라 가임기, 수유기에 있는 여성에게 음식을 고르고 다듬고 먹고 마시고 숨쉬는 것에까지 과도한 책임과 의무를 지우기 쉽다. 마찬가지로 의료적 측면에서도 생식력만이 아니라 여성의 몸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이 필요하다.


2. 여성의 관점에서 보는 환경과 건강
1) 여성 건강을 보는 통합적 시각의 필요성

우리는 이제까지 건강과 질병을 개인의 문제, 유전적인 소인이나 식습관, 개인의 관리 차원으로 보는 지배적인 시각에 익숙하다. 그러나 건강은 그 개인이 속해 있는 전반적인 상태가 고려되어야 하는 포괄적인 것이다.

여성들은 이제까지 음식을 밥상에까지 요리해 올리는 가사 전담자로, 가족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보살피는 건강관리자로, 또 자식들의 양육자로 역할해 왔지만 정작 스스로는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 편견, 성차별주의 때문에 자신의 건강은 주체적으로 돌보지 못해왔다. 여성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가 얼마나 성차별적인지 아닌지, 부가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가를 볼 수 있게 하는 문제이다. 여성의 건강함은 의료시스템뿐만 아니라 부, 자원, 관계가 여성들에게도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가를 볼 수 있게 한다. 건강은 단지 신체적으로 병이 없는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둘러싼 환경- 숨쉬고, 먹고, 입고, 마시고, 잠자는- 이 얼마나 안전한지, 여성은 성별 관계에서 스트레스와 제한을 얼마만큼 받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자율성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지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50년전 세계보건기구(WTO)도 그 창립 헌장에서 건강이란 질병의 부재가 아니라 완전한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의 상태라고 통합적인 개념으로 정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영적 안녕’까지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료 행위와 연구 및 보건정책 등에서 가장 지배적인 모델은 생의학적 모델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몸과 건강을 이해하는 가장 친숙한 방식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대개 이 모델이다. 생의학적 모델은 기본적으로 건강을 제한된 범위의 질병이 있고 없음으로 이해한다. 의료는 피부로 둘러싸인 신체 안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생화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질병의 진단, 치료 및 예방으로 건강과 질병을 몸을 구성하는 기관, 조직, 세포, 분자 또는 유전자의 정상 또는 이상으로 환원하여 설명한다.

그러나 이 입장을 비판하는 여성들은 몸과 정신을 아우르는 좀 더 총체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생의학 모델이 여성의 삶과 건강이 형성되는 사회적 맥락을 간과함으로써 건강을 이해하는 데에 제한된 기여밖에 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여성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병을 다루는 것’에서부터 나아가 ‘무엇이 건강을 만드는가’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건강을 만드는가’라는 물음에 적절한 답이 바로 여성, 환경, 건강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다. 한 사회의 차별에 대한 민감성, 사회적 자원, 부와 기회에 대한 공평한 분배를 볼 수 있는 척도가 여성들이기에 여성의 건강 문제를 보는 것은 한 사회의 건강함을 보게 하는 바른 접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적 접근에 더해져야 하는 것이 바로 생태주의적 시각이다.

그 동안 개발과 편리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위해 다양한 생명체, 자연 그리고 지구는 마구 남발되고 파헤쳐져 왔다. 그 반작용의 결과를 우리는 고스란히 환경오염이나 건강을 위협하는 조건으로 치부해 버려왔다. 인간이 일으킨 이러한 자연파괴와 오염에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만드는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들이 바로 여성이었다. 여성들은 부유한 서구 산업사회를 모델로 한 ‘따라잡기’식 개발과 과학기술이 인간의 몸과 마음,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켜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본연의 가치를 훼손해왔다고 보았다. 또한 그 방식은 가부장제에서 여성들을 억압해온 방식과 유사하다고 지적해왔다. 따라서 환경과 인간의 삶의 문제는 반성없는 주류 남성의 시각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그 동안 소외받고 피해 받으면서도 생존해오고 살리는 삶을 살아온 여성들의 시각과 경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여성의 시각은 몸과 마음, 자연과 인간, 정신과 육체를 분리해서 보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생명과 자연을 살리는 생태주의적 관점은 나를 포함한 ‘우리’의 건강함을 살리는데 가장 필요한 시각이다. 의료나 여성주의를 넘어서 전체를 ‘환경’이라고 불리는 터전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화두인 것이다.

또한 여성, 건강, 환경을 통합적으로 보는 관점은 그 동안 여성주의에서 진행되어 온 몸에 관한 논의, 의료계에서 벌여온 여성 건강에 관한 논의, 환경운동 진영에서의 논의들이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여성주의에서 낙태를 여성 몸의 자율권 확보라는 점에서 말할 때 낙태는 개인의 건강이나 몸에 대한 사회, 문화적 차원의 억압이라는 측면은 약화된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환경호르몬 문제 또한 생식력 감소, 성인병의 증가 등등의 문제로 접근하기는 했으나 성별이라는 변수를 따져보지 않음으로써 여성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성별에 따른 차이를 설명해 내거나 대안을 끌어오는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여성 건강을 말할 때도 환경적 측면이나 사회 문화적 제도, 배경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건강은 개인의 의지나 관리에 달린 것으로 보게 된다.

그러나 환경과 건강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보는 통합적 관점은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지위, 성차별, 몸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물질들과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장해서 볼 수 있다. 따라서 환경, 건강 문제를 우리의 구체적인 일상으로 끌어내리고, 여성환경운동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잡아준다고 할 수 있다.


의료는 우리가 아플 때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를 건강하게 또는 건강하지 않게 하는 것은 상당부분 우리가 매일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다. 즉 무엇(얼마나 오염되지 않은 음식물)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하며, 얼마만큼 휴식을 취하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술, 담배, 각종 약물을 얼마나 복용하고 우리의 일자리가 얼마나 안전 또는 위험하고 성폭력의 위협과 실제 경험을 얼마나 하는가 등에 달려있는 것이다.
                
                                   - 보스톤 여성건강서적 공동체 -


2) 자생적인 힘을 회복하자

환경 악화가 여성들 특히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근의 수많은 연구들은 여성과 어린이가 자연에 대한 전쟁의 주된 희생자라는 사실 뿐 아니라 여성이 자연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손상된 자연을 치유하는 운동에서 가장 헌신적이라는 사실 또한 보여준다. 인도의 칩코 투쟁에서 여성들은 50헥타아르의 마을 공유림을 없애고 감자 종자 공장을 세우려는 개발 계획에 반대했다.

남자들은 땔감이나 사료를 모으지 않기 때문에 숲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나무를 잘라내는 한이 있더라도 돈을 버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숲은 여성들의 재산이다. 반다나 시바, 마리아 미즈(2000), 『에코페미니즘』, p373
  

세계 어디서든 현실에 발 딛고 하루하루를 생존하고 있는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생존을 유지하는 자급적 관점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의 경우도 개발의 이름으로 산과 들에 무차별적으로 벌이는 관통도로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먹거리를 살리고, 강과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활동들 속에서 이름없는 무수한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난개발 저지운동(우장산 살리기, 새만금 살리기, 천성산 도룡룡 살리기), 유해환경에 대한 문제제기(러브호텔 반대운동, GMO반대운동, 생리대 안전성 문제제기, 핵폐기장 건립 반대운동),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는 운동(소비자조합을 통한 유기농 먹거리 연계하기, 출산문화 바꾸기 운동, 녹색소비자 운동 등)들의 중심에는 여성들이 있었다. 이 활동들은 우리사회 여성 차별에 대한 깊은 자각에서 시작되었다기보다는 칩코 운동에서처럼 먹거리, 생활용품 등 생존을 위협하는 것의 대안으로, 또 천식과 아토피 등 환경 파괴에서 비롯된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구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여성들이 생명을 잉태하고 인간 존재를 돌보고, 생존을 책임지는 조건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여성은 자연처럼 그 많은 통제와 간섭, 파괴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가는 놀라운 재생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타의 존재에 대해 무한한 자비심을 나타낸다. 여성의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다독이는 역할이 없다면 우리들 일상의 삶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 미즈에 따르면 ‘자급’의 관점이란 스스로의 생명의 삶을 생산하고 재생산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서며, 자기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의 모태다. (마리아 미즈, “힐러리에게 암소를”, 『녹색평론』 제 57호(2001년 3-4호), 녹색평론사.)
이 관점에서 보면 남에게 의존해야 얻을 수 있는 돈, 교육, 캐리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 비싸고 사치스런 공산품, 엄청난 에너지 소비, 휘발유에 의존해 굴러가는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것이 결코 자급적이지 않다.
여성, 건강, 환경을 보는 통합적 관점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내적 치유력을 회복해 환경과 유기적으로 관계 맺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자급의 관점이며 진정한 치유이자 대안이다.  

이를 위해 여성 환경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시도를 해야 한다.
첫째, 몸의 정체성 찾기를 시도해야 한다. 이것은 그 동안 몸에 가해진 사회 문화적 의미 벗어 던지고, 몸의 언어 느낌을 이해하여 자기 치유력을 회복해가는 과정일 것이다. 둘째, 의료, 권력, 과학기술의 문제를 밝혀내야 한다. 나이, 성별, 경험에 따라 다양한 몸들이 나타나야 하고 이 몸들이 환경과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드러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셋째, 환경바꾸기라는 실천에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

1995년 북경대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강령을 채택하였다. “여성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해 획득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그렇다. 여성의 건강은 한 사회 삶의 질을 또 환경문제를 볼 수 있는 척도다. 여성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착수할 때이다.  





참고문헌
노용균, “건강 문제에 있어서의 여성과 남성은 어떻게 다른가?”
            http://aids.hallym.ac.kr/d/mom/nok03.html 참고
마리아 미즈, 반다나 시바(2000),『에코페미니즘』, 손덕수, 이난아 옮김, 창작과 비평사.
마리아 미즈, “힐러리에게 암소를”, 『녹색평론』 제 57호(2001년 3-4호) 녹색평론사.
윤박경(2000), “환경호르몬과 여성건강”, 『꿈꾸는 지렁이들』, 환경과생명, 2003.
정진주(2000), “여성과 여성건강의 사회적 의미”,『계간 의료평론』 02호, (주)한국의료컨설팅.
조정진, “여성에 흔한 건강문제”, http://www.healthpro.or.kr/data/seminar/여성건강증진-조정진1  
최보문(2000), “여성정신 건강에 관한 정신의학분야의 차별성과 문제점”,『계간 의료평론』, 같은 책.
최은희(2000), "사례리포트- 여성노동자의 건강문제", 『계간의료평론』02호, 같은 책.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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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2004년 7월 7일 여성환경연대에 올려져 있는 글입니다
참고하세요.




By Yu Terashima



프로젝트 설명

카와베가와 댐은 1966년 공식적으로 계획되었으며 일본 남서지역의 구마모토 현의 구마군에 위치해 있다. 초창기, 시츄키(Itsuki village)에서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이 지역은 댐 건설 후 침수될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압력에 이 마을은 댐건설 계획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주민들은 이웃마을 혹은 새로운 마을로 이주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 프로젝트에 동의한 대가로 마을에 제공될 정부가 약속한 건설계획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상태로 건설계획이 완료되었다.
정부는 본 프로젝트의 예상 이익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했을 뿐 그 지역 환경 및 생태계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댐건설에 대한 쟁점이 불거지자, 사람들은 그 프로젝트의 부정적인 면들을 알게 되었다: 생물체에 대한 해악과 이익의 부재. 농부와 어부의 반건설의 목소리도 본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 캠페인을 북돋워 주었다.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지역의 어부와 몇몇 토지 소유주들이 보상금을 거절했기 때문에, 정부는 토지 및 어장 소유권 강제 구매 절차에 돌입했다. 이 사건은 일본말로 2002년의 “Kyosei Shuyo”라 불리운다.
농부들이 떠안아야 하는 비용에 대한 정보전달의 부족 및 정부의 농업에 대한 잘못된 예상 등으로, 댐으로부터 물을 대어 쓰는 이른바 관개 프로젝트의 폐지를 요구했던 농부들은 1998년 정부를 상대로 항소했고 2003년 완벽하게 그 소송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약간의 변화가 요구되었고, 정부는 2003년 10월부터 2004년 새로운 관개프로젝트가 완료된 시점까지 강제구매를 보류했다.

이미 프로젝트의 70%가 완료되었으나, 댐의 구문의 건설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침수지역 (Itsuki villiage)의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 지역으로부터 이주하였고, 오직 두 가족만이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며 해당 지점의 중앙부에 살고 있다.

*목적: 홍수통제, 관개, 수력발전 (16,500kw)
*물저장량: 1억3천3 백만 km3
*수문에 대한 정보: 높이 107.5m, 넓이: 274m, 아치형 구조
*침수지역면적: 391 헥타르
*이주민: 이츄키 및 사가라 마을의528 가정 중
현재 이츄키 마을의 중앙부에 살고 있는 2 가정만 제외하고 모두 이주 완료



본 프로젝트의 주요관련사안:
1) 프로젝트 목적의 불충분

-홍수 통제: 댐건설에 의한 홍수의 가능성; 홍수통제를 위한 조림의 필요성; 시민에 의한 대안의 존재
-관개: “댐으로부터의 물은 필요 없음\"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농부의 절반 이상이 본 프로젝트에 반대했고, 1998년 정부를 상대로 프로젝트의 불법성으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2003년 5월 농부들은 이 소송에서 승리했다.
-수력발전: 전력 양의 절대적 부족

2) 어장에 부정적 영향

3) 풍부한 자연환경의 파괴

4)주민참여 및 정보공개의 부재

5) 불필요한 침수, 정통마을의 생활모습의 파괴

6) 미래에 부채



주목할만한 사실들:
■ 영향을 받을 사람들 간의 연대망 구축 및 협력: 지역주민, 농어민, 시민단체, 동일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타지역의 단체들, 전문가, 또한 수혜자로 생각되는 이들.

■ 많은 어부들이 본 프로젝트에 반대하고 있다. Ayu의 질과 포획량의 감퇴를 우려한 때문이다. 2000결성 구마강 어부 협동조합 (Cooperative Association of Kuma River Fishermen of 2000 membership)은 지속적으로 카와베가와 강의 어장의 소멸 및 손상에 대한 보상금을 거부하고 있다. 본 조합의 조합원들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상금 수령 반대).

■ 카와베가와댐건설 반대운동은 소용없는 공공사업과 예산 및 세금 낭비의 상징으로 점점 알려지고 있다.

■ 캠페인의 도구 및 독립적 매체로서의 인터넷의 사용-한 시민단체는 메일링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전역의 600명 이상의 회원이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되어 있으며, 정보를 교환하고 전략을 논의한다.

■ 법체제의 적용-수혜자로 생각되는 농부들에 의한 대정부 소송-
- 행정적 관개 그리고 2003년도의 농부의 승리

■ 지방정부의 역할-구마모토 현의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본 계획을 내어놓았을 때 본 프로젝트를 홍보하였으며 이츄키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촉구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이 지방정부는 현재 주민 논의 모임 (공개포럼)을 개최하여 현의 책임성(혹은 신뢰성)(accountability)을 실현하고 있으며 새로운 관개 계획의 결정과정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지역주민과 중앙정부 사이에서 조정하는 새로운 역할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이 지방정부는 카와베가와 강 하류에 위치한 ARASE 댐 사용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댐 지역의 어부들의 강한 반대목소리 때문이었다. 이는 일본의 최초의 사용중지 케이스이다.



연락처
Citizens for Saving
the River Kawabe

2-3-57 Hodakubo Kumamoto-citiy 862-0926 JAPAN
TEL : +81-96-349-8090
FAX : +81-96-349-8320
Email : kawabegawa@aminet.or.jp
Web : http://kawabegawa.jp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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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성공회대NGO자료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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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역균형발전 계획 정책 토론회

* 일시: 2007년 2월 13일(화) 10시
* 장소: 배재대 학술지원센터
* 주최: 서울환경연합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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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04년 1월12일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을 옮긴 것입니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과 ‘환경의 역습’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행복할 수 있습니까?

김현(시민자치정책센터 상근 운영위원)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기대할 수 있을까? 대게, 행복한 사람들은 우리가 인지하는 행복의 조건이 얼추 맞아떨어지는 사람들일 것이다. 배우자의 조건, 자녀의 문제, 돈, 종교, 인척간의 관계, 살고 있는 환경, 건강 등. 그렇다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왜 행복하지 않은가’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기대할 수 있을까? 행복의 조건 중 무엇인가가 어긋났다고 대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종교문제로 갈등을 빚는다면, 그는 행복할 수 없다.

통계자료를 토대로 하지 않더라도, 행복한 사람들의 대답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대답은 일정한 차이점을 보일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즉, 행복한 사람들의 대답은 엇비슷한 반면,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대답은 제각각일 것이다.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떠올려보자.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이 첫 문장을 두고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고 부른다. 톨스토이는 결혼생활이 행복해지려면 수많은 조건들이 성공적이어야 한다고 일갈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성공한 결혼생활이라고 볼 수 없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들은 그 이유가 비슷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유는 다를 수밖에 없다.

현대 도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미 행복의 조건 중 하나를 누군가에게 강탈당했다. 숨쉬고 먹고 이동하는 생활의 기본 요소들로 인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하늘에 떠다니는 ‘공기’는 더 이상 대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더 편리한 도시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온 순간, 인간의 행위는 부메랑이 되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고 있다. SBS 2004신년대기획 ‘환경의 역습’은 바로 그런 인간의 자화상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부안에서 벌이는 주민들의 저항을 두고 설왕설래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 에너지시스템의 허점에 있다. 정부가 핵에너지를 고집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의 터전에 불행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의지와 진배없다. 현대자동차가 연간 수출 100만대 시대를 자축하는 사이에 사회적 약자들은 산소 호흡기에 자신의 생명줄을 위탁해야만 한다. 아니,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보기 좋으라고 사과나무에 농약 뿌리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건강한 미래는 요원한 일이다.

현대화된 도시시스템은 인간에게 행복하지 말 것을 강요한다. 대문 앞에 즐비한 자동차의 홍수를 그저 ‘인내하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한 치의 주차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자정에 이르러서도 경음기를 눌러대며 다툼을 벌이는 한이 있더라도, ‘왜 자동차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문하지 않게 한다. 식탁 위의 음식도 마음 졸이지 말고 그냥 먹으라고 가르친다. 어차피 안 먹어도 죽고, 먹어도 죽을 거면, 차라리 눈 딱 감고 먹는 게 어떻겠느냐고 타이르기도 한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가 그렇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에 의하면, 우린 이미 행복의 조건 중 하나를 강탈당했기 때문이다. 식탁에 올라온 음식을 불안에 떨며 먹어야 하는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행복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글쎄.......노엄 촘스키는 말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기꺼이 치루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나는 행복을 위해 대가를 치룰 각오가 있는가? 갑신년 새해, 무거운 고민이 어깨를 누른다.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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