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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원유유출 방제작업 자원봉사자 및 지역주민의 급성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
출처 : 녹색연합
▷ 방제참여자들, 호흡기 통증, 메스꺼움과 구토, 두통, 현기증, 전신 피로감 호소
▷ 방제참여자들 97.6%, 안전교육 없이 현장 투입
▷ 방제참여자들 55%, 원유에 직접 노출
▷ 3%만이 보호안경 착용, 안구 피해 우려
▷ 방제당국, 방제참여자에 대한 인적사항도 확보하지 않은 채 현장 투입
녹색연합은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최재욱 소장)와 공동으로 2007년 12월 15~16일 양일 간, 태안군 천리포와 만리포를 조사지역으로 원유유출 정화작업 참여자 211명(남자 128명, 여자 83명)과 대조군 159명 등 총 370명을 대상으로 유출된 원유의 인체영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1) 자원봉사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인체영향에 대한 자각 증상 설문조사와 2) 작업자 및 지역 환경오염 조사의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조사결과,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 등 30만명 이상의 사람들은 원유에 의한 인체피해 위험성에 심각히 노출되었고, 향후 대대적인 인체역학조사가 필요한 상황으로 밝혀졌다. 방제작업자는 원유에 대한 안전교육과 응급진단 요령도 받지 못했으며, 방제복장 또한 부실했고, 방제당국은 방제작업자의 기본적인 인적사항도 확보하지 않은 채, 방제현장에 무작위로 인력을 투입했다.
■ 안전교육 없이 현장투입, 원유에 직접 노출
방제작업에 참여한 211명의 작업자군 중 97.6%(206명)는 원유에 의한 화학물질 노출 시 적절한 조치사항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되었고, 원유의 주성분을 인지한 작업자군은 19%에 불과했으며,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한 작업자군도 27.5% 밖에 되지 않았다(표 2. 참고). 특히 현장 방제작업에 참여한 작업자 중 남자의 57.8%(48명), 여자의 53.1%(68명)가 원유에 손과 얼굴이 직접 노출되었으며, 증기를 마시거나 눈에 직접 닿은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첨부 보고서 표 3. 참고)
■ 지역주민들, 원유에 의한 인체피해 위험성 급등
원유유출 지역 방제작업 작업자인 자원봉사자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자각증상 설문을 조사한 결과, 방제작업을 하지 않았던 대조군들에 비해, 1) 작업군에서는 목의 갈라짐과 쓰라림, 호흡곤란, 메스꺼움과 구토, 두통, 현기증, 전신 피로감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았으며, 2) 자원봉사자에 비해 지역주민에게서, 또한 방제작업 기간이 증가할수록 증상 발생율의 위험도도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2일 이상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군들은 5시간 이하의 시간 동안 현장에 투입된 사람들보다 눈의 가려움증은 약 20배, 눈의 충혈은 약 8배, 호흡곤란과 피부가려움증은 약 10배, 피부자극은 무려 29배나 자각증상 발병위험에 노출되었다(표 5. 참고). 원유에 의한 지역주민의 인체영향은 더더욱 우려할 수준이다. 주로 노령의 지역주민들은 사고 초기, 적절한 방제장비와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없이 무작위로 현장에 투입되었고, 그 결과 대조군과 자원봉사자에 비해 급격히 높은 증상 발병위험비가 나타났다(표 6. 참고. 대조군에 비해 지역주민의 자각증상 발병 위험비는 호흡곤란 30배, 천명 54배, 전신피로감은 115배에 달했다).
■ 외국 사례, 원유 노출로 만성적인 건강영향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고
외국의 많은 사례들은 원유 유출에 따른 방제작업 지원자들의 건강상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1998년 일본 나홋카(Nakhodka) 난파사고에 참가한 작업자들은 대부분 허리통증 및 다리통증, 두통, 눈과 후두의 통증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고, 2003년 파키스탄 카라치(Karachi) 클리프톤 해안가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 당시에도 방제현장에 투입된 노출군의 노출이 증가할수록 증상도 증가된다고 발표했다.
2002년 스페인 프리스티지호 기름 유출 사고 당시의 연구 자료는 적절한 건강의 보호는 개인 보호장비의 착용과 충분한 정보의 제공 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요약하고 있다. 당시 원유에 가장 많이 노출된 선원들은 오히려 화학물질에 대한 교육을 가장 낮게 받았고, 가장 빈번하게 독성학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정화작업 참여일수 및 1일 정화작업시간이 증가할 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며, 정화작업으로 인한 노출 후 1~2년의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만성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급성 증상에 대한 관리 뿐 아니라 만성 건강영향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VOCs와 PAHs에 노출가능성이 높다
원유의 주성분인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와 PAHs(다환방향족 탄화수소)의 대기 중 농도는 매우 미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8~9일이 지난 시점에서 조사된 한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여지나, 설문조사 결과, 사고 직후부터 조사 당일까지 방제작업에 참가한 사람들 중 메스꺼움, 구토 등 자각증상을 느낀 작업자군은 31.8%에 달했다. 메스꺼움과 구토는 VOCs와 PAHs의 노출로 나타나는 인체증상으로 장시간 방제현장에 참가한 지역주민들은 화학물질의 독성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원유에는 중금속(아연, 니켈, 알루미늄, 바나듐 등), 황화수소, PAHs, VOCs 등 다양한 물질과 다수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12월 16일, 대한의사협회는 피해지역 주민과 오염방제활동 참여자의 건강을 위한 대국민 권고안을 내놓았다. “해양에서 대규모 원유 오염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는 헥산과 벤젠, 톨루엔 등 VOCs가 대기 중으로 휘발하면서 급성호흡 자극과 반복 노출에 의한 두통, 현기증, 피부자극 등이 우려된다”는 요지다. 방제작업에 참여한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VOCs와 PAHs의 노출여부를 조속히 조사해야 한다.
■ 조속한 보건관리계획이 필요하다
재난구조의 무체계성은 보건의료분야에서도 여실히 밝혀졌다.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지 5일이 지나서나 태안군 의료원은 자체 인력을 현장에 배치시켰고, 인체 피해를 막기 위한 방제물품은 적재적소에 지급되지 못해, 장기적인 신체피해는 급상승했다. 방진과 방독이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한 방제인력은 극히 일부분이었고, 보호안경을 착용한 방제자는 불과 3%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해양수산부는 개인 방제용품을 정확히 착용하지 않은 자원봉사자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옮겨 실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인적기록과 현장기록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향후 발생할 인적피해를 추적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 주말, 방제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자가 1만6만5천명이었고, 사고 16일째인 22일까지 자원봉사자는 30만명을 넘었다. 1만5천명의 태안지역 어민들과 지역주민, 해양경찰과 경찰청 인력, 방제조합, 군부대 등 수많은 사람들이 선의의 방제활동을 사고지역에서 펼쳤다. 안타깝게도 원유에 노출된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들은 만성적인 건강상의 위험을 받을 것이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시급하고 지속적인 간강 및 환경오염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할 것이고, 종합적인 보건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정부와 보건당국에 제안한다
- 지금이라도 방제복, 장갑과 장화, 보호안경 등 정확한 방제물품을 지급해야 한다.
- 방제참여자의 인적사항과 현장기록을 조속히 확보하고, 중장기적인 보건관리계획을 수립이 필요하다.
- 원유에 의한 대기 중 유해화학물질과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 동식물의 생체농축 등 환경보건학적 평가계획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 정부, 학계, NGOs,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역학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
- 방제참여자들의 인체역학조사와 치료.예방 비용을 피해보상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
※ 첨부 : [태안반도 원유유출 방제작업 자원봉사자 및 지역주민의 급성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 최종 보고서
2007년 12월 26일
녹 색 연 합
고려대학교 의료원 태안지역재해복구 의료지원단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 문의 : 녹색연합 정책팀 윤상훈 팀장 ☎ 02-747-8500 / 011-9536-5691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최재욱 소장 ☎ 02-926-4704
조용민 연구원 ☎ 02-920-7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