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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라미경
주제어: 거버넌스, 로컬거버넌스, 지역문제, 화장장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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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영일
주제어: 지방의제21. 지속가능사업, 거버넌스. 연대사업, 평가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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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회갈등연구소'의 박태순 소장이 쓴 글입니다.
자치발전(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월간지) 8월호 특별기획으로 실린 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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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중책, 쉽지 않더군요"
'이음' 활동가 집담회 [1] _ 조직 중책 맡은 활동가들의 고민

전상희
http://www.ingopress.com/ArticleRead.aspx?idx=1195

단체의 활동가들은 다들 ‘트랜스포머’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어떤 역할로든 변신이 가능하다. 기획, 홍보는 물론 진행과 허드렛일까지 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단체 활동가라면 더욱 자주 트랜스포머가 돼야 한다. 지역 단체들의 사무국 상근자는 대부분 2~5명 안팎이다 보니 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책임업무가 많을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게 트랜스포머가 돼 지역에서 정신없이 활동하다보면 조직이 큰 단체에 비해 더 빠르게 직책이 높아진다. 더 전문적이고 더 바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트랜스포머가 돼 버리는 것이다.

"트랜스포머가 돼야 한다“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이 이들을 주목했다.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이 새로운 트랜스포머가 돼야 했던 지역 활동가들의 고민을 듣는 자리가 지난 1일 마련됐다. ‘새로 조직의 중책을 맡은 활동가들의 고민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집담회에는 김승호 서울 광진주민연대 사무처장, 오승현 서울 동북여성민우회 사무국장, 장혜진 천안시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김경민 안산경실련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집담회를 기획한 김현 이음 연구원은 “작은 규모의 지역 단체들이다 보니 직책이 높아지면서 하게 된 고민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들의 얘기가 현재 지역단체들이 갖고 있는 이 시대의 고민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형식을 취하되 술자리에서 음성적으로가 아닌 공론장을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김상택 기자 /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은 지난 1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새로 조직의 중책을 맡은 활동가들의 고민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활동가 집담회를 열었다.

제일 먼저 공유된 고민은 역시 ‘소통의 문제’였다. 장혜진 원장은 “원장이 되면서 얻게 되는 정보는 많아지는데 그것을 잘 소화해 전달하는 게 너무 어렵다.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을 안 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다보니 소통의 문제가 자꾸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승호 사무처장도 말을 거든다. “중간에서 몇 개의 부설기관에 서로의 얘기를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나중에 다 같이 모이면 서로 전혀 다른 얘기를 할 때가 있다. 내 잘못인 것 같아 힘들고 괴로워하다가 구성원들에게 솔직히 말했다. 그랬더니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면서 도와주셨다. 내가 못하는 역할은 잘 하는 사람에게 업무를 넘기면서 사무처장의 역할을 수정해갔다.”

고민은 이어졌다. “우리 단체는 위원회가 굉장히 많아 회의도 많고 논의되는 내용도 많다. 다들 사무국장이 정리해서 조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계획했던 사무국장의 모습은 그런 게 아니었다. 원래 본부에서 일하다가 지역운동이 하고 싶어서 갔는데 연차가 있어서 바로 사무국장이 됐다. 하지만 사무국장도 간사랑 똑같이 일해야 한다. 중간리더 역할에 대해 고민했는데 사실 중간리더가 뭔지 모르겠다. 리더십 교육을 받았지만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오승현 사무국장이 털어놨다.

자신의 어려움 솔직히 토로를

안산경실련의 경우엔 다른 단체와 약간 다른 성격의 고민이 있었다. “안산경실련은 네트워크가 없는 게 고민이다. 사무국에서 하는 활동이 안산경실련의 전부다. 다른 단체들의 경우 다자간 소통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우린 다자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라는 게 고민이다”라고 김경민 사무국장은 말했다.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고민도 역시 빠지지 않았다. 특히 사무국장의 경우 재정을 책임지는 상황이라 활동가들의 임금은 물론 자신의 임금까지 스스로 단체 살림에 맞게 조정을 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다.

오승현 사무국장은 “회비중심의 재정운영이 해답이지만 쉽지 않다. 회원확대를 위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단체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텐데 일상에 쫓겨 그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스스로 재정형편을 알고 있는데다가 임금을 올려달라는 말은 자신의 월급을 올려달라는 말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운영위 회의 때 말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오승현 사무국장은 스스로 연차를 깎기도 했다. 운영위원들이 선례가 되면 후임에게 영향을 줘 좋지 않다고 말렸지만 마이너스 되는 살림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오승현 사무국장의 말이다.

여러 학교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리더십 교육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오승현 사무국장은 “여성리더십 교육을 들었는데 배우고 돌아와서 우리 단체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단체 활동가들이 같이 교육을 받고 자기 단체에 맞게 조정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사무국장은 개인적으로 두 번의 중견활동가 리더십 교육을 받았지만 함께 가는 소통과 연대로서의 리더십 보다는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리더십 교육에 거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내부적인 소통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는 장혜진 원장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작업장 선생님들과 일대일로 만나 대화를 했다.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꺼내 놓다보면 우리 업무에 대해서도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사적으로 친해지면서 사무실 분위기가 많이 편해졌다.”

그러자 김승호 사무처장의 고백이 이어졌다. “아직도 카리스마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개인적인 만남을 시도했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전체 구성원들이 자주 모여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을 지향한다.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자 많은 사람들이 곁에서 도와줘 어려움을 많이 넘었다.” 두 사람의 발언은 다른 유형의 리더십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참가자들이 입을 모았다.


김상택 기자 / 지난 1일 열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의 활동가 집담회에서 김승호 광진주민연대 사무처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소통 확대를 위한 상상력

김경민 사무국장이 안산경실련의 흥미로운 사례를 전했다. “운영위원들 및 몇몇 회원들과 안산경실련을 후원하는 계모임을 조직했다.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는데 월례회의보다 더 잘 된다. 업무 얘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는 얘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목돈도 마련하고 친목도 다지고 신뢰도도 높여서 좋은 것 같다.” 계모임 운영에 대한 자세한 질문이 뒤이었고 참가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급박한 재정적인 문제와 친목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음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음 번 집담회의 주제와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다. 현재 사무국장, 사무처장의 자리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이호 소장이 묻자 의외의 대답들이 나왔다.

김승호 사무처장은 “사무처장을 할 사람이 생기면 자신은 그냥 상근 활동가로 일하고 싶다”며 “굳이 다른 곳으로 떠나기 보다는 내가 있는 지역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사무국장도 “사회단체가 원래 기존 회사와 다르니까 순환 구조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김승호 사무처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오승현 사무국장 역시 전문적인 분야로 파고들 수 있다면 간사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무래도 회원들이 기혼여성인 경우가 많은데 내가 비혼이다 보니까 소통의 벽이 생기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다. 일반 간사라면 몰라도 계속 비혼인 채로 사무국장을 하게 되면 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이호 소장은 아직은 한국의 조직문화상 사무국장이 다시 간사로 돌아가는 부분에 대해선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진 원장은 “밤샘 회의를 할 때는 내가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될 때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며 “또 장애아를 둔 부모와 얘기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소통의 벽을 느낄 때가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재생산 고민 만만치 않다

여전히 중요한 숙제로 남은 부분은 활동가 재생산과 관련해서였다. 광진주민연대의 경우 근처에 있는 대학의 동아리들을 섭외해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레 학생들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방식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김승호 사무처장은 말했다.

김경민 사무국장은 “학교에 직접 단체의 이름으로 들어가 시민사회를 알리고 NGO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며 “지금 활동가들은 재생산에 대해 고민할 여력이 없으니 우선은 지역사회 인재 발굴을 위해 재단이나 큰 단체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2시간 반 동안 뜨겁게 진행된 이번 집담회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고민을 털어놓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얻는 것만으로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며 이런 성격의 모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된 주제의 집담회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제안도 있었다.

다음 집담회는 ‘조직의 중책을 두루 거친 중견 활동가들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란 주제로 8일 열린다.

전상희 기자 sang2@ingo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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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자치발전연구원 2004년 4월호에 실린 글로,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홈페이지로부터 옮겨온 것입니다.


선거제도의 변화와 지방자치의 개혁

하승수(풀뿌리자치연구소 운영위원)

1. 대의민주주의와 선거제도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정치제도이다. 문제는 모든 국민이 직접 국가의 정치결정과정에 참여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초기 그리이스에서는 모든 시민이 직접 정치적 결정과정에 참여했다지만, 오늘날의 인구규모로 볼 때에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국민들이 선출한 대표들로 하여금 정치적 결정을 대리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이를 대의민주주의라고 한다.

  문제는 선출된 대표자들이 국민의 뜻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거나, 국민의 뜻과는 상반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에 이를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하에서는 대표자를 어떤 방법에 의해 선출하고, 이들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핵심적인 문제로 대두된다.

  대표자를 선출하는 문제는 결국 선거제도의 문제이다. 그리고 일단 선출된 대표자를 통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권력기관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상호통제하는 방식과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의미에서의 부분적 직접민주주의의 도입’으로 시민으로 하여금 직접 대표자들을 통제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의 영역에서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소환 등의 주민직접 참정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그럼으로써 지방자치 영역에서부터 대표자들이 주민들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선거제도이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금까지도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를 늘리느냐, 지역구 의석을 늘리느냐, 지역구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의 문제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표류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보면, 대의민주주의를 취하고 있는 국가에서 선거제도만큼 민감한 문제도 없는 것같다.

  가장 이상적인 선거제도는 투표를 하는 유권자의 의사가 가장 잘 반영되는 선거제도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선거제도는 그렇지 못하다.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국회의원 선거제도처럼 1등만이 당선되는 선거제도에서, 1등을 찍지 않은 나머지 유권자들의 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비례대표제도조차 취하고 있지 않은 미국에서 소수파에 속하는 유권자들은 전혀 자신들의 대표를 국회에 진출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지역구를 임의로 조정하는 게리맨더링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얼마든지 왜곡시킬 수 있다. 선거구를 어떻게 획정하는가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경우에 부분적으로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비례대표의 비중이 전체 국회의원 수의 20%남짓한 수준이다(현재 국회의원 의석 273석 중에서 비례대표는 46석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체 의석수의 80%에 달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등만이 당선되므로, 소수파 유권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 또한 이런 선거제도 하에서는 정당별 득표율과 실제 의석비율간에는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전국적으로 10%나 20%의 평균지지율을 얻은 정당이 지역구에서는 단 1석도 당선되지 못할 수도 있다. 1등 만이 당선되는 지역구 선거에서 골고루 얻은 10%나 20%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정당은 10% 내지 20%의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10%나 20%의 의석은 획득하여 자신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대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 정치가 정당정치이고, 한국의 현실에서도 정당의 공천이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데, 이처럼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과 의석비율 간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다.

  그리고 이처럼 1등당선의 소선거구제에서는 유권자들이 ‘당선가능성’을 고려하여 투표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세력이나 소수파 정치세력이 원내에 진출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게 된다. 반면 독일의 경우처럼 기본적으로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가 배분되는 선거제도를 취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신생정치세력의 원내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독일의 경우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의원의 절반은 소선거구의 지역구에서 선출하고, 나머지 절반은 정당명부에 의해 선출한다.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정당명부에 각각 투표(1인2표제)한다. 소선거구(지역구)에서의 당선자결정은 단순다수제에 의해 최고득표자가 당선된다. 그러나 정당명부에 의한 당선자결정은 전국적으로 집계되어 각 정당의 득표비율에 따라 각 정당의 소선거구 당선자를 포함한 전체 의석수가 비례배분된다. 이때 유효투표 5%이상을 획득하지 못한 정당은 정당명부 의석배분에서 제외된다(5% 봉쇄조항). 이러한 선거제도 하에서는 5%의 진입장벽만 넘으면 의회진입이 가능하다. 물론 5% 진입장벽 자체도 낮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5%라는 목표만 달성하면 의석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생정당의 활동력을 높이고 유권자들의 ‘사표방지심리’도 줄일 수 있는 등 유리한 점이 많다. 그래서 신생정당이던 독일 녹색당은 1983년 연방의회선거에서 5.6%의 득표율로 27명의 연방의원을 배출할 수 있었다.

  또한 1등 당선의 소선거구제는 여성의 정치진출에 불리한 조건이다. 1등 당선의 소선거구제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어렵고, 대부분 여성후보자들은 자금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주의의 기본 룰(rule)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민주주의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례대표 확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장 비례대표가 확대되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가야할 방향임은 분명하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보다 잘 반영되는 선거제도, 정책대결이 가능하고 여성들이나 신생정치세력의 진출이 보다 쉬운 선거제도로 나아가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지방자치 선거제도의 문제점

  그러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제도에는 문제점이 없는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에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시에 정당공천제를 유지할 것인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에는 생활자치를 실현해야 하므로, 중앙정치로부터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도 일리는 있으나, 정당공천을 법률로써 배제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오히려 그것이 생활정치를 위한 정책선거보다는 자금력이나 이미지에 의한 선거로 흐르지는 않을 지에 대한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방의원 선거제도도 논의의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기본적으로 소선거구제를 취하면서 1등당선자를 의원으로 뽑는 지방의원 선거제도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동일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기초의원의 경우에 읍ㆍ면ㆍ동을 기본단위로 하여 선출하다보니, 하나의 지방자치단체내에서도 유권자들이 던지는 1표의 가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도ㆍ농복합지역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도.농복합지역인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신규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한 도시지역에 전체 인구의 1/3 내지 1/4 정도가 모여사는데, 그 지역에서 배출되는 의원의 의석비율은 1/10도 안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도시지역에 사는 유권자의 1표는 농촌지역에 사는 유권자의 1표보다 1/2 내지 1/3의 가치도 안되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수가 1만명이 넘는 읍지역에서도 의원은 1명만 선출되고, 유권자수가 2천명도 안되는 면지역에서도 의원은 1명이 선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되면 읍지역 유권자의 1표가 가지는 가치는 면지역 유권자의 1표가 가지는 가치의 1/5 내지 1/10에 불과하게 된다. 이처럼 현행 지방의원 선거구 제도는 국회의원 선거보다도 더 투표가치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기초의원의 경우에 지역(읍ㆍ면ㆍ동) 대표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기초의원이 하는 일은 읍ㆍ면ㆍ동 단위의 일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것이다. 읍ㆍ면ㆍ동의 민원을 해결하는 일이 필요하다면, 옴부즈맨 같은 제도를 둘 것이지 지방의회와 같은 기구를 둘 일이 아니다. 지방자치를 하면서 지방의회라는 심의ㆍ의결기구를 둔 것은 그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법(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부를 견제ㆍ감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을 보면 기초의원들로 하여금, 시ㆍ군ㆍ구의원이 아니라 마치 읍ㆍ면ㆍ동의원인 것처럼 행동하게 하고 있다. 기초의원들로서는 다음번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투표권이 있는 자기 지역구(읍ㆍ면ㆍ동)유권자들의 입맛에만 맞게 활동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초의원으로서는 자신에 대한 투표권이 없는 다른 읍ㆍ면ㆍ동 유권자들의 눈은 별로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이런 현상 때문에 지방의회가 정책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방의원들이 민원해결에나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현재 광역의원 선거제도에만 도입되어 있는 비례대표제는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비례대표로 진출한 광역의원들은 지역구에 매달리지 않고 정책심의에 충실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제 덕분에 원내로 진출한 소수정당인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있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 지방의원들로 하여금 자기 선거구에 매달리지 않게 하는 것이 지방의회 기능 정상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됨을 알 수 있다.

3. 선거제도의 변화와 지방자치 개혁의 가능성

  지금은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여론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총선이 끝나고 나면 2006년 지방선거때까지 현재의 지방자치제도를 어떻게 손볼 것인지가 본격적인 과제로 대두될 것이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 이전에도 지방선거제도를 손보기 위한 논의가 있었지만, 아무런 결론이 내려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으로 부활한지 10년이 다되어 가는 지방자치제도를 살리고, 지방분권에 대응한 지방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제도에 대해 본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그동안 지방자치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방선거제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가 논의되어야 한다.

  특히 풀뿌리 지방자치의 근간을 형성하는 지방의원 선거제도는 현행의 제도를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극도로 불균형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 유권자들의 투표가치를 평등하게 만들어야 하고, 지나치게 소지역대표성을 띠고 있는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소지역대표성을 완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회 선거에 있어서도 명부제의 전면도입이나 중ㆍ대선거구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현재 광역의원 선거에 있어서만 비례대표제가 부분도입되어 있지만, 그것으로는 불충분하다. 독일과 같은 전면적인 명부제의 도입이나 일본의 지방의회 선거에서 볼 수 있는 중ㆍ대선거구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방의회가 정책심의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 인사권도 독립시키고 지방의원 유급화도 실시해야 한다. 이런 조치들은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그동안 누누이 지적되어 온 과제들이지만, 여러 가지 장애요소로 인해 실현되지 못해 왔다. 이제 2006년 선거 이전에는 이런 제도적인 보완조치들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또한 풀뿌리 생활자치인 지방자치의 특성상 전국정당이 아닌 지역정치조직도 자기 이름으로 후보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local party라고 부를 수 있는 지역정치조직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전국정당이 가진 권력화의 위험성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지금 한국의 정당제도에서는 정당이 아닌 정치조직은 선거에서 후보를 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생활정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지방선거에서는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선거제도의 변화를 통해서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고 주민자치의 실현이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지방분권이 지향하고 있는 ‘분권화되고 민주화된 사회구조’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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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지난 2003년 10월6일자로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을 옮긴 것입니다.


 길을 잃은 '로드맵’

하승우(시민자치정책센터 운영위원)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유행하는 말은 ‘로드맵’이라는 말일 것이다. '계획안’이나 '시안’이라는 말 대신에 '로드맵’이라는 외국어를 그대로 쓰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뜻 그대로 '도로지도’를 그리겠다는 것은 아닐 터이고 무슨 의미를 담고 싶은 것일까? 아마도 이제까지 해왔던 일방적인 행정의 관행에서 벗어나 자칭 '참여정부’라는 호칭에 걸맞는 새로운 관행을 만들고 싶어서일 것이다. 일단 기본적인 길을 표시한 지도를 먼저 공개함으로써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리라.

그 로드맵이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평가는 일단 접어두자.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는 무리다. 그보다는 로드맵을 만드는데 있어 '기본적인 자세’를 얘기하는 것이 더 건설적인 태도일 것이다. 원래 자세가 잘 잡혀야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는 법이다.

먼저 로드맵이라는 단어에 포함된 '길’과 '지도’라는 의미를 따로 떼어서 각각 그 기본자세를 살펴보자.
길이 뭔가? 사람이 다니는 곳이다. 사람이 다니는 곳은 항상 일정한가? 그렇다면 길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만 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같은 방향으로만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때론 반대방향으로 가면서 서로 다른 길을 만든다. 그래서 현실에는 하나의 길이 아니라 수많은 길이 나 있고 때론 교차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길을 만들며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길은 그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 그래서 길에는 역사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 길을 무심코 지나치지만 그 길을 닦기 위한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그 길에 스며들어 있다.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며 '역사’를 담고 있다.

또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길의 주인은 누구인가? 길의 주인은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길을 가로막고 통행세를 요구하는 자들을 우리는 용서하지 않는다. 길은 그 길을 만든 사람이나 그 길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소유가 아니다. 길은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만 걸어 다니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그 길을 걷는다. 함께 걸을 때 자연스럽게 길이 만들어진다. 길은 '함께 걷는 사람들의 것’이다.

자, 길에 대해선 이 정도로 얘기하고 다음으로 지도를 보자. 지도란 뭘까? 길을 축소해서 종이 위에 옮긴 걸까? 아니면 길이 갈라지는 곳과 만나는 곳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 지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올 수 있고 그 각각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물음을 바꿔서, 무엇이 '좋은 지도’일까? 지도가 단순히 길의 형상을 종이 위에 옮긴 것이라면 그 좋음의 우열을 가름할 수 없다. 길이 갈라지는 곳과 만나는 곳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이 좋은 지도일 수 있지만 그것 역시 단순히 물리적인 상황을 지도로 옮긴 것일 뿐이다.

정말 좋은 지도는 그 길을 걸어가다 만날 수 있는 장애물이나 위험을 표시해 준다. 어느 곳에 웅덩이나 함정이 있는지, 어느 곳으로 가면 절벽이 나오는지를 보여준다. 무조건 장애물이나 위험을 피해 빙 둘러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 길을 걸어갈 때 닥쳐올 위험을 예상하고 때론 그것을 버티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 준다. 길이 걸어가기 위한 것이라면, 좋은 지도는 계속 길을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 좋은 지도는 길 만이 아니라 그 길의 '위험’도 표시해 주고 길을 걷는 사람이 단단히 마음을 먹도록 해준다.
또 지도는 그리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즉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그리는 지도가 달라지고 그 지도를 보며 걷는 사람들은 다른 현실을 만들게 된다. 지구를 평평하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항상 세계를 평평하게 그렸고,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은 둥글게 그렸다. 평평하게 그린 지도를 보며 걷는 사람들은 지구 반대편으로 가면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 믿고 떠나길 꺼렸지만,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은 과감히 미지의 세계를 향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 여행의 경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찾고 꿈꿨다. 다른 현실이 가능하다고 외치는 것은 그 다른 현실로 가는 다른 지도를 그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지도는 항상 보이는 세계가 아니라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자, 그럼 이 기본자세를 가지고 지난 2003년 7월 22일 노무현 정부가 발표한 '행정개혁 로드맵’을 보자. "효율적인 행정, 봉사하는 행정, 투명한 행정, 참여하는 행정, 깨끗한 행정”을 5대 목표로 제시하면서, "성과 중심의 행정시스템 구축, 정부기능과 조직의 재설계, 행정서비스 전달체계 개선, 고객지향적 민원제도 개선, 행정의 개방성 강화, 행정행위의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와 협치기제 강화, 공익활동 적극 지원, 공직부패에 대한 체계적 대응, 공직윤리의식 함양”을 의제로 제시했다. 뭐, 말만 들으면 다 좋은 얘기다.

그런데 이런 립서비스 말고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효율성은 해고/퇴직의 칼바람을 날렸던 경제계의 리엔지니어링과 비슷하고, 봉사는 여전히 권한을 행정이 쥐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며, 참여는 모니터링이나 옴부즈만같은 사후평가로 제한된다. 즉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그 기본 자세는 거의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를 위해 싸워온 사람들의 피와 땀이 서린 역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은 여전히 민원을 제기하고 평가에 참여할 뿐 정책입안과 실행과정에서 배제되어 있다. 누가 그 길을 만드는 것인지, 길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거의 없다. 자연히 그 속에는 길이 없다. 또 행정개혁 로드맵은 그 길을 걸어갈 때 어떤 장애물이나 위험에 부딪칠 것인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히 다른 세계로 가는 길도 표시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이 로드맵은 로드맵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를 하나도 지키지 않는다.

그 속에서는 길의 기본 자세도, 지도의 기본 자세도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정치는 사람들이 만나 소통할 때, '수다스런 공론장’을 만들 때 활기를 되찾는다. 그래야 진정 로드맵의 의미가 살아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처음부터 다시 꿰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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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2006년에 발표한 '2005년 정보공개 연차보고서'입니다.
정보공개의 운영 현황과 여러 사례들이 나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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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갈등연구소 박태순 소장이 월간 자치발전에 쓴 짧막한 글입니다.
최근 여러 지방자치단체 갈등 문제들의 사례와 유형별 특징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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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지난 2006년,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에서 펴낸 "울산 지방자치 평가" 자료입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의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Posted by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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