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3년 10월, 제3기 군포시민자치학교에서 김미선 녹색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 공동대표님이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김미선 대표님의 양해를 구해 싣습니다. 최근의 녹색삶의 활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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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학부모로써의 지역주민들은 자녀교육 문제에 가장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이면 아이들 얘기다. 아이들 성적이 어떻고, 어느 학원에 보내니 성적이 올랐다거니, 앞으로 진로에 대한 정보들...등. 이런 대화를 나누며 자녀교육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으며 모두 같은 문제로 걱정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자녀들은 원하던 원치 않던 지역사회의 아이들과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낸다. 따라서 우리 자녀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아이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한 관심과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2. 숙제방 운영배경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문제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늦은 귀가로 보호받을 곳 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오락실을 전전한다. 그리고 저녁도 먹지 못하고 잠들기가 일쑤며 숙제나 준비물을 제때 갖추지 못해 학습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연히 탈선의 현장에 노출이 되며 기회도 많다. 숙제방은 지역의 요구와 지역주민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의 합일점이다. 아이들의 방과후 안전한 보호와 다양한 교육 기회제공,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한 아동지지망 구축이라는 목표와 “화목한 숙제방, 소중한 나”라는 방훈을 걸고 숙제방이 개방을 하였다.
3. 자원교사의 역할
처음 13명의 엄마 선생님이 ‘내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이웃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한다’ 는 것에 동의하면서 자원활동으로 참여하였다. 각자의 사회적 경험과 다양한 준비 정도에 따라 특별 활동감사, 담임교사, 주제학습별 강사로 참여하였다. 엄마선생님들은 숙제방 아이들에게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애정을 듬뿍 주며 방과후 아이들의 안전한 보호와 숙제 지도 뿐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월1회 교사회의와 또 교사재교육(학습지도준비, 전통놀이지도) 등을 통해 교육활동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며 년1회 가정방문을 하며 아이들을 좀더 이해하며 학부모와의 유대를 갖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녀를 양육하며 갖고 있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 위해 ‘이웃상담원’ 교육을 받는 등 지역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학교와의 관계에서는 년2회 숙제방 아이들의 담임선생님과의 면담과 알림장을 통한 의견교환, 교장선생님과 학부모 단체와의 관계형성 등을 통해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추천해 주기도 하는 열린 태도를 만드는데 동참하였다. ‘환경연극’을 가지고 각반 교실을 다니며 연극공연을 하여 아이들에게 환경의식을 심어주기도 하고 ‘이웃산타’ 활동을 통해 학교에서 추천해준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을 방문하며 많은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음에 놀라고 우리의 조그만 활동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며 이 지역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활동인가 인지하며 책임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주부라는 특성 때문에 가정 일이 우선이란 생각으로 빈자리가 많이 생기고 IMF후 경제적 문제로 직장을 찾아 떠나는 엄마 선생님들이 늘어나면서 자원교사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의식이 강한 몇 분의 엄마 선생님의 꾸준한 활동으로 많은 힘을 얻고 있다.
4 지역사회와의 연대
1) 학교
지역 교육 공동체로써 ‘열린숙제방’의 활동은 학교와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접촉 시도를 했다. 쉽진 않았지만 꾸준히 찾아가 숙제방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숙제방 아동 모집을 위한 가정 통신문 협조, 녹색 행사에 교장선생님의 참여, ‘이웃산타‘ 활동 시 학교의 적극적인 도움(대상 아동 명단 제공), 정기적인 학교 방문으로 담임선생님 또한 숙제방과 숙제방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보내주시며 숙제방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숙제방을 찾기도 하는 협조와 신뢰의 관계로 발전하였다.
2)지역주민
2000년 2월 더 많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일찻집’의 수익으로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했다. 공간마련은 지역 내의 커피숍에서 장소를 무료제공하고 녹색회원, 숙제방 학부모, 숙제방 아이들, 청소년 봉사단체 ‘나누리’까지 지역사회 모두가 합심하여 이루어진 좋은 경험이고 성과물이다. 회원 남편의 직장 동료 분들과 ‘아노사’ 소모임의 회원 분들이 숙제방 아이들의 목욕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아이들의 건강한 자람에 도움을 주고 계시며 이웃 미용실에서는 아이들의 머리손질을 해주시며 지역의 종교단체에서 아이들의 급식과 녹색 행사시 장소 제공, 지역주민인 회원은 아이들의 간식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누군가를 위해 내가 나눌 수 있는 역할에 감사하고 좋은 이웃이 되어가고 있다.
5. 지역사회의 변화
숙제방 아이들과의 첫 만남.
어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아 남루한 모습, 어두운 표정, 단체생활에 걸맞지 않은 아이들의 몸짓, 숙제방은 오지 않고 오락실에서 오락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 등을 보며 막막하고 당혹했던 기억들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 속에 많이 변했다. 아이들의 건강도 좋아지고 키도 자랐다. 길에서 만나면 멀리서부터 뛰어와 인사하는 명랑하고 밝아진 표정, 단체생황에 적응하며 규율을 지키려고 애쓰는 아이들의 다듬어진 모습. 주변의 좋은 이웃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숙제방 아이들은 놀라운 발전을 하였다.
숙제방 활동에 참여한 자원교사인 엄마선생님들은 그들의 작은 행동이 이웃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안식처가 되며 또 놀랍게 변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책임의식과 함께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계망 속에서 구체적인 활동들을 통해 그래도 세상은 좋은 이웃,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며 나의 성장과 가족의 변화도 함께 경험하고 있다. | (2003년 김미선 녹색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 공동대표 발표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