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해정(과천 '풀뿌리 모임')
지난 달 말, 과천시청 지하 식당에서는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숙연하거나 엄숙한 분위기와는 정 반대로 시끌버끌 왁자지껄 아이들의 목소리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을 벌이고 있는 느낌이었다. 밤 9시를 넘긴 시간에도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대충 100평 남짓한 공간에 앉을 곳 찾기가 힘들 정도였고, 서빙을 하는 봉사자들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분주해보였다. 과천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을 준비하려는 일군의 사람들이 마련한 일일주점의 풍경이다. 행사를 마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8백 명의 사람들이 찾아왔고 순이익만 1천만 원을 넘겼단다. 8백 명이라 함은 과천시 인구(7만1천명)의 1%를 훨씬 넘긴 수치다. 일단 일일주점의 소귀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고 수입도 짭짤한 편이다. 과천 역사상(?) 가장 성황리에 끝난 일일주점이라고 하니, 준비한 사람으로서는 신날만 했다.
혹시, 독자 제위들 중, 과천에서 웬 공부방?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그것도 저소득층 아동들이라니? 가장 살기 좋다는 과천에서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은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과연 어떤 사정들이 있기에 시민들의 전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이를 위해 준비모임에 처음부터 참여하고 있는 이해정 씨를 만나, ‘맑은 내 방과후 교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맑은 내’는 청계의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현재 ‘맑은 내 방과후 교실’은 8월에 오픈 예정이며 이미 전세로 아파트를 구입해 복음자리를 마련한 상태다. 지금은 상근 교사를 모집하고 있단다.
먼저, 어떤 계기로 만들었는지 물었다.
“처음 모임이 시작된 계기는 여러 곳에서 아마 동시적으로 된 것 같은데, 지역 안에서 어떤 일을 할까? 생각했던 ‘풀뿌리 모임’ 사람들과, ‘학교평화’(이 단체는 지난 2001년 11월, 아이들의 따돌림에 못 이겨 자기 방 창문으로 투신, 사망한 故신정현 군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과천의 시민단체)에서는 예전부터 고민해오던 상담 역할이나 아니면 방과후 방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 때 저희가 자료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한국도시연구소에서 했던 ‘과천 저소득층 실태조사’가 같이 맞물려서 추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풀뿌리 모임’에서 그 보고서를 먼저 봤는데, ‘풀뿌리 모임’에서 의제를 잡아나가다가, 급식문제라든가 여성문제나, 이런 문제들이 얘기되기는 했었는데,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온 것은 바로 한국도시연구소의 보고서였죠. 보고서는 한 올해 2월 정도에 나왔구요.”
‘풀뿌리 모임’과 ‘학교평화’가 지역 활동에 대한 방향과 의제를 설정하던 중, 한국도시연구소의 보고서를 접하게 된 것이 중요한 계기였다. 이 보고서는 과천에 국기법에 의한 수급권자가 약 1000가구 정도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 속에 해당 아동들은 한 200여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이 아동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로 집약된 것이다. 여기서 ‘풀뿌리 모임’이 어떤 모임인지 궁금했다.
“‘풀뿌리 모임’은 지난해까지 세 번 정도 과천시민자치학교를 열었었는데, 주로 예산에 대한 교육이었어요. 작년 같은 경우 평가를 하면서, 우리가 열심히 했지만 제안하는 방법이 좀 틀린 것 아니냐, 예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제안서 하나만 내는 식으로는 시에서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다, 이런 판단을 해서 구체적으로 우리가 따내고 싶은 예산, 이런 부분들을 갖고 그것을 성사시키는 것까지, 여기까지 활동을 해보자, 이렇게 논의를 했었는데, 예전에는 전체 예산서 보는 법, 이런 식으로 공부를 했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이 공부만 하다보니 아무래도 동력이 떨어지고, 우리가 문제점을 반복해서 지적을 하는데도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까 오히려 우리가 시에서 찾아내지 못한 예산을 써야 할 곳을 찾아내자 라고 해서, 올해 1월 정도부터 작년과 달리 모임을 약간 긴장감 있게 한 달에 2번 정도를 해왔었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예산을 찾아내자는 것이 ‘풀뿌리 모임’의 취지인 것 같았다. 형식적인 활동이 아닌, 실질적인 활동의 고민이 방과후 공부방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예, 딱 맞아 떨어졌어요. 우리가 고민했던 부분들이 결국은 지역을 잘 알아야 가능한 것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우리가 여기서 지역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지역에서 어떤 의제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잡아야 할 때, 상당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다들 지역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인 거잖아요. 여성문제로 갈 것인가, 아동의 문제인가, 교육의 문제인가,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가 지역 사회 안에 같이 살고 있는 구성원들, 과천 안에도 저소득층이 있고, 그 사람들의 실태 조사가 있었다고 하면서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애초 ‘풀뿌리 모임’이 의도했던 ‘필요한 곳에 필요한 예산을’이라는 모토와 달리,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과후 공부방은 관심 있는 개개인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준비되고 있었다. 처음 출발한 의도와 좀 다르지 않느냐고 물었다.
“원래 계획은 빈 공간이 워낙 많고, 아니, 많아 보이고(웃음), 간판만 걸고 있고, 우리가 보기에는 전혀 활동을 안 하는 곳인데, 너무 버젓하게 자기들 공간들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방과후라고 했을 때는 아이들 이동 경로가 짧아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 구상은 마을 마다 있는 것이 올바르겠다, 아이들을 실어 나르는 것이 아니라. 또 한 가지는 마을 안에서 녹아나는, 마을 분위기와 마을 주민들이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아이들을 같이 돌봐주려는 목적으로 처음에는 마을회관을 알아봤죠. 마을회관을 접촉해보고, 처음에는 문원동을 우리가 생각했던 공간이니까, 마을회관을 알아보았는데, 현재 비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 지역의 특정적 사정이나 시와의 관계나, 그리고 어떤 특혜를 본다고 판단하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이제 공간 문제 때문에 진행이 정체되었었는데, 그러다가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물론 우리가 예산을 따내고 이러기 위해서 제안을 했지만, 이것이 꼭 우리 지역에서 필요한 것이라면 초기에 적당한 희생을 준비한 사람들이 감수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거고, 그 당시에 사람들의 열기나 바람들이 많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공간을 못 구해서 마냥 유보한다는 것은 너무 아까운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시와 얘기할 때도 너희가 유형의 뭔가를 보여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어차피 예산이 상정되는 것도 내년 예산을 바라보는 거고, 일단 그러면 우리가 공간을 얻어서 시작을 하자고 한 거죠.”
과천 시내에 빈 공간이 많겠다는 순진한 생각(?)에서 출발하여 다리품을 팔고 보니, 방과후를 위한 공간은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므로 준비했던 사람들이 힘을 모으게 됐다는 것이 이해정 씨의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쉽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공간문제가 더디게 진행됐기 때문에 준비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켰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죠. 만약에 스텝들의 의지는 충분한데 공간까지 수월하게 구해졌으면 특별히 어려움 없이 왔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공간을 알아보면서 저희가 저희 위치와 한계를 다시 느끼는 거죠. 저희 딴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다 같이 원하는 일인데, 우리가 뭐 모르겠어요, 기술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고, 시나 시장 얘기하는 것과 코드가 안 맞아서 우리 얘기를 어떻게 관철시켜야 될지 잘 모르겠다고 할 수도 있었고, 그 나름대로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 또 일면은 초반에는 아마 그런 결과였을 것이라고 예상도 했었고, 그렇게 쉽게 공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시작해서 결과물과 경과들을 추적한다, 라고 결론을 내렸었죠.”
공간문제로 인해 준비하는 사람들의 한계와 현재적 위치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성과였던 것 같다.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을 미리 겼었으니까. 이해정 씨가 이야기하듯, 지역 안에 여러 개의 공부방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한다. 그에 대해 더 물었다.
“그렇죠. 실태조사 결과에서 해당 아동이 많았던 지역이 주택가와 농촌 지역이었는데, 문원동과 과천동, 별양동 이런 순서에요. 과천동 아동 같은 경우는 접근하기 힘들잖아요. 그리고 마을에서 알아봤을 때는 마을회관 같이 공간 확보가 쉬운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접근성이나 이런 것을 봐서도 그 마을 안에 만들지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정말 마을마다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 과천시 예산을 보니까, 청소년 공부방이 마을마다 만들어지는 것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거기서 예산을 월 한 6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와 있더라고요. 이 사업은 계속 있어 왔었어요. 물론 저희가 원하는 그런 방과후 방을 꾸리기에는 조금 불편한 구조이긴 하지만, 예산이 나가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게 그냥 독서실처럼 꾸려져서 아이들 이용도가 아주 낮아요. 아주 낮은데도 새마을부녀회나 이런 곳에서 위탁을 받아서 운영을 하기 때문에 예산이 나온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제대로 관리를 안 하고 이런 실정인데, 발상 자체는 마을 안에 가장 가까운 곳에 아이들 돌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내년에 지금 시작한 ‘맑은 내’가 지원을 받게 되면 초기 자본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을 빼서 다른 것을 만들든지, 아니면 이사를 가든지, 아니면 위탁을 받든지 이렇게 해서라도 더 만들었으면 해요.”
제대로 운영되는지는 의심스럽지만, 현재도 과천시는 청소년 공부방의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예산이 저소득층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제대로 활용만 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접근하기 쉽게 각 마을마다 공부방을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현재 방과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을 물었다. 방과후 교실을 열면 그곳에 다니는 아동들이 빈민 아동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아이들 비율을 정할 때에도 아직까지 그 부분을 명확하게 하지 말고 계속 얘기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살을 붙이고 붙여서, 우리가 먼저 그 내용에 대해서 풍부해지자, 이런 얘기를 했었죠. 처음에 이 곳에 저소득층 아동만 받을 것이냐, 아니면 일반 아동과 비율을 둬서 받을 것이냐, 아니면 받아 보다가 안 되면 일반 아동도 받을 것이냐 이런 세 가지 안이 있었는데, 현재까지의 결론은 저소득층 아동만 받는 것으로 결정을 했어요. 그게 또 어떤 부분이 있냐면, 처음에 마을회관을 빌리면 30명 정도를 예상을 했거든요. 그 때는 문원동을 생각했었고. 그러다보면 그 마을 안에 분위기가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일반 아동과 같이 받아서 자연스럽게 계속 해보자는 제안들이 많았었는데, 저희가 얻은 공간이 7단지 아파트였고, 여기가 좁아서 현재 계획하고 있는 아동이 15명밖에 안 돼요. 그러다보니까 적은 숫자에서 아이들 한 명 한 명 케어가 들어가고 그럴 텐데, 그 속에서 많이 섞었을 경우에 마을에서보다는 내부적으로 아이들 간에 어떤 격차나 이런 것 때문에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돼요. 사실 준비하는 사람들 자녀들도 마땅한 방과후 계획이 없거든요. 처음에는 그런 것을 같이 고민했죠. 그런데 이 부분은 따로 컨셉을 잡자고 얘기가 됐어요. 저희가 기대하는 바는 이런 거예요. 준비모임 하시는 분들 중에 7단지에 사시는 분들고 있는데, 7단지라는 동네 안에서 아이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고요, 준비모임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만약에 아이가 하교 길에 친구들은 딴 데로 가고 이 애만 혼자 가면서 친구들이 놀리면 어떻게 하냐, 했을 때, 정말 우리가 엄마가 된 심정으로 쫓아 뛰어가서 혼내주고 싶다고 하면서(웃음) 마을에서 인정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하고, 7단지에 사시는 분들이 가끔 와서 청소를 계속 해주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반응들이 나쁘지는 않아요. 준비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7단지에 사는 분들도 돌보겠다고 했고, 사실 우리가 후원의 밤이나 후원자들을 모집했을 때 아름아름 해가지고 우리가 정말 알만한 사람들은 인식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따돌리기보다는 아마 참가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방과후를 준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마을 속에 자리한 방과후 교실을 마을 전체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내 자식처럼’ 돌봐주는 컨셉으로 추진할 계획이란다. 그야말로 한 마을이 ‘맑은 내 방과후 교실’의 선생님이 되겠다는 발상이다. 동네 주민들이 관심만 갖는다면 아이들 사이의 따돌림 현상은 상당 부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따돌림의 문제는 아이들 당사자들의 문제나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책임져야 할 공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방과후 교실은 아직 준비 단계고,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다. 성공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그러나 준비모임이 구상하는 방향성은 옳아 보인다. 꿈이 아닌 현실로 실현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방과후 교실 얘기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지난 2월 달이었다. 3월25일, 포럼을 시작으로 6월 25일 후원의 밤까지 석 달만의 성과였다. 그 동안 거의 한 2주에 한 번 꼴로 준비회의를 가졌고 놀랄 정도로 일이 착착 진행됐다. 이 대목에서 물었다. 어떻게 해서 짧은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 있었는지.
“글쎄요, 정말 우리도 내부적으로 얘기도 많이 했었는데, 일단 과천이라는 곳에 그렇게 모일만한 동기부여가 지금까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모이고 싶어 했던 것 같고, 뭔가 공통의 과제를 가지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다른 부분들은 이렇게 걸리고, 저렇게 걸리고 이견들이 많을 수 있는 부분들인데, 저소득층 방과후라고 얘기했을 경우에는 상당히 다방면에서 관계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공동육아 같은 경우에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이런 것들과 공동체들을 사회화시키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 같고, 학교평화 같은 경우는 그 안에서 상담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 같고, 그 다음에 한살림 같은 경우도 지역에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을 찾고, 우리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주부들이다 보니까 그 아이들이 좋았던 거고, 그 다음에 학교 관계된 사람들은 그 일이 학교 관련된 일이기도 하고 하니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결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품앗이도 그렇고요.”
방과후 교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동기부여로 충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신들린 사람처럼 일하는 걸 보고 서로가 놀랬다고 이해정 씨는 말한다. ‘자발성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단다. 그러나 동기부여가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또 물었다.
“.......서로 자극이 되어서 그런 것 같고, 다른 어떤 주제보다도 사람이 많이 모이고 그러니까 오히려 책임감을 각자가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일을 이렇게까지 벌려 놓고 안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있고, 처음부터 실패를 했으면 대충 정리하고 이랬을 텐데, 기대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책임도 많이 느끼고 있죠.......오히려 보통 우리가 모임을 갖고 다음 모임을 잡고 다음 모임 때까지 뭘 진행하자고 하잖아요. 정말 이렇게 빨리 진행되는 것은 처음 봤어요. 막 서로 확인하고, 또 하나의 큰 축이자 중요한 존재가 우리 모임 속에서 공무원 노조 분들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시에서 어떻게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처음에 참가했어요. 그래서 우리한테 정보를 많이 주고 했었는데, 가다보니까 공무원노조 분들이 상당히 저희가 중심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희가 너무 교육에 치우쳐서 얘기를 한다든지, 시와의 관계에서 상당히 소극적으로 된다고 할 때, 이런 부분들을 바로 일으켜주는 것 같고, 가장 큰 후원자이기도 하고 후원의 밤 할 때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게 많이 역할들을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비록 일반 시민들이 준비하지만, 공무원 노조 속에서 많은 분들이 동참을 하셨기 때문에 그야말로 공무원들이 같이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되다보니까 우리도 빨리 자리 잡고, 사회복지과 만날 때, 시장 만날 때, 정말 시청 식당 빌려서 행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정보들을 빨리 빨리 제공을 받으니까 우리가 우리끼리 너무 토론에 빠져서 가지 않도록 상당히 많이 역할을 하신 것 같아요.”
방과후라는 주제가 생활과 밀접한 주제였기 때문에 관심이 꽤 높았다고 추측해볼 수 있었다. 책임감 있는 일처리와 공무원 노조의 참여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정 씨는 부정했지만,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점은, 참여했던 사람들의 개인적 역량도 무시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각 분야별로 날고 기는 사람들이 다 있었으니까. 그러나 성공요인을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기는 어딘가 좀 부족해보였다. 어떤 일이든 모두 책임감을 갖고 일하기 마련이고, 공무원노조가 참여하는 일들도 많을 테고, 생활 관련 주제들도 많지 않았을까? 그런데 왜 이 주제만 폭발적인 관심을 가졌을까? 그 해답을, 아니 해답이라기보다 그 해답의 가능성을 다음과 같은 이해정 씨의 설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어떤 생각이 드냐면, 실제로 공동육아를 고민했던 집단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교류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공동육아가 지역사회와 교통해야 한다는 당위성들을 가지고 이 일에 접근했기 때문에 스며들어왔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부분들, 교육의 내용을 결정하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얘기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정말 우리가 흔히 일반 주부로서 원하는 것이 있잖아요. 원하는 교육의 양이라는 것이 있는데, 만약 내 아이를 방과후 교실에 보낸다면 안전하게 보살펴 주고, 또 잘 먹여주고 깨끗하게 씻어주고, 또 숙제 했는지 확인도 해주고, 거기까지. 그런데 만약에 너무 실험적인 교육을 한다면 나도 붙어야 하고 차도 운전해줘야 하고, 그러면 부담스러워지는 거죠. 그냥 아이들이 편하게 갔다 오고 그러면 좋은데, 그래서 한 편으로는 좀 수월하게 가자, 부모들도 접근하기 쉽고, 마을 사람들도 지나가다 들러서 청소기나 한 번 돌려주고 가는 식으로, 이렇게 접근성이 쉬운 것으로 가자, 또 한편으로 교육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사람들은 여기 오는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이니까 어떤 방식으로, 어떤 학습 위주로, 어떻게 가자고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좀 걸려요. 그래서 많이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고, 저는 또 지금까지 같이 굴러온 멤버십이라는 자체가 상당히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이 부분들이 잘 갈 수 있도록 서로 간에 그런 문제로 관계가 틀어지지 않게 바라고 있어요.”
공동육아를 고민했던 사람들. 지금도 지역운동의 모델로 회자되고 있는 곳이 마포의 사례다. 천막농성을 통해 성미산을 지켰고, 카센터 조합을 만들어 실험 중이고, 대안학교, 두레 생협과 동네부엌(밑반찬 조합), 그리고 참여자치 마포연대 등을 만들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지역. 이렇게 생활을 주제로 마을 속으로 운동이 확장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마포의 지역운동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공동육아의 경험을 가진 수백 명의 조합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문제에서 동네의 문제로 확장시킨 주목할 만한 사례인 것이다. 물론 과천의 사례는 공동육아의 경험을 지닌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넓은 의미로써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고, 더 넓게는 정서적 공감대만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천이라는 좁은 동네에 공동육아조합이 세 군데나 있고, 이를 발전시켜 대안학교를 실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방과후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공동육아를 경험했다는 사실에서 공동육아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는 실체인 것이다.
“네, 참여하고 있는 분들 중에 준비모임에 들어온 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무지개학교도 있고, 튼튼어린이집, 어깨동무가 있고. 무지개 같은 경우는 실제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음으로 양으로 무지개 분들이 여기에 후원을 하고 일을 돋고 많이 하고 있는데, 이곳의 관계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많이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공동육아, 넓게는 대안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이 지역사회로 확장되고 있었다. ‘학교평화’도 거기에 맞닿아 있다. 과천 방과후 교실의 사례도 이런 지역적 정서와 맞물렸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무튼 평가의 시기는 이르므로 더 두고 볼 일이다. 주제를 바꿔, 이해정 씨는 ‘녹색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에서 진행하는 ‘열린 숙제방’이 인상에 많이 남았다고 한다. 결굴 지역 네트워크가 아이들을 돌보는 시스템. 소박하게 아이들 숙제를 해주면서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나간 경로가 많은 시사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해정 씨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과천에시 진행하고 있는 방과후 공부방이 ‘녹색삶.......’의 숙제방과 이전부터 해왔던 빈민지역의 공부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
“차이가 있죠. 그러지 않아도 저희가 뜻은 좋은데 경험도 없고. 그런 점이 혼란스럽고 했었는데, 뭐 이 지역에서 주민운동의 뿌리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결국 시작은 이렇게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교회나 복지관이나 독지가가 혼자 나서서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중심을 갖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어떤 부분이냐면,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가르치고 할 것인가, 실제 내용을 만들어낼 때 그런 고민이 드는데, 우리는 지역 안에서 다른 곳에 비해 교육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 공동육아나, 대안의 교육을 실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과천 지역에서는. 그래서 지역방과후의 교사나 이런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했었는데, 조금 중심을 잡고 가야할 것 같아요. 공부방연합회나 다른 지역의 방과후와 연대해서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게 올바르지 않겠는가 생각하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공동육아에 맞는 교육법이 있는 거고, 공부방에 맞는 교육법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우리가 뭐 아이들의 어떤 공동육아 식으로 교육을 해서 괜히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부분보다는 일단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곳이 학교와 가정이니까, 그 중에서도 학교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지원해주고 도와주고, 그리고 가정에 돌아가서 조건이 너무 힘들다면 너무 지치지 않게 충분히 잘 먹고, 여기서 잘 쉬고, 그 다음에 가능하면 이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이 공부방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런데 주체가 되어서 많은 일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랬을 경우에 이런 사람들이 개인 후원을 해준다든지, 토요일 같은 경우는 급식지원이 안 되고 그러면 도시락 배달도 해주고 아이들의 이웃이 되어서 돌보는 이런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다시 한번 삐딱하게 질문을 던졌다. 이전 빈민 지역과는 다르게, 녹록치 않은 수천만 원의 전세자금을 짧은 시간에 모았고, 공부방의 환경도 그리 나쁘지 않고, 준비하는 주체들도 지식인들이 대부분이고.......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 가지는 그거였어요. 방을 구하면서 너무 비싼 거예요. 시와 접촉하다가, 에이, 우리끼리 해야겠다. 그 마음까지는 난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먼저 시작을 하자고 하고, 집을 구하려고 했더니 너무 비싼 거예요. 그래서 우리도 쉽지 않았다 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고, 그렇지만 그런 의미는 있는 것 같아요. 잘 사는 동네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더 힘든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렇게 막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같이 섞이겠다고 작심을 한 거고, 사실 뚜껑을 열고 진행을 하다보면 저희가 생각한 것과 아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많이 깨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과천에서의 의미라고 한다면 저는 어떤 부분들을 생각을 하냐면, 과천 같은 경우가 지금까지 지역의 과제를 받아낼 때 주로 환경문제였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실제로 예산공부에서의 가장 큰 소득은 정말로 도시경영에 있어서 찾아가는 예산이어야 하고 찾아가는 복지여야 하고 찾아내서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런 정치여야 한다는 것이 저희가 배운 가장 최고의 가치라는 거죠. 과천 같이 환경이 좋은 곳에서 계속 환경문제를 얘기하고 이러면서 저는 상당히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못 받았었다고 생각을 해요. 저 같은 경우 한살림 활동을 하기 때문에 어쩔 때는 지나치게 생활로부터 출발한 과제들을 잡아내는 싸움은 더디고 힘들고 하지만 거기서 훈련된 그런 감각으로는 지금 잡아내오는 커다란 과제들이 일반 시민들의 삶과는 못 느끼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정말 이 도시에서 살면서 제일 급박한 것이 뭐냐, 라고 한다면 1, 2학년들 급식이 안 되니까 정말 주부들이 일정한 활동을 하고 싶어도 그냥 문화센터를 가는 그 정도 밖에 할 수는 없다는 거죠. 아이들 먹이러 다시 돌아와야 되고. 그렇다고 하면 살기 좋다고 하는데, 보육시설은 얼마나 좋냐 라고 했을 때, 그도 그렇게 썩 믿을만하지 못하고, 믿을만한 곳으로 가려면 부모가 아주 많이 써포트 해야 하는 공동육아로 가야하는 거고, 아이들이 돌아와서는 어떠냐면, 썩 그렇게 일반 사설학원들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그리고 일반 아동들을 마음 놓고 싸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것은 저소득층 아동뿐 아니라 일반 아동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점심만 어디서 먹여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여기서 살고 있는 주부들이 너무 절실한 문제인데, 그 문제를 꺼내놨을 때 우리보다 더 힘든 아동들, 우리는 내가 집에 들어갈 시간이 없어서 밥을 못 먹이지만, 밥이 없어서 못 먹이는 아이들도 있다더라, 그렇다면 그 아이들 먼저 해야 한다, 우리 욕구를 잠시 죽이고 그렇게 일의 순서를 잡아나가서 그 다음에 정말 우리가 또, 맞벌이 부부를 위한 밥 먹고 조금 싸게 보육을 하고 하는 이런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방과후 학교라는 것이 상당히 시민들 삶에서 밀접하게 접근해서 나온 주제라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이것을 할 때 기무사가 터져서 기무사 열심히 안 나온다는 그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나갈 이유가 있어야 나가는데, 그것이 안 되는 거죠. 머리로는 반대하지만 나가서 뭘 할 수 있을까? 시에서도 반대하는데.(웃음) 오히려 그런 부분, 실천 과제들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것 같고, 그리고 준비모임 안에서 개인적인 욕구들, 내 아이가 갈 곳이 당장 필요하다, 이런 것을 한 풀 접은 거죠.”
우문현답이었다. ‘시민들 삶에서 밀접하게 나온 주제’라는 것이 방과후 교실의 핵심 요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음직한 과제들이 제기되었고, 그것을 상대적으로 더 박탈감을 느끼는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눈을 돌렸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이해정 씨는 한 마디 덧붙인다.
“저는 진짜 활동하는 사람들이 그것으로 인해 자기 행복까지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러니까 대의명분으로 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당위성만 가지고 가기에는 호응을 받을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운동이라는 개념 자체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삶의 조건들을 바꿔나간다, 하는 식으로 변해야 할 것 같고, 그야말로 최근에는 자치라는 개념 자체가 저는 상당히 매력적이더라고요. ‘나의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라는, 내가 어디서 봤더라.......사파티스타에서 봤나?.......어디서 봤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 말이 그렇게 기억에 남았어요. 자치라는 것이 나의 운명을 자기가 결정하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운동 자체가 힘들고 당위적이기만 하고 거대하기만 하고 위대하기는 할 텐데, 내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의 조건들을 바꿔나가는 것이 첫 번째로 우선 되어야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거시적인 것을 봐가는 것, 그렇게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나 자신부터 행복해지는 운동, 당위적인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조건을 바꿔나가는 운동. 내 삶과 밀접한 운동. 거기서부터 운동은 시작된다. 과천 ‘맑은 내 방과후 교실’의 성공요인이라고 한다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운동의 당위성만으로 지역민들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부안의 주민들이 치열하게 투쟁했던 이유가 ‘국가에너지체계에 대한 반기’라기 보다는 ‘삶의 터전이 황폐화됨’을 막기 위해서였고, 사파티스타가 총을 든 이유도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작은 문제에 큰 문제가 녹아 있듯, 지역에서부터 생활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운동은 메아리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역운동이 어떤 주제를 잡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물론, 앞서 얘기했듯, 과천의 방과후 교실운동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좋은 취지만큼이나 이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도 그렇게 느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준비하는 사람들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진정성이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끝으로 ‘맑은 내 방과후 교실’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났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답으로 오늘의 인터뷰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지금 현재는 좀 두렵고 해보지 않은 일이어서 좀 그렇긴 한데, 내 아이가 학교에 가서 지내고 이러는 것을 보면서 그 주변의 아이들을 만나는 거니까, 아이들이 실제로 자신감을 얻어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그게 속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쩌면 학교생활에서 하나씩 자기가 취득해 가고 얻어 나가고 칭찬도 받고 이런 식으로 되면서 아이들이 성취감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너무 무리하게 어떤 인성교육이나 이런 부분들로 집중이 되면서 오히려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아요. 단지 저의 생각이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모습들이 힘들고 싫고 이러기 보다는 자기가 가진 조건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내가 사회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가 다른 아이들과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서 나중에 결과에 승복하더라도 다른 아이들과 적어도 엇비슷한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 다음에 그렇게 건강하게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적어도 너무 상처나 세상에 대한 불신을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 |